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된 한약제제 시장 개선 위해 한약제제 분업 필요
통합의료 가기 위한 자체 노력 뚝심있게 밀고 나갈 것
[한의신문=김대영 기자] 지난 17일 대한한의사협회 5층 대강당에서 열린 보건의약전문지 기자간담회서는 기자들의 다양한 질문이 이어졌다.
특히 중국 의과대학평가인증기구가 세계의과대학목록(WDMS)에서 중국의 순수 중의학대학을 삭제키로 결정했다는 대한의사협회의 지난 16일 정례브리핑에 대해 대한한의사협회 최혁용 회장은 중국 정부는 이와 다른 입장일 것으로 판단했다.
이어 한의대의 WDMS 재등록을 막기 위해 양의계가 무리수를 두는 행위는 국가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도 당장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에 따르면 세계의학교육협회(WFME)는 WHO 산하기관이고 WHO는 국가간의 연합 기구이기 때문에 WFME는 각 국가 당국의 입장을 중요하게 반영해야 한다.
우리나라 보건복지부는 10년 이상 한의대가 의대의 일종이라는 변함없는 입장을 견지해 오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 보건복지부 장관이 공식 서한을 통해 WFME에 한국 한의대의 재등재를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WFME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나라 대표기관인 의학교육평가원은 한의대가 WDMS에 등재돼서는 않된다는, 정부와 상반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중국이 그러한 경우라는 것이다.
중국 의과대학평가인증기구는 우리나라 의학교육평가원과 같이 중의학대학을 WDMS에서 삭제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이고 더구나 의과대학과 같이 있는 중의학대학은 그대로 두고 별도로 중의학대학만 있는 순수 중의학대학만 삭제한다는 것 자체가 객관적이지도 공정하지도 않아 중국 정부가 과연 이를 용인할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견해다.
한의계가 한의대의 WDMS 재등재를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세계시장 진출에 있다.
한의사가 세계 시장에 진출할 때 전통의학이 없는 나라에서는 한의대가 WDMS에 등재돼 있으면 한의사가 포괄적으로 질병의 예방‧관리 및 치료를 할 수 있는 의사로 인식하게 된다.
국내에서 면허범위를 놓고 양의계와 갈등이 있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것이고 사회적 타협을 통해 정리하면 되지만 해외 시장에 한의학을 수출하고 세계화함에 있어 국내 보다 훨씬 협소한 역할만 하도록 제한해 버린다면 국가 경쟁력에도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현재 한의계는 WDMS 재등재를 위해 내부적으로 한의대 교육개혁을 진행 중이다.
한의학교육평가원을 중심으로 WFME에서 요구하는 의학기본교육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한의대 교육을 평가‧인증하고 있다.
최 회장은 “몽골, 홍콩, 중국, 베트남 등의 전통의대도 WDMS에 등재돼 있는데 한국 한의대만 배제될 이유가 없다. 한국 한의대만 양의계의 반대로 등재돼 있던 WDMS에서 삭제됐고 이제는 재등재도 막고 있다. 자칫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새는 꼴이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질타했다.
최 회장은 한약제제 분업을 통해 낙후된 국내 한약제제산업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일본은 한의사 제도가 없음에도 일본 전체 의약품 생산량의 10%가 한약을 이용한 의약품이고 중국은 전체 의약품의 30%가 한약을 기반으로 한 의약품(중성약)이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중국 방문에서 찾은 곳이 북경동인당제약이었을 정도로 북한도 한약을 이용한 의약품인 고려약제제가 상당히 활성화 돼 있고 관심 또한 많다.
유독 우리나라만 한약을 활용한 의약품 산업화가 지지부진한 이유에 대해 최 회장은 ‘사용 주체’의 문제로 판단했다.
중국의 중성약은 중의사와 서의사가 모두 사용 가능하고 북한의 고려약제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한약을 활용한 의약품을 만들면 누가 사용하느냐는 문제로 갈등이 발생하게 되고 사용 주체가 명확하지 못하다 보니 개발 주체도 불명확해 산업화가 힘들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 바로 ‘제제 분업’이다.
한의사가 처방권을, 약사 또는 한약사가 조제권을 갖고 한약제제를 부담없이 사용하도록 접근성을 높인다면 한약제제 시장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
최 회장은 “약사회와 아름다운 방식으로 한약제제가 분업되도록 해 중국이나 일본처럼 제제산업화가 촉진되고 세계적 경쟁력을 갖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 의료일원화 추진에 대한 질문에 최 회장은 통합의학으로 가기 위한 한의계 단독으로 노력할 수 있는 일은 뚝심있게 밀고 나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의료일원화는 한의사, 의사, 정부 세 개 단체가 모여 온전한 합의가 이뤄져야만 가능한 것으로 어느 한쪽이라도 거부하면 한발도 나아가지 못하기 때문에 한의계는 의료일원화라는 큰길로 가겠다는 의지를 선언한 만큼 현대의학의 토대위에서 한의학의 특수성을 가진 의사로 자리매김 하기 위한 통합의학의 길로 한의계 스스로 할 수 있는 노력을 지속함으로써 한의계가 말하는 의료일원화의 길을 계속 걸어가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