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관절 장애 치료, 치과의사의 배타적 영역 아냐”
기능적 뇌척추 요법, “한의학적 원리”로 판단
5년 소송 끝 승소…한의사의 치료 영역 확대 쾌거
[한의신문=윤영혜 기자]턱관절 장애를 겪는 환자에게 구강 내 보조 장치를 활용해 치료한 한의사에게 5년에 걸친 소송 끝에 대법원이 최종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따라 향후 의료기기 사용 등에서도 한의사의 치료 영역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법원 제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29일 열린 3심에서 지난 2013년 교정을 목적으로 환자의 입안에 음양균형장치를 넣어 면허 외 의료행위로 고소당한 이영준 한의사에게 최종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 사건은 대한치과의사협회가 “한의사의 턱관절 진료영역 침범, 구강장치 치료는 위법”이라는 이유로 형사고소를 해 지난 2013년 9월부터 진행됐다. 2015년 1월 1심과 2015년 2심에서 무죄로 판결난 바 있다.
재판부는 “턱관절 영역의 장애 및 불편에 대한 치료는 치과의사의 배타적 고유 영역이 아니라 성형외과, 정형외과, 이비인후과 전문의도 할 수 있는 영역”이라며 “보조 기구를 활용한 턱관절 교정행위를 치과의사의 독점적 진료영역으로 인정한다면 다른 의학 분야의 발전에 저해를 가져올 수 있고 피고인의 기능적 뇌척추요법은 한의학적 원리를 적용한 것으로 보여 면허 외 의료행위로 볼 수 없다”고 밝힌 원심을 정당한 것으로 판단했다.
“입 속 기구 치료, 동의보감에도 기술”
이번 판결에서 재판부는 턱관절 치료 시 ‘한의학적 원리’에 따라 입 속에 기구를 넣어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법원은 “동의보감 등 한의학에서도 젓가락이나 동전 등을 이용해 턱관절을 치료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고 실제 한의계에서 턱관절균형의학회가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특정 기구를 입 안에 넣어 턱관절을 치료하는 원리가 한의학에서 파생된 게 아니라고 보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피고 측은 “턱관절 음양교정치료는 신체의 균형회복을 위해 침, 한약, 약침, 추나, 운동 등 한의학적 치료법을 적용하지만 경우에 따라 보조적인 장치를 활용하는 치료”라며 “침구경략 음양론의 관점에서 턱관절 고전치료법을 현대의학에 맞게 재해석한 고유한 한의 의료행위”라고 주장해 왔다.
“치과서 쓰는 스플린트와 달라”
법원은 또 피고가 사용한 음양균형장치(CBA, OBA, TBA)가 치과에서 쓰는 스플린트와 다르다고 봤다. 음양균형장치는 의료기기법상 ‘의료용 누르개’로 등록돼 있어 치과에서 사용하는 ‘교합장치’와는 다른 의료기기라는 것.
또 “스플린트에 비해 형태가 단순하고, 좀 더 부드러운 연성의 재질로 만들어져 잘못 착용하더라도 부작용은 상대적으로 적게 보인다”는 점도 이유가 됐다.
“치료 가능성比 위험성 적어”
법원은 또 해당 기구의 사용이 지닌 치료 가능성에 주목했다. 구강 장치 활용으로 위해가 발생할 우려는 거의 없는데 반해, 치료에는 충분히 도움이 될 만한 행위라는 것이다.
법원은 “음양균형장치의 목적은 턱관절을 바로잡아 신체의 전반적인 균형을 꾀하고 이로써 전신에 걸쳐 나타날 수 있는 질병을 예방, 치료하기 위한 것”이라며 “해당 기구의 사용으로 인해 보건상 위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치료행위는 면허 범위 외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것을 목적(제1조)으로 하고 있는 의료법 제27조 제1항의 본문 후단 또한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의료기기의 성능이 대폭 향상돼 보건위생상 위해의 우려 없이 진단이 이루어질 수 있다면 국민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자격이 있는 의료인에게 그 사용권한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해석돼야 한다는 점을 반영한 셈이다.
사건의 당사자인 이영준 턱관절통합의학연구소장은 “앞으로 영역 간 다툼이 있는 분야에 대해 한의사들이 움츠르지 말고 확실히 주장해 나갔으면 좋겠다”며 “오늘의 승소가 향후 엑스레이 사용 등 다른 의료기기 사용 분야에서 한의사의 영역 확대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