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연구직 진출 확대 필요 '94%'…진출 걸림돌은 '급여' 69%
일정 수준 이상의 급여 보장시 연구직 고려 '61%'
한의학연구원 한의연구회, 한의대·한의전 졸업예정자 694명 대상 설문 조사
[한의신문=강환웅 기자] 올해 졸업을 앞둔 전국 한의과대학 및 한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은 한의사의 연구직 진출 확대에 대한 필요성에는 적극 공감하는 반면 급여의 불충분 등으로 연구직 진출은 꺼리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한의사 연구직 확대를 위해서는 이들에 대한 현실적인 처우 개선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 내 한의연구회는 지난 16일 '졸업 후 진로와 한국한의학연구원에 대한 인식조사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졸업을 앞둔 한의대 및 한의전 학생들 가운데 694명이 참여한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학생들의 향후 진로와 함께 한의사의 연구직 진출과 관련한 인식 등에 대해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졸업 후(혹은 병역문제 해결 후) 진로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일반의로 진료 희망'이 45%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수련의·전문의 과정 수료(30%), 보건소·한국보건산업진흥원·한국한의학연구원·한약진흥재단 등 국공립기관의 공직한의사(10%), 한의학 외의 전공을 포함한 국내외 대학원 진학(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의사 연구자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94%가 '연구직으로 진출하는 한의사가 더 많이 필요하다'고 답해 한의사의 연구직 진출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금 정도면 충분하다', '한의사가 굳이 연구를 해야 할 필요성을 모르겠다'는 등의 부정적인 답변은 각각 4%, 1%에 그쳤다.
반면 연구직 확대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한의사로서 연구직으로 진로를 선택하는데 가장 방해가 되는 요인'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급여가 적다 69% △재미가 없을 것 같다 14% △관심은 있지만 연구직이 되는 방법을 모르겠다 9% 등으로 나타나는 한편 (한의사면허에 대한 수당이 책정돼)일반의 이상의 급여가 보장된다면 연구직을 고려하겠다는 답변이 61%로 나타나 한의사의 연구직 진출 확대를 위해서는 급여 등의 현실적인 처우 개선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현재 한의학연구원에서는 한의사면허 수당이 폐지돼 2014년 이후의 한의사 입사자들은 면허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어, 2014년 이전 입사자들과는 약 1000만원의 연봉 차이가 있는 실정인 가운데 한의사면허 수당의 폐지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응답자는 불과 7%에 불과했으며, 한의사면허 수당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95%로 나타나 이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이와 관련 설문에 참여한 A한의대 한 학생은 기타의견을 통해 "한의사면허 수당이 폐지된 것도 몰랐지만, 기존 근무자는 계속 받고 신규 한의사만 못 받는 것은 너무 부당하며 역차별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평소 졸업 후 일반의로 진출해 임상 진료만 하는 것이 답은 아닌 것 같아 다양한 진로를 모색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라면 연구직으로 진로를 정하는데 있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최근 들어 한의학 연구 분야에서도 근거중심의학이 트렌드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면서 한의약 연구의 중심이 될 연구직 한의사의 중요성이 나날이 증대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연구현장에서는 한의사 연구인력이 부족한 가운데 향후 한의대 및 한의전 졸업을 앞두고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설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B한의대 한 교수는 "이번 설문은 한의대 및 한의전 학생들이 한의사 연구직에 대한 인식을 살펴볼 수 있는 의미있는 설문조사 결과"라며 "국책연구기관인 한의학연구원 이외에도 민간 차원에서도 한의약 관련 연구소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한의사 출신 연구인력의 확보는 앞으로 한의학이 재도약하는데 있어 가장 중차대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구직에 대한 다양한 홍보도 필요하겠지만, 이번 설문에서도 나타났듯이 학생들이 가장 진출을 고려하는데 있어 가장 걸림돌인 급여 등 처우 개선의 해결 없이는 한의사의 연구직 진출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의사 연구인력 확충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하는 부분인 만큼 대한한의사협회는 물론 정부, 관련 연구기관 등이 합심해 이 같은 처우 문제가 개선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