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리도카인 부작용…사후조치상 주의의무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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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ull and syringe, isolated on black blue background with glossy reflection[/caption]
[한의신문=윤영혜 기자]지방제거술을 받던 환자를 10분간 방치해 저산소성 뇌손상 상태에 빠뜨린 병원이 4억5000여만원의 배상금을 선고 받았다.
최근 서울고등법원 제9민사부는 최근 손해배상 소송에서 환자를 저산소성 뇌손상 상태에 빠뜨린 병원 의료진에 대해 사후 조치상 주의의무 위반으로 4억4759만원의 손해배상금 지급 판결을 내렸다.
홍콩시민권자 A양은 2011년 10월 지방의 크기를 줄이는 아큐스컬프레이저시술을 받기로 결정, 의사인 C씨는 이 시술을 시작하면서 A양에게 전신마취제인 케타민과 최면진정제인 도미컴을 투약했고 잠시 후 다시 케타민과 도미컴을 투약했다.
이어 국소마취를 위해 하트만 수액에 마취제인 리도카인을 섞어 복부 피하지방에 주사했고 지방흡입을 위해 국소마취 및 지방세포 용해를 위한 투메센트 용액을 케뉼라를 통해 주입했다.
이 때 A양는 양팔이 수술대에 묶여져 있는 상태로 약물 투여 직후 목부위에 강직이 오면서 양팔과 양발을 떨었다. 30분 가량이 흐르고 마취과 전문의 D씨가 18시쯤 병원에 도착해 A양의 맥박과 혈압을 측정했지만 맥박이 잡히지 않았다. D씨는 기도확보를 위해 기관 내 삽관을 시행하며 산소를 공급한 후 상급병원 전원을 결정했다.
E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이송된 A양는 저체온치료, 인공호흡기치료, 항생제 치료 등을 지속적으로 받았지만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중증의 사지마비, 의사소통장애, 경직, 연하장애, 배뇨장에 상태에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A양 측은 "문진, 활력징후 측정, 마취제 이상반응 검사 등 기본적인 사전 검사도 하지 않고 마취제 투여시 주의를 소홀히 해 중추신경계 독성 작용인 경련을 유발했다"며 "이외에도 경련 호흡곤란 등 발생 후에도 신속하고 적절한 응급조치를 시행하지 않았고 시술에 앞서 마취로 인한 부작용 등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다하지 않았다"며 20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1심 재판부는 병원 측에 과실이 있다고 보고 5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양은 국소마취제에 의한 중추신경계 독성반응으로 투여과정에서 경과관찰을 제대로 하지 않았으며 우발적인 케뉼라에 의한 혈관 손상에도 이를 알지 못한 채 지속적으로 국소마취제를 투여한 과실로 인해 A양에 중추신경계 중독증상을 유발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며 “A양에 경련이 발생해 목부위에 강직이 오면서 경련이 지속되는데도 항견련제를 투여하지 않았고 마취과 전문의가 도착할 때까지 30여 분간 삽관을 시행하지도, 상급병원으로 전원을 시도하지도 않았다”고 판시했다.
의사인 C씨가 이 같은 판결에 불복하고 제기한 항소심 재판부는 사후 조치상 주의의무 위반은 인정했으나 설명의무에 대해서는 전 손해를 부담해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C씨는 경과관찰 및 사후 조치상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해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면서도 "설명의무 위반과 A양의 현재 상태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어 원고에게 나타난 전 손해를 부담한다고 볼 수는 없다"며 4억4759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했다.
이어 “다만 리도카인은 임상에 널리 사용되는 국소마취제로 그 독성을 완전히 예방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국소마취제로 인한 부작용 발생빈도가 낮고 시술 자체가 위험성이 높은 시술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B병원과 같은 소규모 병원에서 마취의 부작용으로 발생하는 중추신경계 독성 증상에 대해 즉각적으로 대처하는 데 현실적 어려움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여 손해배상책임을 70%로 제한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