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방광염을 앓고 있는 환자 상당수가 주야간 빈뇨는 물론 잔뇨와 급박뇨로 고통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시 서초구 소재 일중한의원(원장 손기정)이 지난해 1월부터 올 4월까지 방광염으로 내원한 환자 273명의 진료기록과 환자 문진표를 조사 분석한 결과에 따른 것으로, 전체 환자 중 85%(232명)가 2개 이상의 복합 소변 증상을 호소했고, 3개 이상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도 57.5%(157명)에 달했다.
또한 소변 증상별 발생 빈도(복수응답)는 주간 빈뇨(63.3%), 야간빈뇨(53.7%), 잔뇨(53.0%), 급박뇨(44.1%), 소변 통증(32.0%), 세뇨(22.8%), 혈뇨(13.5%), 탁뇨(10.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복합 소변 증상 유형은 ‘주간 빈뇨+야간 빈뇨’ 조합이 44.3%(121명)로 가장 많았으며 환자들의 1일 평균 소변횟수는 주간 9.9회, 야간 2.3회 등 하루 총 12.2회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환자들의 평균 유병 기간은 3.3년이었으며, 평균나이 54.8세로 대다수가 중장년층이었지만, 20대부터 6,70대까지 연령 폭도 넓게 분포됐다.

방광염이 만성이 되면 1년에 두세 차례 이상 반복적으로 재발하거나 장기간 쉽게 잘 낫지 않은 상태가 지속되곤 한다. 이에 항생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내성이 생겨 치료가 더 어려워지며, 스트레스와 과로까지 겹치면 쉽게 재발하고 치료 반응도 약해져 환자 대다수가 적지 않은 불안감에 시달린다.
만성방광염 경우 병력이 오래될수록 소변을 저장하고 배출하는 방광 본래의 기능이 저하돼 자극 증상을 동반한 배뇨장애가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소변횟수가 늘어난다.
만성방광염 환자들은 주로 △주야간 빈뇨 △잔뇨 △급박뇨 △세뇨 등의 소변 증상을 호소한다. 빈뇨는 방광염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소변을 불특정하게 자주 봐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고 불편을 겪는 질환이다. 보통의 경우 하루 평균 5~8회 정도 소변을 보는 게 정상이지만 그 이상 소변을 보게 되면 빈뇨로 진단할 수 있다.
잔뇨는 소변을 봐도 시원치 않고, 특히 초음파 검사를 하면 소변을 본 후에도 방광에 소변이 많이 남아 있는 경우다. 환자들을 대상으로 소변 전에 방광의 용적과 소변량을 체크하고, 소변 후에 바로 초음파 검사를 했을 때 20~30%가 남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잔뇨 증세가 심한 환자는 80% 이상의 소변량이 남기도 한다.
급박뇨는 방광 기능이 떨어져 참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 매우 급격하게 방광의 수축이 일어나 소변을 보게 되는 증상이고, 세뇨는 소변이 가늘고 소변을 봐도 시원치 않은 상태다. 세뇨에는 한참 뜸을 들여서 나오는 ‘지연뇨’와 소변을 보는 도중에 잠깐 중단됐다 나오는 ‘중단뇨’가 있는데, 이 모두는 방광 기능이 저하돼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이 같이 만성방광염 환자들이 배뇨장애와 소변 자극 증상을 다양하게 겪는 것은 ‘방광의 기능저하’와 관련이 깊다. 방광은 평활근으로 이뤄진 소변 저장 주머니로 소변을 저장해 배출하는 기관이다. 요관과 요도가 연결돼 콩팥에서 걸러진 노폐물을 저장한 후 일정한 양이 차오르면 몸 밖으로 배출하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세균 감염 등의 원인으로 염증이 나타나고 재발이 반복되면 소변을 저장하고 배출하는 방광의 고유 기능이 서서히 떨어지는데다 방광이 늘어져 수축하는 힘이 약해지고 노화까지 더해져 방광 근육의 탄력도 떨어지게 된다.
이에 소변을 시원하게 꽉 짜주지 못하면서 저장 기능도 떨어져 자주 요의를 느끼게 된다. 고통이 극심한 간질성방광염이나 남성들에게 빈발하는 만성전립선염, 전립선비대증도 비슷한 과정이며, 평소 소변을 오랜 시간 참는 습관은 방광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 손기정 원장은 “만성방광염 환자의 복합 소변 증상은 서로 불가분의 관계이며 방광 기능이 약해졌다는 유력한 신호”라면서 “빈뇨가 잔뇨와 급박뇨를 부르고, 소변 줄기가 급격히 가늘어지는 악순환에 빠지지 않으려면 초기 방광염에 대한 적극적이고 완전한 치료가 선행돼야 함으로 환자들의 조기 대처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손 원장은 이어 “방광 근육은 사람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고 자율신경에 의해 수축과 이완이 반복되기 때문에 한번 떨어진 방광 기능은 저절로 회복되기 어려우며, 소변을 덜 보게 하기 위한 항콜린성 약물이나 평활근 이완제 등은 일시적인 증상 완화가 목적이지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손 원장은 또 “방광염 환자들의 소변증상을 개선하고 통증을 없애려면 만성방광염, 과민성방광, 간질성방광염 등 원인질환 치료가 선행돼야 하고, 방광의 수축과 이완을 원활하게 탄력을 회복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손 원장은 이와 함께 “방광의 기허는 한의학에서 비교적 치료가 잘 되는 질환이기에 비뇨 생식기계통의 기능을 강화하는 처방에 침과 온열요법을 병행하면 비교적 빠르게 방광 기능을 회복하고 소변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