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치료 목적의 한의 비급여 실손의료보험 보장을 위한 국회토론회’가 30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개최된 가운데 이은용 세명대 한의과대학 교수는 주제 발표를 통해 치료 목적의 한의 비급여 보장이 반영돼야 하는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날 이은용 교수는 실손의료보험의 변화과정을 설명하면서, “보험사 개별약관에 따라 실손의료보험에서 보장하던 한의 치료의 비급여 의료비는 2009년 10월 표준약관 제정 이후 보장에서 제외됐다”며 “국민권익위원회에서는 2014년 치료 목적이 명확한 한의 비급여 의료비는 실손의료보험에서 보장할 것을 보건복지부 및 금융위원회에 권고했지만, 아직까지도 이행되고 있지 않다”고 운을 뗐다.
이 교수는 이어 “정부에서는 실손보험의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착한실손’, ‘4세대 실손’을 도입하며 비급여를 특약으로 분리하는 등의 실손보험 개선을 추진했지만, 이 과정에서도 한의 비급여는 여전히 보장에서 제외됨에 따라 보험혜택의 차별적 제한으로 적용되고 있다”며 “실제 의과는 상해비급여·질병비급여·3대비급여를 특별약관을 통해 보장하고 있는 반면 비급여 한의치료는 모두 제외돼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교수는 치료 목적의 한의 비급여가 실손보험 보장에서 제외됨으로써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실손의료보험 가입은 의료서비스의 상대가격을 낮추기 때문에 환자로 하여금 의료이용의 경제적인 제약을 완화시키는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에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한 환자는 본인이 가입한 보험으로 보다 많은, 또 보다 경제적인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을 선택함으로써 한의의료는 선택에서 배체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결과적으로 실손의료보험 보장 여부가 환자의 의료기관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장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교수는 “이같은 보험혜택의 차별적 제한으로 환자의 진료 선택권이 제한되며, 이로 인해 의료시장이 왜곡되고, 불균형이 심화되는 악순환이 초래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근거로 한의의료기관의 실수진자수의 지속적인 감소 및 건강보험 진료비 점유율의 감소 등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2009년 당시 표준약관 제정시 한의 비급여가 제외된 논거들이 현재에서는 많은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이제는 치료 목적의 한의 비급여가 실손보험에서 보장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당시 한의 비급여가 보장에서 제외된 근거는 ‘한의치료에 대한 표준화 및 객관화가 부족하며, 한의의료기관마다 치료 프로토콜이 달리 나타나고 가이드라인이 미비하다’는 것. 그러나 현재는 한의약의 표준화·과학화 및 국민 신뢰 확보를 위해 질환별 근거중심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이 개발·보급되고 있으며, 과학적 검증을 통해 치료 목적의 한의약의 안전성·효과성을 입증하면서 국민 신뢰 회복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먼저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은 각 질환별로 77개가 개발·완료됐으며, 24개 지침이 개발 중으로, 이를 통해 표준화된 치료 권고안을 제시하고 있고 한의 비급여 행위인 첩약·약침술·추나요법·한의물리요법 등을 이용한 치료 권고안이 포함돼 있다”면서 “또한 대표적인 비급여인 첩약의 경우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을 통해 치료 목적이 분명한 일부 상병에 대해 건강보험이 적용될 뿐만 아니라 실손의료보험에서도 보장되고 있고, 비급여에서도 질환별 적정 보장 횟수 또는 상한금액 등을 설정하면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도 국민의 치료 선택권을 확대할 수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도덕적 해이와 관련해선 “4세대 실손의료보험부터는 비급여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가 할인 또는 할증되고 있으므로 가입자는 본인의 보험료가 할증되지 않도록 합리적 수준에서 필요 적절한 비급여 치료만 선택하는 장치가 이미 마련돼 있다”면서 “한의계 내부적으로 엄격한 윤리규정을 적용해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 자정을 강화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에는 강력한 제재조치를 적용하는 등을 통해 도덕적 해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교수는 치료 목적 한의 비급여의 보장을 위한 개선방안으로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별표15] 표준약관 <실손보험>을 개정하는 것으로 실손 특별약관(비급여 실손의료비) 제4조(보상하지 않는 사항)에서 ‘한방치료’를 삭제할 것을 제안하면서, 이를 통해 얻어질 다양한 장점들을 소개했다.
이 교수는 “5세대 실손보험에서 한의 비급여가 보장되고, 정부 발표 개선방안에 따라 자기부담률 50%를 적용할 경우에 5세대 실손보험 가입비중 10%를 가정하면 약 728억원의 보험금 지급이 추정된다”며 “이는 정부가 발표한 2023년도 실손의료보험의 비급여 보험금 보장액 8.2조원의 0.89%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또한 이 교수는 “국민적 관점에서 보면 국민의 약 80%가 가입한 실손보험의 보장범위 확대를 통해 대다수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크게 완화할 수 있는 만큼 한의진료를 원함에도 불구하고 높은 자기부담액으로 인해 한의의료기관 진료를 포기했던 많은 국민들이 비급여 보장의 차별 없는 상황에서 의료기관을 선택할 수 있게 돼 의료선택권이 향상될 것”이라며 “더불어 한의치료는 의과와 대체관계에 있으므로 한의 비급여를 이용할 경우 의과의 비급여 진료는 감소하게 될 것으로 추정되며, 이를 통해 국민의 의료선택권은 향상시키는 동시에 오히려 실손보험 손해율은 개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한의 비급여의 실손의료보험 보장은 정부가 추진 중인 실손의료보험 개혁방안에 따른 5세대 실손의료보험의 가입을 촉진하는 유인책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5세대 실손에 대한 국민 수용성 제고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