진료비 허위청구 요양기관 실명 공개
국가청렴위원회(이하 청렴위)가 진료비 허위·부당청구에 대한 국민 감시 강화는 물론 엄격한 법적·제도적 강제를 보건복지부에 권고하고 나섰다. 청렴위의 이번 제도개선 권고안을 보면 먼저 진료비 허위·부당청구에 대한 국민의 감시활동을 강화했다.
그동안 부당청구 의심기관 진료환자만을 대상으로 시행해 왔던 ‘진료내역통보’ 제도를 진료비 청구가 이뤄진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연 1회 정기 통보하도록 확대 시행하고 진료내역 제공의무에 대한 사항을 요양기관의 진료비수납창구에 의무적으로 게시하도록 했다.
또 진료내역통보서, 건강보험증, 건강보험료 납입고지서, 진료비 영수증 등에 ‘진료비 허위·부당청구 신고보상금제도’와 ‘진료비 확인요청제도’를 안내하도록 하고 신고 보상금을 현행 500만원에서 2,500만원으로(95배), 포상금을 현행 3,000만원에서 1억원으로(3배) 각각 증액함으로써 국민과 내부신고 활성화를 꾀했다. 또한 허위·부당청구 행위 자진신고자의 행정처분 감면 및 형사고발 면제 등의 제도 도입으로 요양기관의 자율정화 촉진과 법집행의 실효성을 제고했다. 허위·부당청구에 대한 법적 강제력도 대폭 강화했다.
진료비 허위 청구기관에 대한 실명을 공개하고 허위청구금액이 일정금액 이상이거나 허위청구가 일정비율 이상일 경우 형사고발을 하도록 그 기준과 절차를 구체적으로 규정하도록 했다.
또 건강보장법 및 의료법 위반에 따른 업무정지처분의 장소적 효력을 승계토록 해 업무정지 처분을 받고도 요양급여를 계속하는 편법사례를 방지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업무정지처분 이행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업무정지 처분을 받은 28개 요양기관 중 21곳(75%)이 원 처분 대상자가 편법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행정처분 산정기준에 총 부당금액 규모를 반영하고 그동안 국·공립 요양기관에 대한 과징금 위주의 미약했던 제재를 관련자의 신분적 징계 및 형사고발 등의 처벌로 강화하도록 했다.
조사대상기관 선정의 형평성 제고는 물론 그 대상도 확대했다. 최근 몇 년 이내에 현지조사를 받았더라도 행정처분 기준에 부합하는 경우 조사대상에 포함하고 ‘진료비확인요청제도’에 의한 환불건수 및 환불액을 기준으로 일정범위에 포함되는 요양기관은 모두 현지조사를 실시토록 했다.
또한 민원발생건수, 부당청구 건수, 부당금액 상위 요양기관에 대해서도 기획현지조사를 실시하게 된다.
또 현지조사시 조사원 실명제를 도입했으며 허위청구 적발시 조사대상기간을 현행 6개월~3년에서 기본 1년으로 확대하고 1년 이상 확대시 별도 승인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등 조사대상범위 확대 요건 및 절차를 구체화·객관화했다.
이와 함께 허위청구의 정의를 현행 의료법 제53조 ‘관련 서류를 위조 변조하거나 사위 그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진료비를 허위청구’를 ‘실제 존재하지 않는 진료 조제행위에 대해 관련 서류를 위변조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진료비를 청구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그 유형으로 △입내원(내방)일수 증일 및 허위청구 △비급여대상을 환자에게 부담시킨 후 요양급여대상으로 청구 △실제 하지 않은 행위료, 약제비 및 치료재료대를 청구한 행위로 규정했다.
부당청구의 경우도 현행 국민건강보험법 85조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자 가입자 및 피부양자에게 요양 급여비용을 부담케 한 때’를 ‘진료 조제행위는 실제 존재하나 관련 법령에서 정한 요양급여 및 진료수가 기준을 위반해 요양급여비용을 보험자 가입자 및 피부양자에게 부당청구한 때’로 명료화하고 그 유형을 △보건복지부 고시 및 산정기준을 위반하여 진료비용 청구 △의약품(재료대), 검사료 등 대체 초과청구 △실제 사용량 등을 초과하여 청구 △본인부담금 과다징수 △미근무 의료인력에 따른 진료비용 청구로 명확히 했다.
요양기관이 의료인력 변경현황에 대한 미신고, 지연신고, 허위신고하는 경우에 대해서도 그 제제근거를 건강보험법 85조(과징금 등)에 반영하고 요양기관 개설 및 변경허가시 요양기관 및 의료인의 행정처분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도록 했다. 청렴위의 이같은 권고안에 대해 ‘진료비바로알기 시민운동본부’는 지난 9일 즉각적인 환영의 뜻을 밝히고 복지부가 청렴위의 권고안을 받아들여 제도화 시킬 것을 촉구했다.
대한한의사협회 정채빈 보험이사는 “경기가 어렵다 보니 극히 일부에서 허위·부당청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의료인으로서 당연히 해서는 안되는 일”이라며 “극소수의 잘못된 행위가 회원 전체의 신뢰를 떨어트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진료비 허위·부당청구로 부당이득금 환수결정된 기관수는 7,508개소로 2004년에 4,998개소에 비해 약 50% 증가, 전체 요양기관(74,686)의 10% 정도가 진료비 허위·부당 청구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난해 진료비 부당이득금은 331억원으로 2004년 213억원에 비해 약 55.4%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