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윤영혜 기자]남북 교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보건의료 영역을 중심으로 하는 협정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지난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혜숙·정춘숙 의원 주최로 열린 ‘북한 보건의료체계에 대한 진단과 개발·협력 증진 방안 정책 토론회’에서 전우택 통일보건의료학회 이사장은 “지난 1990년 통일을 이룬 동·서독의 경우 그보다도 16년 전인 1974년 보건협정을 맺은 바 있다”며 “남·북간 경제 규모가 45배나 차이 나는 상황에서 이질화된 집단을 하루아침에 묶는 건 불가능하다. 그 중간 개념으로 가능한 게 한반도 건강공동체”라고 밝혔다.
통일을 하기 전, 국제연합(UN)이 개발도상국의 빈곤과 보건문제 해결을 위해 제시한 목표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기반으로 하는 한반도 건강공동체를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인간의 생명이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보건의료 영역에서는 서로가 이념의 틀을 떠나 훨씬 더 실제적이고 협조적으로 임할 수 있다”며 “가장 먼저 양측이 합의에 이를 수 있는 데다 남북한 사이의 인적, 물적 교류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공동 협력을 할 수 있는 남북 보건의료협정을 체결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감염병 관리 및 예방, 응급환자 진료, 모자보건 사업, 백신 사업 등은 생명과 직결된 긴급성 때문에 한반도 건강공동체에 대한 전체적인 정책이 다 만들어지기 전이라도 즉각적인 대처가 필요하며 협정이 만들어진 이후에는 실제 시행을 위한 ‘남북 공동 기구’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패널토론에서 정부를 대표로 참석한 김진숙 보건복지부 남북협력 TF 팀장은 북한의 보건의료 실태와 관련한 예상 협력 과제로 △비감염성 질환의 예방과 통제 △재해 위험 경감을 위한 여성과 아동 건강 개선 △홍역 등 감염성 질환의 예방과 통제 △보건의료 서비스 개선을 위한 시스템 강화 △국가 차원의 지속 가능한 보건의료 개발 지원 대책 등을 꼽았다.
김 팀장은 “우리나라는 16개의 예방접종이 이뤄지지만 북한은 7개의 접종이 이뤄지며 자궁경부암 치료는 평양과 2개 도 산부인과에서만 이뤄지고 열악한 교통 사정 때문에 먼거리의료봉사라 불리는 원격의료를 시행하는 등 상당히 의료시스템이 열악하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민화협이 북쪽 보건성을 상대하고 있는데 칸막이가 심해 교류가 잘 안되고 남쪽 사업에 대해 북에서 전혀 모르고 있는 만큼 효율적으로 시스템이 돌아가도록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앞서 토론회 시작 전 이주영 국회 부의장은 “북한은 예방의학 중심의 무상의료인데 무상이라는 게 재정이 뒷받침돼야 하는 시스템인 만큼 제대로 돌아갈 리가 없다”며 “통일부 산하 하나원에서 탈북인들 대상으로 건강검진을 실시해보면 기초상태가 열악하고 해충도 제대로 박멸 못하는 게 북한의 의료 현실”이라고 밝혔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남북관계가 진전돼 북한 의료체계에 대한 면밀한 진단과 의료기기 투자 협력개발 방안도 모색되길 기대한다”며 “보건의료 분야의 협력이 한반도 통일의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