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계에는 네트워크·프랜차이즈 개설 붐이 무서울 정도로 일고 있다. 최근 이러한 한의계의 움직임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8일 서울역 4층 회의실에서 개최된 한의학미래포럼에서는 이같은 네트워크 병·의원의 허와 실을 진단해 봤다.
이날 ‘네트워크 병·의원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대한한의사협회 박용신 기획이사에 따르면 2007년 6월 현재 91개의 분점 및 가맹점이 있고 소속된 한의원은 697개(개원 예정과 해외까지 합하면 832개)이며 근무하는 한의사는 1,104명에 달한다.
이는 2005년 11월 21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2년 남짓한 기간 동안 분점 및 가맹점 수는 4.3배, 한의원 수는 3.5배, 소속한의사 수는 3.0배나 증가한 수치다. 그렇다면 한의계 내에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2006년 12월 전체 한의원 수 10,294개, 한의원에 근무하는 한의사 11,429명을 기준으로 비교해보면 대략 전체 한의원의 약 7%와 한의사의 10%가 분점 및 가맹점에 소속돼 있다.
박 이사는 “이같은 한의계의 붐은 전체 의료시장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미비하기 때문에 양방의료계보다 훨씬 심하게 경쟁을 벌여야 하는 현실뿐 아니라 양방의료와 비교해 생각해 볼 때 결국 ‘양방의료 중심으로 재편되어 있는 우리나라 의료서비스 시장에서 한의계가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볼 수 있다” 고 분석했다.
박 이사는 또 분점 및 가맹점에 대한 권장지침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관한법률’, ‘독점규제법’(혹은 ‘공정거래법’)과 함께 민법상의 계약이론과 상법상의 상행위편, 약관규제법, 임대차계약에 관한 법리 등은 물론 ‘상표법이나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의보호에관한법률‘, ’유통산업발전법‘, ’의료법, ‘약사법’, ‘의료관계행정처분규칙’도 참조할 필요성이 있다며 이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박 이사는 “한의계가 너무 상업화하면 반드시 국민들로부터 비판받게 될 것이기 때문에 한의계 전체를 위해 자제하고 너무 멀리 가지 않도록 내부 자정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아주 중요한 만큼 아직까지는 활성화하기 위해 지원책을 펴는 것과 내부 자정을 위해 채찍을 빼드는 양날의 칼을 모두 가지는 것이 한의계에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네트워크 병·의원 어떠한가?’를 발표한 고운세상 네트웍스 인현진 이사는 “네트워크 병·의원을 선택했다면 프랜차이즈 병·의원과 일반 병·의원의 장점을 조화롭게 융합하는 것이 관건이며 이와 함께 본질에 대한 고민과 장기적으로 소비자에게 어떠한 약속을 할지 결정해야 한다”며 “네트워크 병·의원은 대세이고 의료시스템의 진화 과정인 만큼 의료라는 특이성에 얽매이지 말고 산업이라는 큰 그림 속에서 이해하라”고 제언했다.
또 최근 많은 프랜차이즈, 네트워크 병·의원들이 생겨나기도 하지만 이면에 폐업을 하는 곳도 속속 나타나는데 대해 인 이사는 “전반적인 개원가 흐름 자체가 본질과 신뢰 부분이 희석되고 트랜스성 상품 위주로 운영을 했기 때문”으로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