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 대전 레전드호텔에서 개최된 제39회 한국보건행정학회 후기학술대회에서는 ‘차기 정부의 보건의료정책 방향 및 평가’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특히 이날 대통합민주신당 정책위원회 허윤정 보건복지 전문위원은 한방산업 육성기반 구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허 전문위원은 “중국이 2008년 북경 올림픽을 통한 중의학 시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오랜 역사와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한 성장잠재력이 큰 고부가가치산업인 한방(의약)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해 국가전략산업의 한 축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한 정책과제로 허 전문위원은 △한방산업 육성을 위한 인프라 확충 △한약재 안전관리 강화 △한방치료기술연구개발 역량 강화 △전국적 한방예방보건사업의 실시와 한방의료의 현대화 △국립의료원의 한방진료부를 국립한방병원으로 확대 개편 및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한방업무 강화 △전국의 보건소 보건지소에 배치된 한방공중보건의사의 예방보건사업 강화 등을 제시했다.
또한 평생건강관리 시스템 구축과 생애주기별 무료건강검진 및 기본치료 보장을 위한 바우처제도 도입, 노인층을 대상으로한 주치의제도 도입, 국가 차원의 안전관리 프로젝트(독극물 안전 프로젝트 등) 추진, 국가 재난 응급의료체계 강화, 보건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을 제안했다.
이어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이상노 전문위원은 “맞춤형 보건의료·예방적 보건의료라는 정책 기조에 입각해 의료안전망·국민건강관리·보건의료시스템이라는 세가지 보건의료 분야별 기존 전략을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문위원은 기존의 재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 입각해 ‘건강취약계층’에 대한 완전보장 수준의 건강안전망을 구축, 중증질환에 대해서는 70%까지 보장 수준을 확대하고 장기요양보험에 장애인을 포함시키겠다고 밝혔다.
또 맞춤형·예방형 서비스가 조화된 선진국형 건강관리를 위해 유아 및 아동, 청소년기, 노년기의 필수예방 접종 항목에 대해 국가가 최대한 보장을 할 수 있도록 재원을 확보하고 출산은 물론 건강한 아동의 육성과 여성의 건강 형평성 문제에 관심을 집중, 가족 단위의 건강생활 실천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개발하겠다는 설명이다.
보건의료시스템 분야에서는 필수적 보건의료안전망을 제외한 이외의 영역에서는 기존의 규제 일변도 정책기조에서 벗어나 양질의 보건의료서비스를 희망하는 개개인이 합리적인 부담을 전제로 최대의 편익을 추구할 수 있는 자율성을 보장하고 의료 분야에 산업적 시각을 가미해 차세대 국가 전략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제안했다. 또한 의료 부문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련 법률을 전면 개정하고 영리법인도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 최은희 전문위원은 완전한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정책 공약을 내세웠다. 일차 공공보건의료기관을 2~3만명당 1개씩 확대는 물론 주치의제도와 인두제 방식의 지불제도를 실시함으로써 보건의료의 공공적 관리기능을 복원하고 건강청 설립을 통한 공공의료기관 관리 일원화와 지역 거점 병원 확충, 공공병원 규모에 따른 최적·최고의 시설 및 장비를 확충해 가고 싶은 공공병원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미용이나 성경, 종합검진 등을 제외한 모든 비급여를 전면 급여화함으로써 서민에게 병원비 걱정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정책위원회 최영찬 전문위원은 적정수가-적정급여의 전환을 통해 의료의 공공성을 확대 강화하고 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주치의 네트워크제도의 시행, 보호자가 필요없는 병원, 건강취약집단에 대한 생애주기별 ‘전국민 평생건강관리체계’ 구축 및 일원화를 통한 복지의 사각지대 해소, 사회복지비 지출 확대를 통한 삶의 질 개선과 의료의 양극화 해소로 밝고 건강한 미래를 열어갈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날 토론자들은 하나 같이 각 정당이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포퓰리즘적인 면이 강하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가장 중요한 예산 확보를 어떻게 하고 이를 위한 사회적 합의를 어떻게 도출해 낼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공공의료 확대를 위한 실천전략이나 과제를 내놓지 못했을 뿐 아니라 소비자의 선택권 강화라는 부분이 배제돼 있다고 강도 높게 질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