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정신질환 급여, 행위별 수가제로 개선 시급"
행위별 수가제가 적용되는 일반 의료급여 환자들과 달리 정액수가제 적용으로 제대로된 급여 보장이 되지 않는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차별이 철폐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8일 국회 의원회관 8간담회실에서 열린 '정신질환 의료급여환자의 의료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제도적 문제로 정신질환자들이 최선의 진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토론회를 개최한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보건복지정책의 기조는 '사회 복귀'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얼마전 제도 개선의 일환으로 정신과 의료급여 외래진료에 행위별 수가제가 적용됐지만 사회적 복귀라는 커다란 정책기조 변화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정신의료기관에 입원해 사회로부터 격리돼 있는 질환자들에게도 행위별 수가제가 적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신질환 의료급여 환자 입원 정액수가제의 문제점'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최봉영 정신건강정책연구소장은 "건강보험 수가는 매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수가가 인상되는데 정신질환 의료급여는 중앙의료급여심의위원회에서 따로 결정하고 있다"며 "그런데 지난 2008년 이후 9년 동안 수가 심의 자체가 없어서 물가 인상분에 대한 고려조차 없어 차별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그에 따르면 정신질환을 제외한 모든 질환에서의 급여 환자는 행위별 수가제 시행으로 건강보험 수가의 97% 수준이 보장받고 있는데다 환자 1인 식대도 2018년 기준으로 일반식은 5600원, 종합병원은 5820원(영양사, 조리사, 직영가산 포함)에 달한다는 것.
반면 정신질환 환자의 1인 식대는 물가 인상률이 적용안된 3390원, 장기 입원 환자의 경우 대부분 2858원이 적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용환 법무법인 고도 변호사 역시 "2000년부터 헌법소원을 제기한 2016년까지 17년동안 정신질환 입원환자들에 대한 식대를 단 한 번도 올리지 않은데다 치료 수가는 2008년 이래로 지속적인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인상되지 않았다"며 "결국 환자들로 하여금 낮은 질의 식사를 제공받도록 하고 치료 약제 중에서도 제일 저렴한 약물로 치료를 받도록 해 환자들의 건강권을 실질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정신질환자에 대한 차별은 지난 2009년 11월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시정을 권고한 바 있다.
인권위는 보고서에서 "현재 정액수가는 건강보험 환자와 비교해 정신과 급여환자의 치료 서비스를 담보하기 부족하므로 사회 복귀를 촉진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건강보험 수준으로 현실화 할 필요가 있다"며 "유독 정신과 의료급여환자에게만 낮은 수가를 적용하는 것은 국가가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풀어야 할 정신보건의 문제를 정신질환자에게 전가시키는 것으로 국가의 취약계층 보호 의무를 해태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이상열 대한정신약물학회 부이사장은 이러한 차별이 "과거 정부의 인권침해의 대표적 적폐"라며 "정신장애 의료급여 입원비를 행위별 수가제로 단계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단계로는 2018년부터 우울과 불안장애 같은 청소년이 흔히 겪고 자살과 연결되는 질환부터 입원 환자의 경우 행위별 수가제로 바꾸고, 2단계로 2019년에는 초발전신증과 야극성 장애의 입원 행위별 수가제 전환, 3단계로 2020년에는 조현병 입원을 행위별 수가제로 바꾸는 것을 제안했다.
도혜진 보건복지부 기초의료보장과 사무관은 "정신질환자들의 의료급여 수가와 관련해 개선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한다"면서도 "행위별 수가제로 전환한다해도 한정된 재원 안에서 한꺼번에 하기는 힘든 만큼 비용대비 효과를 고려해 장기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