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년 동안 한약재로 사용…합법화 목전
中, 대마초 특허 절반 보유…2023년 16조원 시장 전망
[한의신문=윤영혜 기자]5000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한약재로 사용돼 온 의료용 대마가 합법화를 목전에 둔 가운데 의료용 대마의 사용 추세와 산업의 전망을 짚어보는 토론회가 열렸다.
지난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과 경상북도 안동시 공동 주최로 열린 ‘한국 대마산업의 현황과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서 ‘대마 의료산업의 현황과 과제’로 발제를 맡은 김문년 안동시 보건위생과장은 “5000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한약재로 쓰인 대마는 한나라 의학서에는 불로장생 효능이, 동의보감에는 당뇨, 신경통, 풍습마비, 생리통, 기혈 보강 등의 처방이 기록돼 있다”며 “난치성 질병에 효과가 있다는 세계적 연구들이 존재하는데도 법적 제제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연구가 거의 전무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명 삼으로 불리며 최근 세계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대마는 친환경 식물로 농·축·식품, 섬유, 건축자재, 의약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효용적 가치가 높아 OECD 가입 국가들이 환자 치료 선택권 확대를 위해 의료대마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 추세다.
◇대마의 의학적 근거
대마는 460가지 이상의 천연 화합물을 함유하고 있는데 그 중 80여종 이상이 칸나비노이드(Cannabinoid)성분이다. 이 중 대표적인 것이 델타-9-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과 칸나비디올(CBD) 성분이다. 이 안에 있는 엔도칸나비노이드는 우리 몸에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물질로 신경계, 면역계, 내분비계 등을 항상 일정한 상태로 유지시켜 주는 신경전달 물질이다. 즉 인체가 항상성을 잃었을 때 대마에 대한 특정 수용체로 구성된 엔도칸나비노이드시스템(ECS)이 인간의 감정, 불안뿐만 아니라 흥미롭게도 염증 및 면역 반응을 변화시킨다.
이러한 효능 덕에 의료 선진국에서는 대마의 주성분인 THC와 CBD 성분을 추출해 뇌전증 치료제(Epidiolex)등을 개발, 이미 상용화 하고 있다.
이날 김문년 과장이 제시한 독일 Nature Medicine 에 발표된 짐머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나이가 들면 뇌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칸나비노이드의 양이 감소하고 이후 뇌가 급격기 노화하는데 THC가 뇌속 카나비노이드를 모방해 뇌의 노화를 예방하고 인지 능력을 회복시키는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또 미국 데이비드 슈버트 박사 연구결과에 의하면 알츠하이머 치매는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에 과도하게 쌓이는 게 원인인데 대마의 THC 성분이 아밀로이드 수치를 낮춰주고 이렇게 되면 염증성 단백질 발현도 감소해 염증과 뇌세포 사멸도 현저히 감소한다는 것.
이 외에도 스페인 콤플루텐세 대학 구스만박사 연구결과에 의하면 대마는 암세포의 생명줄인 신생혈관의 형성을 차단, 암세포를 굶겨 죽이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고 미국 독립약물중독연구소는 향정신성 물질인 THC가 암세포 억제에 도움이 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의료 산업 현황과 전망
캐나다 보건부는 의료 목적 대마 사용 등록제를 실시했다. 등록된 환자 수가 2014년 중반 8000명에서 2016년 말 13만명으로 2년반 동안 약 1500% 증가, 2024년이 등록자 수가 4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캐나다 선라이프 보험사에서는 의료용 마리화나를 통해 암, 다발성 경화증, 류머티스 관절염, 에이즈 및 완화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에게 보험을 적용했다.
미국은 지난 6월 FDA가 대마초에서 추출되는 성분인 칸나비디올(CBD)로 만든 의약품 에피디올렉스(Epidiolex)의 사용을 승인했다.
유럽에서도 의료목적 대마의 사용을 합법화하는 추세다. 덴마크는 2011년, 프랑스는 2013년, 호주는 2016년, 독일은 지난해 합법화했고 영국 규제 당국은 지난해 대마를 의약품으로 볼 수 있다고 선언했으며 다음달 2급 규제약물로 전환할 방침이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중국이 대규모로 대마를 생산하면서 산업화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 운남성과 흑룡강성을 중심으로 지난해 기준 4만7000ha의 대규모 경작을 하고 있고 윈난성과 헤이룽장성에서도 대마초 재배를 허용한 바 있다. 또 대마초와 관련 전세계의 특허 절반이 중국 기업이며 오는 2023년까지 1000억 위안, 16조원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 역시 CBD oil의 의료광고를 허용하고 있으며 아베 총리의 부인인 아베 아키에 여사가 2016년 교토에서 전세계 의료대마 활동가 포럼에 참여해 홍보에 앞장서고 있는 실정이다.
인도는 기원전부터 통증 조절 목적으로 대마를 사용해 왔다.
◇“난치성 질환자 치료 선택권 보장해야
우리나라는 치료 목적으로 대마 제품을 구매한 환자나 가족이 마약 밀수로 기소되는 등 현행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현행법 상 아편, 모르핀, 코데인 등 중독성이 강한 마약류는 의료 목적으로 사용을 허용하고 있지만 대마만 예외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1월 대마를 의료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발의, 지난 9월 소관 상임위인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고 해당 법안은 이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와 본회의 의결만을 남겨두고 있다. 본회의까지 통과할 경우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뇌전증(간질), 알츠하이머병(치매) 치료 등에 대마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김문년 과장은 “희귀 난치성 질환자의 치료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해당법안이 반드시 통과되길 바란다”며 향후 정책 제언으로 △대마의 임상효과를 검증할 수 있는 국가 인증기관을 지정 및 THC 검사 및 표준제품 공급 기관 지정 운영 △의료 대마 연구 인프라 구축 △신약 물질 개발 위한 한의신약 거점단지 조성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