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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감과 통증 분야, 한의학에서 임상 및 학문적으로 밝혀질 내용 많아신경과학 연구실서 위관자고랑과 사회적 자극의 관계에 대한 연구 참여 한의학 근거 마련 연구 기회 많아지길 기대 스웨덴 린셰핑의대 인턴쉽 체험기 저는 스웨덴 린셰핑 의과대학(Linkoping university)에 있는 Group for Research inAffective Somatosensation and Pain (GRASP)에서 여름방학 두 달간 Internship을 한 경희대 한의과대학 본과 2학년 황예채입니다. NRF(National Research Foundation in Korea)의 지원으로 스웨덴에서 신경과학 연구실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린셰핑 의과대학 병원은 깔끔하고 아름다운 미술작품 전시로 마치 갤러리를 방문한 듯한 느낌을 주었으며 규모는 매우 컸습니다. 린셰핑 병원은 최고의 의료 서비스로 유명한데 이곳 스웨덴은 모두가 같은 의료비를 지불하고 동일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으며 환자의 위생을 위해 모든 입원환자는 1인실을 사용하도록 되어있던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지하로 모든 건물이 통해져 있었고 실험실과 연구실, 진료실이 모여 있어 임상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제가 있던 연구 그룹 GRASP는 Center for Social and Affective Neuroscience(CSAN) 산하에 있으며 다른 연구팀과 정신과 병동 1층을 함께 사용하고 연구원들의 전공은 다양했습니다. 생물학, 의학, 심리학, 컴퓨터공학을 전공하신 분들이 Ph.D 과정 또는 Post Doc을 하는 중이었고 전문 분야가 다양하기 때문에 융합적인 연구가 가능한 곳이었습니다. 노르웨이, 그리스, 호주, 미국, 파키스탄 등 여러 나라에서 온 연구자들이 신경과학의 기본 시스템과 임상 인지심리학부터 해부신경학, 기능적 신경과학까지 포괄한 인간의 신경 과학을 연구합니다. 다양한 단계의 인간 신경계를 객관적 데이터로 분석할 수 있는 MRI, EMG, TMS, LEP 등의 실험을 진행합니다. 저는 린셰핑 의과대학에 도착하여 위관자고랑(Superior temporal sulcus)과 사회적 자극의 관계에 대한 연구에 참여했습니다. Neurosynth라는 fMRI data를 자동 합성한 플랫폼을 이용해 수천개의 fMRI 논문을 분석하여 기능적 관계가 그려진 뇌사진을 보며 논문을 검색했습니다. 실험, 데이터 분석법이 생소했기 때문에 연구원 분들께 물어보고 직접 실험에 참관하며 배울 수 있었습니다. 심리 분석에 객관적 데이터 없이 연구자의 개인적 시각이 들어간다면 판단 오류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뇌과학이 심리기전을 더 확고하게 해줄 도구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실험 결과가 연구의 끝이 아니었고 Morrison 교수님께서는 여러 저자들의 data를 모아 ALE(Activation Likelihood Estimation)을 이용해 pleasant touch의 메타분석을 하셨습니다. touch의 pleasantness 메타 분석 연구를 도와드리면서 뇌 단면으로 뇌의 좌표들을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익힐 수 있었습니다. 병원 내에 있는 fMRI 영상실의 data 시스템은 CSAN 네트워크와 연결되어 있어 fMRI 실험을 쉽게 예약하고 영상 사진도 빠르게 받을 수 있습니다. 붓을 이용해 몸 부위별로 쓰다듬었을 때, 사회적 관계를 맺었을 때를 포함하여 실험대상에게 다양한 task가 주어지는데 task를 진행할 때 생기는 뇌 활성도 변화를 알아보는 fMRI 실험에 참관하였습니다.(그림) TMS(경두개자기자극치료)도 받아보았는데, 뇌 주변 자기장에 변화를 주어 뇌 활성도를 변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치료입니다. 우울증, 알코올 중독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microneurography 실험도 참관할 수 있었습니다. 신경을 찾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종아리 신경은 감각, 운동 능력을 모두 가지고 있으나 그렇지 않은 다른 신경을 확인하는 경우에는 찌릿한지 저린지 등 환자의 느낌을 설문으로 확인한다고 합니다. 이와 비슷한 실험으로 연구실에서 하지 수축 반사(Lower limb flexion reflex) 실험이 진행되었습니다. 섬유근육통과 R3 reflex 정도의 상관관계를 확인하는 데이터 분석 과정을 도우며 관련 소프트웨어 사용법도 익힐 수 있었습니다. CSAN은 다른 분야의 학문과 실험적 방법들을 융합하여 약물 중독, 사회적 스트레스, 감정, 육체적 감각, 통증과 염증을 연구하는 교실이었습니다. 유명한 석학이신 Markus Heilig 교수님, India Morrison 교수님, Hakan Olausson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며 기회가 되어 NIH에서 약물 중독 분야의 석학이신 David Epstein 교수님의 강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런 다양한 경험을 하며 두 달간 꾸준히 준비해온 “Superior temporal sulcus andsocial interaction”을 GRASP 미팅에서 발표하였고 질문과 답변의 시간 후 Hakan 교수님과 연구원들의 칭찬과 격려에 기쁨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연구실 생활 이외에 스웨덴의 생활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스웨덴에서는 점심을 먹고 3시경에 커피와 달달한 간식을 함께 먹는 FIKA 문화가 있습니다. 모든 연구실에는 FIKA 룸이 있으며 커피와 음료를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연구실 식구가 돌아가며 간식을 준비해왔고 가끔 nailing ceremony(논문 발표식) 이후에 샴페인과 와인을 마시며 FIKA를 즐기기도 하였습니다. 각자 준비한 도시락으로 연구원들과 항상 함께했던 점심시간과 매주 금요일마다 저녁식사를 함께 하면서 밤늦게까지 보드게임과 영화를 보며 지냈던 시간, 스톡홀름 페스티벌에 참여해서 즐겁게 보냈던 시간, 집으로 초대받아서 파티를 즐겼던 시간은 저에게 최고 추억이고 마지막 송별회는 잊을 수 없는 최고의 감동이었습니다. 이렇게 어려움 없이 인턴십 과정을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서로를 챙겨주고 배려해주는 따뜻한 연구실 분위기가 제게 마음의 안정을 주었고 스웨덴 가기 전 경희대 경혈학 교실에서 주마다 진행한 스터디, 그리고 채윤병 교수님의 집중적인 논문지도가 이 곳 연구 참여에 많은 도움이되었습니다. 촉감과 통증 분야는 무궁무진하며 특히 한의학과 관련하여 앞으로 임상 및 학문적으로 밝혀질 내용이 많은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해외 연구자들과 자주 교류하여 한의학 근거 마련 연구를 할 기회가 많아지길 기대합니다. 이번 여름 방학 기간 동안 해외 연수를 지원해주신 NRF 국가지원사업단에 감사드리고, 한의학 연구자들에게 더 많은 학술적 교류의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습니다. -
“한의학이 흥미로운 연구 테마임을 알리는데 역점 둬”아직 Korean Medicine이 생소한 국제사회 관심 이끌어 낼 수 있기를 기대 전통의학 간 경쟁 심화되는 상황서 한의학의 인문사회과학적 연구는 필수적 김태우 경희한의대 교수 [caption id="attachment_385450" align="alignleft" width="300"] ◇아시안 메디신 편집장인 마타 한슨(좌)과 김태우 경희한의대 교수(우)가 독일에서 열린 아시아전통의학회(ICTAM) 학회장에서 아시안 메디슨 한의학 특집호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caption] [한의신문=김대영 기자] 인문사회과학 분야 국제저널인 아시안 메디슨이 한의학 특집호를 발간했다. 이번 특집호의 초청 편집장을 맡은 김태우 경희한의대 교수는 다양한 인문사회과학적 연구주제들을 부각시켜 한의학이 흥미로운 연구 테마임을 알리는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김 교수로부터 이번 아시안 메디슨의 한의학 특집호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1. 아시안 메디슨의 한의학 특집호가 실리게 된 경과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IASTAM(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Traditional Asian Medicine)에서는 3~4년에 한 번씩 국제학회인 ICTAM(International Congress of Traditional Asian Medicine)을 주최하는데 2013년 산청에서 열린 학회가 바로 제8회 ICTAM입니다. 이 학회를 통해 아시안 메디슨 관계자들이 한국 한의학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고 특집호 주제 중 하나로 한의학을 선정하게 된 것입니다. 편집장인 마타 한슨(Marta Hanson) 교수(존스홉킨스대학)가 저와 일리 우 교수(미시간 주립대)를 초청 편집장으로 초대했고 이후 본격적으로 투고를 받아 심사 및 수정을 통해 이번 특집호를 준비하게 된 것이죠. 마지막에 일정이 좀 촉박했지만, 이번에 독일에서 열린 제9회 ICTAM 학회기간(8월 6일~12일) 이전에 마무리해 회원들에게 배부하는 것을 목표로 작업해 최종 수정 및 편집 작업을 거쳐 출판하게 됐습니다. 2. 이번 특집의 방향과 주안점은 무엇이었습니까? 인문사회과학 분야에서 한국 한의학에 관한 영어 저술은 다른 여타의 아시아 전통의학(아유르베다, 티벳의학, 중국의 TCM(Traditional Chinese Medicine), 일본의 캄포의학, 대만의 중의 등)에 비해 존재감이 미약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영어로 출간되는 이번 한의학 특집호에서는 다양한 인문사회과학적 연구주제들을 부각시켜 한의학이 흥미로운 연구 테마임을 한국 밖의 연구자 및 독자들에게 알리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해 역사학 인류학 관련 연구논문뿐만 아니라 ‘향약집성방’, ‘승정원일기’, ‘동의수세보원’, ‘우잠잡저’ 등에 대한 영어 번역 및 주석을 게재해 한의학이 훌륭한 연구 자원들을 가지고 있음을 부각시키고자 했습니다. 3. 특집호에는 어떠한 내용이 실렸나요? 이번 아시안 메디슨 한의학 특집호는 편집장의 개요 글과 연구 논문 4편, 번역·주석 섹션의 글 4편, 그리고 한의학 현장에 대한 필드 노트 1편으로 구성됐습니다. 먼저 편집장 마타 한슨(Marta Hanson)의 개요 에세이에서는 인문사회과학 분야에서 영어로 출판된 한의학 관련 저술을 전체적으로 개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체적인 소개와 이번 특집호에 실린 글들을 연결하고 한의학 연구의 의미를 논하고 있습니다. 그의 에세이는 ‘비록 중국에서 출간된 의서들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한국과 같은, 중국 밖에서도 동아시아 의학의 다양한 경향에 대한 적극적인 재해석과 재구성 진행되었으며... 다양한 의료실천이 특징적 지역적 역학과 의료체계 속에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연구 논문으로는 먼저 미국 미시간 대학의 일리 우의 동의보감 연구가 첫 번째 논문으로 게재됐습니다. 한의학의 대표적 의서라고 할 수 있는 동의보감에 대한 연구를 통해 여타의 동아시아의학과도 차별화되는 한의학의 특징적 경향을 저명한 외국 학자가 논하고 있다는 것은 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제임스 플라워스의 석곡 이규준에 대한 논문이 실렸습니다. 석곡의 ‘부양(扶陽)’이 의학적 의미를 넘어 사회적, 역사적 함의를 가진다는 것을 논하고 있습니다. 근현대 한의학의 대표적 의가 중 한 명인 석곡에 대한 연구를 벽안의 연구자가 집중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게재 한 것 또한 한국 한의학을 위해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어서 해방 이후 한국 한의학 병명의 변화를 통해 한의학의 근현대사를 조명하고 있는 이태형 박사의 논문과 다음으로 한국 한의학의 학파에 대한 인류학적 연구를 논하고 있는 제 논문이 마지막 연구논문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4. 인문사회과학 영문저널에 한의학 특집이 실린것이 처음인 것으로 아는데 이번 특집의 의의는 무엇입니까? 인문사회과학 연구는 한의학의 역사와 의서 그리고 현장에서의 의료실천의 실제를 다루기 때문에 한의학의 여타 동아시아의학과의 차별성을 강조하는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편집장 마타 한슨과 일리 우, 제임스 프라워스와 같은 외국의 연구자가 한의학 연구에 참여하고 Korean Medicine이라는 주제로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국제무대에서 한국 한의학의 위상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국제학회장에서 만나는 연구자들조차 Korean Medicine이라는 용어의 생소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번 아시안 메디슨 특집호를 통해 Korean Medicine이라는 용어와 그 내용이 국외의 더 많은 청중들에게 노출되고 많은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5. 특집을 준비하면서 느낀점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처음에 다양한 논문들을 투고 받았습니다만 편집자들과 논문 심사위원들의 높은 심사 기준 때문에 더 많은 논문들이 게재되지 못해 아쉽습니다. 6. 앞으로 이러한 성과를 더 많이 내려면 한의계가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보십니까? 한의학에 관한 인문사회과학적 연구는 한의학 의서, 인물, 지역 내에서의 역사적 변화, 그리고 지금 현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의료실천을 다루기 때문에 연구의 ‘국적’이 분명합니다. 외국인들에게 특히 한국 한의학을 어필할 수 있는 연구가 될 수 있습니다. 국제무대에서 각 국가의 전통의학 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의 한국 한의학을 위해 인문사회과학적 연구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국적을 꼭 내세우자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동아시아 전통의학 하면 중의학만 있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지양돼야 한다고 봅니다. 또한 각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동아시아의학들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이 동아시아의학 전체 커뮤니티의 건강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학계에서는 양질의 연구자들이 더 많이 양성되고 전체 한의계에서도 그러한 연구 방향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기를 고대합니다. 7. 이번 특집을 계기로 앞으로 기대되는 점이 있으신가요? 이번 특집호 준비 과정은 연구주제로서의 한국 한의학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실감한 기회였습니다. 같이 준비한 편집자, 연구자들도 이구동성으로 인문사회과학적 연구 주제로서의 한의학의 가능성을 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비슷한 기회가 더 많이 만들어져서 한의학이 국내외의 더 많은 청중들과 대화하기를 희망합니다. -
우즈벡 현지 의사 열정으로 ‘한국-우즈벡 한의진료센터’ 페르가나 지부 개소[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송영일 한국국제협력단 우즈베키스탄 글로벌협력의료진으로부터 우즈베키스탄 현지에서의 한국 한의학에 대한 인식 등을 소개한다. 우즈베키스탄 국립 제2병원에는 ‘O’ZBEKISTON-KOREYA SHARQ TABOBATI MARKAZI’라는 이름의 한국 한의학 진료센터가 운영되고 있으며, 이 진료센터는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에서 유일무이한 존재였다. ‘우즈벡-중국 중의학 진료센터’는 우즈벡 국립의료기관에 존재하지 않으며, 다른 전통의학 관련 진료소 역시 없다. 사설 교육기관에서는 여러 전통의학들을 섞어서 가르치고 있는 모양인데, 그 질이 매우 조악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최근 우즈벡의 페르가나란 도시에 우즈벡-대한민국 한의진료센터 페르가나 지부가 문을 열었다. 이 진료센터를 연 장본인은 울마소프 지크릴로 아비도비치로, 올해 막 30살이 된 젊은 우즈베키스탄 신경과의사다. 그는 현재 페르가나에서 침 치료로 가장 유명한 의사이며, 또한 한국 한의학을 공부하고자 하는 열정으로 가득찬 사람이다. 그는 작년 여름 이맘때쯤 방문하겠다는 언질도 없이 불쑥 찾아와 한의학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느닷없는 방문에 놀라기도 했고, 너무 자신감에 차서 오만하기까지 한 눈빛이 흥미로웠다. 한국 한의학에 대해서 무엇을 알고 있느냐고 묻자, 당당하게 수족침을 일 년간 배웠다고 대답했다. 예상치 못한 대답에 필자는 실소를 터트렸지만 울마소프는 당당했다. 어쨌든 자신이 배운 건 그게 전부이기 때문이었으리라. 수족침을 누구에게 배웠느냐고 물었더니, 한국에서 수족침을 배워온 우즈벡 사람한테 배웠다는 것이다. 무려 일 년간 배웠다는데 한 달에 한국 돈으로 2만원 정도씩 주고 나중에 수료증도 근사하게 받았다고 자랑했다. 나에게 한국 한의학을 배우고 싶다고 찾아온 울마소프 의사와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된다. 우즈벡이란 나라조차도 어디 있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데 우즈벡의 동쪽에 위치한 페르가나 지역은 더더욱 아는 사람이 드물 것이다. 페르가나 지역은 우즈베키스탄 국토의 4% 정도의 규모지만 인구의 30%가 집중돼 있어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곳이라고 한다. 그 이야기는 살기 좋은 곳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는 한혈마(汗血馬)라고 불리는 명마의 산지였다. 이 페르가나 지역에서도 울마소프의 고향은 마르길란이라는 도시이다. 마르길란은 우즈베키스탄에서 가장 큰 비단공장이 있는 곳으로, 어찌 보면 실크로드의 ‘실크’가 가장 많이 생산되는 곳이다. 수도 타슈켄트에서 울마소프 의사가 일하는 병원까지는 차로 5시간 정도 걸린다. 울마소프 의사가 침 치료를 한다고 하길래 궁금해서 새벽에 일어나 먼 길을 가보았다. 울마소프 의사가 일하는 페르가나종합병원은 350병상 규모의 큰 병원이다. 그 병원 4층 한구석에 작은 침대 3개를 가져다 놓고 침 치료를 하고 있었다. 제법 많은 환자가 대기 중이었고, 울마소프는 열심히 진료를 하고 있었다. 언뜻 보면 작은 한의원처럼 보였다. 재미있는 것은 치료를 받으러온 환자들이 자기가 맞을 침을 직접 사가지고 오는 모습이었다. 침을 한두쌈 손에 들고 의자에 앉아 대기하고 있는 환자에게 어디에서 침을 구했냐고 물었다. 페르가나에서는 약국에서 침을 살 수 있다고 했다. 타슈켄트와는 또 다른 양상이다. 진지하게 환자를 진료하는 울마소프의 태도가 많이 믿음직스러웠다. 건방 부리지 않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묻고, 배운대로 시도해보는 그의 모습에서 성실함이 보였다. 울마소프는 그 후에 타슈켄트에 3개월간 머물며 나에게 강의를 들었다. 수족침에 대한 나의 통렬한 비판에 당황해 하면서도 강의를 들은 우즈벡 의사들 중에서 가장 열심이었다. 실습시간에는 언제나 표본이 되어 본인이 직접 치료를 받아보았다. 이런 열정으로 그는 지난 5월 KOICA-KIOM 한의학 연수에도 참가하게 됐다. 이건 큰 사건이었다. 페르가나 지역 의사가 해외연수를 가는 것도 매우 드문 일 중 하나인데, 연수에 참가하게 된 과정이 아주 극적이었다. 우즈벡 의사들 중에 해외연수는 소수에게만 허용되는 것이다. 한국으로 치면 서울 사람들 중에서도 특정 대학출신들만 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보이지 않는 벽을 지방 출신의 젊은 의사가 뚫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설득하고 설명해야 했을지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런 그의 꿈과 노력이 결국 결실을 맺어서 그는 그토록 꿈에 그리던 한국에 가게 되었다. 3주는 한의학을 배우기에는 한계가 있는 시간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3주는 한 사람에게 큰 꿈을 주기에는 충분한 시간일지도 모른다. 그는 한국에 가보았고, 한국 한의학계의 최전선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직접 눈으로 보았으며, 학계의 내노라 하는 사람들을 만났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그는 우즈벡에 돌아와 페르가나종합병원장을 설득해 한국-우즈벡 한의진료센터 페르가나 지부를 열게 되었다. 울마소프 의사가 만들어낸 한의진료센터 페르가나 지부는 앞으로 한국 한의학이 우즈벡에 단단하게 뿌리내리는데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믿는다. 울마소프의 노력에 힘입어 나에게도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그것은 우즈벡 주요 도시 종합병원에 한의진료센터를 여는 것이다. -
침 치료, 편두통 억제에 효과[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KMCRIC 제목 적절한 경혈에 침 치료가 편두통의 발생을 장기간 억제할 수 있다. ◇서지사항 Zhao L, Chen J, Li Y, Sun X, Chang X, Zheng H, Gong B, Huang Y, Yang M, Wu X, Li X, Liang F. The Long-term Effect of Acupuncture for Migraine Prophylaxis: A Randomized Clinical Trial. JAMA Intern Med. 2017 Apr 1;177(4):508-15. doi: 10.1001/jamainternmed.2016.9378. ◇연구설계 RCT, 3-arms, parallel, multicenter ◇연구목적 편두통에 대한 침 치료의 장기 예방 효과 ◇질환 및 연구대상 무조짐 편두통 환자 245명 포함기준 -편두통 초기 발병이 50세 이하인 18~65세 남녀 -3개월 이상 전부터 한 달에 2~8회의 극심한 편두통이 있는 자 -편두통이 1년 이상 있는 자 제외 기준 -기질적 장애로 인한 두통이 있는 자 (지주막 출혈, 뇌출혈, 뇌색전증, 뇌혈전증, 혈관 기형, 동맥염, 고혈압, 동맥경화증) -신경계 장애가 있는 자 (질병, 면역 결핍, 출혈 장애, 알레르기) -3개월 이내에 약물로 두통 예방 치료를 한 적이 있는 자 -6개월 이내에 임신, 수유, 임신 계획이 있거나 다른 임상시험에 참여 예정자 ◇시험군중재 침 치료군 (83명): -4주 동안 30분씩 20 session의 전침 치료 (5일 연속 1일 1회 치료 후 2일 휴식)를 시행하였으며 그외 어떤 약물도 처방하지 않음. -극심한 두통이 있는 경우 SI3, LI4, ST44, LR3, GB40에 추가로 치료하고 이 경우 다른 경혈을 사용하지 않음. -침술사가 25-40mm×0.25mm 침으로 좌우측 경혈을 번갈아 가며 득기감 있도록 시행 -침 삽입 후 HANS 경혈 자극기 2/100 Hz로 환자가 감각을 느낄 때까지 강도 조절 (0.1mA-1.0mA) ◇대조군중재 1) Sham침 치료군 (80명): 바늘 수, 전기 자극, 지속 시간은 시험군과 동일하나 득기감이 없도록 하였으며, 4개의 비경혈에 시행함. 2) 대기군 (82명): 무처치 ◇평가지표 1차 유효성 평가 지표 : 0~16주차 동안 편두통 발작의 빈도 변화 2차 유효성 평가 지표 : 4~24주차 동안 편두통 일수, 평균적인 두통의 정도, 진통제 사용 횟수 ◇주요결과 · 침 치료군 (3.2±2.1)은 다른 경혈을 사용한 Sham침 치료군 (2.1±2.5)이나 대기군 (1.4±2.5)에 비해 편두통의 재발 빈도가 유의하게 더 많이 감소됨 (vs sham acupuncture deference 1.1; 95% CI, 0.4-1.9; p=0.002, vs waiting list differnece 1.8; 95% CI, 1.1-2.5; p -
“회원들의 총의 모을 수 있는 비대위 되도록 최선”[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지난 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구성된 ‘불합리한 건강보험정책 개선을 위한 전국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용환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으로부터 향후 비대위의 운영방향 등에 대해 들어본다. 노인외래정액제 등 현안 적극 대처 및 보험 조직 안정화도 지속 추진 회원의 현실적 어려움 해결하는 대회원 서비스 확대 등 소통 강화 ‘중점’ [한의신문=강환웅 기자] Q. 위원장을 맡게 된 소감 및 각오는? “현재 한의계 내부에서 일치된 합의를 이끌어내기가 다소 어려운 구조로 내몰려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노인외래정액제 개선을 비롯 비급여의 급여화가 추진되는 등 중요한 사안들이 연일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한한의사협회는 지난 12일 개최된 이사회에서 이러한 현안에 적극 대처키 위해 비대위 구성을 결의하게 됐고, ‘불합리한 건강보험정책 개선을 위한 전국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구성됐다. 마음 같아서는 위원장은 지부장 등 외부인사로 선임해 한의계의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하고, 기존의 대외 협상창구가 아닌 새로운 창구를 개설해 현안 해결에 나서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사정상 임명직 부회장으로서 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만큼 현안을 해결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더불어 비대위가 보험 분야 전체를 맡았기 때문에 그동안 부족했던 점은 보완하고, 잘된 부분들은 승계해 무엇보다 회원들의 총의를 모을 수 있는 비대위가 될 수 있도록 운영해 나갈 방침이다.” Q. 향후 비대위의 중점 추진과제는? “우선 노인외래정액제 개편과 관련 일부 언론에서 양방만 개편하고 한의계는 소외되는 구조로 진행된다고 보도된 바 있는데, 비대위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논리적인 근거와 강력한 의지로 정부정책이 편향되게 시행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누가 들어도 말도 되지 않는 방식으로 정책이 시행되지 않도록 힘을 모아갈 것이다. 또한 협회의 보험조직 임원의 수가 적다는 회원들의 우려를 개선키 위해 비대위 차원에서 보험조직을 확충, 보험정책이 보다 안정적이고 효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현재 공석인 보험이사의 공백으로 인한 정책 추진의 누수가 없도록 조직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회원들의 권익이 훼손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와 함께 한의계에서 보험 관련해서 전문가들이 많이 있는데, 이러한 분들을 진영의 논리에 얽매이지 않고 참여시켜 한의계 미래비전을 재설정해 나갈 예정이며, 이같은 비대위의 한의계 통합이라는 메시지가 내부에 올바로 전달된다면 한의계의 갈등양상을 조금이라도 완충시키는 디딤돌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Q. 회원들과의 소통 강화방안은? “집행부가 한의사의 미래를 위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있고, 현안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또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는지 등에 대해 회원들에게 적절한 시점에 적절히 보고되고, 이를 통해 회원들의 의사를 미리미리 반영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아쉽게도 그 부분은 다소 미숙하고 부족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이를 개선키 위해 비대위에서는 보험 분야를 매개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회원들과의 소통을 강화시켜 나갈 수 있는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것이다. 또 의료기기 사용과 같은 미래를 바라보는 정책 추진도 필요하겠지만 회원들이 현실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 좀 더 귀를 기울이고, 이러한 어려움들을 해결해 회원들이 겪는 아픔을 달래줄 수 있도록 대회원 서비스를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Q. 각 시도지부의 참여방안은? “노인외래정액제와 관련된 현안의 경우 시급하고 중요한 사안인 만큼 중앙 비대위는 물론 각 시도지부 차원에서도 빠른 시일 내에 비대위 구성을 통해 상호간 협력 하에 단일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한의계 내부가 다소 혼란하기는 하지만, 이와는 별도로 오직 한의사의 미래, 한의계의 미래만을 생각하고 합일된 의견으로 현안 해결에 대한 의지를 강력히 표명했으면 한다. 각 시도지부에서도 이러한 현안에 대한 시급성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하고 있는 부분인 만큼 한의계에서 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 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으며, 회원들 역시 현안 해결에 집중해 줄 것이라고 생각된다.” Q. 기타 하고 싶은 말은? “한의협의 주인은 회원들이며, 집행부는 회원들의 의지를 실현하는 조직이다. 즉 회원들이 무엇을 요구하든지 총의가 모여지면 집행부는 그것에 당연히 따를 의무가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회원들은 현안에 적극 참여하고 본인의 의사를 표명하는 것으로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집행부 퇴진운동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현재의 한의계 내부 상황으로 인해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노인외래정액제 같은 현안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우려스러운 부분이기도 하다. 앞으로 비대위는 무엇보다 한의사의 미래를 지켜나가는 데에만 초점을 맞춰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다. 회원들도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하면서 비대위가 추진하는 현안 해결을 위한 노력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 -
침 시술, 조루 치료에 효과적[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KMCRIC 제목 경구용 조루치료제 (dapoxetine)에 비해서는 낮지만 부작용 없이 편리하게 시술할 수 있는 침 치료의 효과를 확인함. ◇서지사항 Sahin S, Bicer M, Yenice MG, Seker KG, Yavuzsan AH, Tugcu V. A Prospective Randomized Controlled Study to Compare Acupuncture and Dapoxetine for the Treatment of Premature Ejaculation. Urol Int. 2016;97(1):104-11. doi: 10.1159/000445253. ◇연구설계 randomised, 4-arm ◇연구목적 경구용 조루치료제와 침 치료의 효과 및 안전성을 비교하기 위함. ◇질환 및 연구대상 평생 동안의 조루인 International Society for Sexual Medicine (ISSM)의 조루 진단 기준에 부합하면서 조루 치료제나 침 치료가 부적합한 대상자를 제외한 120명을 그룹별로 나이나 체질량지수가 유의한 차이가 나지 않도록 30명씩 배정함. ◇시험군중재 · dapoxetine 복용 그룹: 두 그룹으로 나누어 경구용 조루치료제인 dapoxetine을 각각 30mg, 60mg 복용 · acupuncture 그룹: 양측 백환수, 지실, 족삼리, 합곡, 태충 및 중극, 경외기혈인 인당에 자침 · sham acupuncture 그룹: 피험자는 따끔한 정도의 통증을 느끼도록 하지만 득기감이 없게 피부를 통과하지는 않도록 선택된 경혈의 왼쪽 1cm 위치에 sham acupuncture 시술 ◇평가지표 초 단위로 측정한 Intravaginal ejaculatory latency time (IELT)을 일차 평가지표로 하고, 간단하게 조루를 진단할 수 있는 설문지인 Premature ejaculation diagnostic tool (PEDT)을 이차 평가지표로 함. ◇주요결과 IELT와 PEDT 모두에서 60mg의 dapoxitine이 다른 그룹들에 비해 월등하게 개선된 효과를 보여주었고 (P < 0.001), 30mg의 dapoxetine도 침 그룹에 비해서는 좋은 효과를 보여주었으며 (P < 0.001), 침 그룹은 sham침 그룹에 비해 좋은 효과를 나타냈음 (P < 0.001). ◇저자 결론 조루에 침 치료는 경구용 조루 치료제인 dapoxetine에 비해서는 효과가 떨어지지만 간편한 시술로 부작용 없이 중대한 회복을 보여주었으므로 대체요법으로 타당함. ◇KMCRIC 비평 본 연구는 첫 번째 성 경험 때부터 항상 또는 거의 질 삽입 후 1분 이내이거나 삽입 이전에 사정하여 남성 성기능 장애로 진단되는 [1] 평생 동안의 조루 (lifelong PE)인 피험자를 대상으로 한 RCT 연구입니다. 이 연구에서 4주 동안 프릴리지라는 상품명으로 알려진 dapoxetine과 침 치료의 효과 및 안전성을 비교하였습니다. 기존의 우울증 치료제로 조루에도 사용되어 온 paroxetine [3,4]과 같은 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SSRI)의 단점을 개선하여 조루 치료제로 처음으로 승인받은 dapoxetine과 침 치료의 효과를 비교한 최초의 연구입니다. 대조군 없이 치료제의 양을 30mg, 60mg으로 달리한 시험군 [4]과 기존 연구 [2]를 바탕으로 백환수를 추가하여 좌우 대칭인 5개의 경혈과 중앙에 위치한 2개의 경혈에 자침하는 침군, 그리고 따끔한 정도만 느끼고 득기감이 없게 시술하는 sham침군으로 나누어 진행하였습니다. 경구용 치료제는 2주간 4회 이상의 성관계를 하기 1시간에서 3시간 전 사이에 복용하도록 하였고, 침 치료는 주 2회, 환자가 득기한 후 20분간 유침시켰습니다. IELT와 터키어로 번역된 마땅한 설문지가 없어 이차 평가지표로 주로 진단에 사용되는 PEDT를 사용하였습니다. dapoxetine은 플라시보에 비해 우수한 효과를 보이지만 [4], 4주 후 측정한 IELT에서는 더이상 효과가 발견되지는 않아 다른 약물요법이나 행동요법과 결합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나타냈습니다 [5]. 본 연구에서 침 치료는 짧은 기간이지만 4주간의 시험과 1달 후 follow-up을 통해 이전 연구와 유사하게 효과가 있었습니다. 또한, 오심, 현기, 불면, 두통, 설사와 같은 부작용은 보이지 않아 침 치료가 조루에 안전하면서도 편리한 대체요법으로서 타당함을 입증하였습니다. 기존 연구를 바탕으로 80%의 통계적 검증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그룹별로 29명을 확보해야 하지만 1~3명의 낙오자가 발생하여 27~29명만을 통계적으로 분석하였으므로 향후 더 많은 대상자와 더 오랜 기간의 시험을 통해 유효성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참고문헌 [1] Althof SE, McMahon CG, Waldinger MD, Serefoglu EC, Shindel AW, Adaikan PG, Becher E, Dean J, Giuliano F, Hellstrom WJ, Giraldi A, Glina S, Incrocci L, Jannini E, McCabe M, Parish S, Rowland D, Segraves RT, Sharlip I, Torres LO. An update of the International Society of Sexual Medicine's guidelines for the diagnosis and treatment of premature ejaculation (PE). J Sex Med. 2014 Jun;11(6):1392-422. doi: 10.1111/jsm.12504. https://www.ncbi.nlm.nih.gov/pubmed/24848686 [2] Sunay D, Sunay M, Aydo?mu? Y, Ba?bancı S, Arslan H, Karabulut A, Emir L. Acupuncture versus paroxetine for the treatment of premature ejaculation: a randomized, placebo-controlled clinical trial. Eur Urol. 2011 May;59(5):765-71. doi: 10.1016/j.eururo.2011.01.019. https://www.ncbi.nlm.nih.gov/pubmed/21256670 [3] Chen ZX. Control study on acupuncture and medication for treatment of primary simple premature ejaculation. Zhongguo Zhen Jiu. 2009 Jan;29(1):13-5. https://www.ncbi.nlm.nih.gov/pubmed/19186715 [4] Modi NB, Dresser MJ, Simon M, Lin D, Desai D, Gupta S. Single and multiple-dose pharmacokinetics of dapoxetine hydrochloride, a novel agent for the treatment of premature ejaculation. Clin Pharmacol. 2006 Mar;46(3):301-9. https://www.ncbi.nlm.nih.gov/pubmed/16490806 [5] Cormio L, Massenio P, La Rocca R, Verze P, Mirone V, Carrieri G. The combination of dapoxetine and behavioral treatment provides better results than dapoxetine alone in the management of patients with lifelong premature ejaculation. J Sex Med. 2015 Jul;12(7):1609-15. doi: 10.1111/jsm.12925. https://www.ncbi.nlm.nih.gov/pubmed/26077706 ◇KMCRIC 링크 http://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SR&access=S201608008 -
“WDMS 재등록 위해 정부가 관심갖고 적극적으로 나서야”中, 대외적으로 중․서의사 모두 의학학사학위로 기재…중의사, 필요에 따라 MD로 표기 한국 한의대,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의학 내용 교과과정에 포함돼 있어 한국 양의계, 인류의 건강증진이라는 큰 그림에서 한의약 바라봐야 베트남 전통의대 WDMS 등록에 정부의 역할 크게 작용 김영철 경희대한방병원 교수 [한의신문=김대영 기자] 최근 한국 한의과대학의 세계의학교육기관목록(WDMS) 재등재와 한의사 영문면허증의 MD 표기의 필요성을 제안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미주지역 한방 의료기관 진출 전략 개발’ 보고서를 두고 양의계가 항의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본란에서는 문제의 원인을 짚어보고 향후 해결 방안을 모색해 봤다. 이번호에서는 보고서 총괄책임자인 김영철 경희대한방병원 교수의 생각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1.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홈페이지에서 게재됐던 ‘미주지역 한방 의료기관 지출 전략 개발’ 보고서가 양의계 항의 후 내려진데 대한 입장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내용을 좀 더 보강하자고 해서 중국 등의 상황을 보강해 제출키로 했습니다. 내용이 보강된 보고서를 제출하면 추후에 다시 홈페이지에 게재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2. 보고서에서 WDMS에 한의대 재등재와 한의사 영문면허증 MD표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한의사 영문면허증 MD 표기는 현재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 한의사들이 직접 경험한 사실을 바탕으로 의료인으로서 정당한 대우를 받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제안된 것을 반영한 것입니다. 국내 의료법에서는 한의사도 의사, 치과의사와 함께 의료인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WDMS에서 한국 한의대가 누락된 이후에는 해외 진출 한의사들이 이를 제대로 인정받기 힘들어진 부분이 있습니다. 한국 한의대가 WDMS에 등록돼 의학학위로 인정받아야 국제사회에서 의학을 공부한 의료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고 의료인으로서 필요한 소양을 배웠다는 것을 확인시켜 줄 수 있는 방안 중 하나가 영문면허증 MD 표기인 셈이죠. 3. 양의계에서 한의사 영문면허증에 MD 표기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에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세계의학교육기구에서 한국 한의대의 교육과정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하는데 특정 단체의 주장만이 전달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조금만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면 금방 드러날 것입니다. 한의대의 교과과정이 의대와 동일하지 않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내용은 교과과정 중에 포함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이 정말 부럽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국가 주석까지 나서서 중의학을 ‘국의’라 치켜세우고 세계적으로 홍보하며 그 역량을 키우는데 정부가 적극 나서고 있는 점입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WDMS에 등재돼 있던 것 마저 빠지게 된 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우리 정부는 중국이 어떻게 전통의학을 육성, 발전시켜가고 있는지를 정책적으로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 양의계도 이제 인류의 건강증진을 위한다는 큰 그림에서 한의약을 바라봐야 할 것입니다. 4. WDMS에 한국 한의대 재등록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한국 한의대의 WDMS 재등재 문제는 한의대가 빠지게 된 과정에서부터 그 해법을 찾아가야 할 것입니다. 어떠한 원인으로 WDMS에서 빠지게 된 것인지를 꼼꼼하게 확인해 보고 개선시켜야 할 부분이 있다면 이를 보완해 의학을 이수한 학위임을 인정받으면 됩니다. 중국의 경우 중의사와 서의사, 중서결합의사가 있습니다. 자국내에서는 면허가 다르지만 대외적으로는 중의대, 서의대 모두 의학학사 학위(Bachelor of Medicine)로 기재됩니다. 그래서 외국에 나갈 때 필요에 따라 중의사라고도 하고 MD로 표기하기도 합니다. 물론 한국과 중국의 교육과정이 다른 부분은 있습니다. 중국 중의대에서는 양방과목을 세분화해 별도로 공부하고 서의 전공학생들은 중의 전공학생들 보다 각론에서 좀 더 깊이 있게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외적 학위는 동일하게 의학학사로 기재하고 정부에서도 이를 인정해줘 중의대는 여전히 WDMS에 등재돼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베트남 전통의대가 WDMS에 포함된 사례도 있습니다. 베트남 정부는 의학교육 개정을 위해 WFME(세계의학교육연합회)에 자문을 요청했고 당시 WFME의 기초의학교육 인허가 가이드라인과 품질보증 가이드라인을 수용해 개선한 결과였습니다. WDMS에 등재돼 있는 다른나라의 전통의대들과 한국 한의대 간 교과과정에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실시해 만약 이부분이 WDMS 재등재를 위한 핵심사항이라고 판단되고 요구되는 교과과정이 국가 정책방향과도 부합한다면 이러한 접근 방식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베트남의 경우 WDMS 등재위원회 관계자들이 내방했을 당시 복지부 차관이나 행정부 공무원들이 매우 적극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 한의대를 WDMS에서 삭제하겠다고 알려왔을 때 우리나라 보건복지부도 한의대가 WDMS에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을 회신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어떤 이유에선지 빠지게 됐습니다. 정부에서 한의학에 관심을 갖고 회신도 해준 것으로 이해는 되지만 한의사 입장에서 볼 때 WDMS에서 삭제된 이후 정부가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따져볼 수 밖에 없는 것이고 WDMS 재등록을 위해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5. 이번 문제와 관련해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의료도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발전시켜 가야 합니다. 한의약은 오랜 역사를 가진 국가적 유산이자 치료에 있어서는 실용화돼 있는 엄연한 의학입니다. 현재도 많은 국민은 한의약을 통해 질병을 치료하고 있으며 외국인들 역시 한의약의 치료 효과에 놀라워합니다. 특히 침과 부항 치료는 외국에서도 인지도가 굉장히 높아져 있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훌륭한 국가적 자원은 잘 활용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정부가 한의약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진다면 해외에서도 한국 의학이 더 각광 받을 수 있고 한국 의료의 진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에서 한국 의료와 협력을 하고자 하는 그룹 중 상당수는 다름아닌 한국 한의학의 우수성을 보고 협력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양의학이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수준이 발전했다고는 하지만 한국 의료가 해외에 진출하고자 할 때 양방만으로는 다른 나라와 차별성이 없습니다. 그러나 다른 나라의 관점에서 볼 때 한의학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기존 의료와 다르기 때문에 한국 의료가 더 잘할 수 있는 분야로 인정합니다. 그래서 해외에 한국 의료를 홍보하고 인지도를 높이는 차원에서도 한의학의 역할은 굉장히 크다고 할 것입니다. 그리고 WHO에서는 세계 전통의약 산업이 2015년 1140억 달러에서 2050년에 5조 달러 규모로 50배 정도 확대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아직은 유럽의 동종요법 등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는 있지만 한약 처방은 이에 비해 훨씬 묘미가 있고 향후 성장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의약이 향후 한국 의료가 세계로 진출하고 산업적으로도 발전하는데 더 많은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는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러한 일이 잘 진행되려면 우선 한의약의 자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한의사 자체뿐 아니라 정부에서도 균형감각을 갖고 한의약 의료환경 개선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가능할 것입니다. 또한 한의학은 시대의 흐름과 함께 동시대의 과학지식과 최신 이론을 접목해서 발전해온 학문입니다. 옛날에는 자연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최고의 이론인 음양오행사상을 의학에 접목했으며 이후로도 당대의 수많은 이론이나 최신 학설들을 임상에 적용하면서 환자 치료 경험을 축적해 왔습니다. 현 시대에도 현대의 자연과학적인 지식을 한의학에 접목하는 것은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것이죠. 미래에도 역시 인류의 건강장수를 위해 끊임없이 한의학을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데 여전히 음양오행과 같은 옛날의 사고에만 한의학을 계속 묶어두고 발전적인 미래를 제한하려는 강압적인 주장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침 치료·척추 수기 요법, 요통 관리에 효과적[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KMCRIC 제목 요통에 침 치료와 척추 수기 요법 병행 치료가 각각의 치료보다 유효한가를 알아보기 위한 대단위 무작위배정 임상시험 수행 타당성 연구 ◇서지사항 Kizhakkeveettil A, Rose KA, Kadar GE, Hurwitz EL. Integrative Acupuncture and Spinal Manipulative Therapy Versus Either Alone for Low Back Pain: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Feasibility Study. J Manipulative Physiol Ther. 2017 Mar 1. pii: S0161-4754(16)30077-X. doi: 10.1016/j.jmpt.2017.01.002. ◇연구설계 · 1개 기관, 전향적, 무작위배정 임상연구 · 요통이 있는 환자에게 무작위배정을 통해서 3개 그룹으로 나누어 치료하여 유효성을 분석 · Acupuncture (Acu)+Spinal Manipulative Therapy (SMT) 그룹, Acu 그룹, SMT 그룹 ◇연구목적 침 치료와 척추 수기 요법을 병행한 치료가 침 치료와 척추 수기 요법으로 각각 치료한 경우보다 요통 치료에 더 유효한 결과를 야기하는지 알아보기 위한 대단위 무작위배정 임상시험 수행 타당성을 연구하고자 함. ◇질환 및 연구대상 현재 요통을 앓고 있는 18세 이상 환자 ◇시험군중재 1) 침 치료 + 척추 수기 요법 결합 ◇대조군중재 1) 침 치료 2) 척추 수기 요법 ◇평가지표 Primary Outcome 1) 요통 장애 지수 : Rolland-Morris LBP Disability Questionnaire (0점~24점), 통증 정도 : NRS (Numeric Rating Scale) (0점~10점) 2) 현재의 요통 상태 3) 지난주 일상적인 요통 상태 4) 지난주 요통이 가장 낮았던 상태 5) 지난주 요통이 가장 높았던 상태 Secondary Outcome 1) 요통 상태에 대한 백분율 2) 일주일간 요통이 있던 날 3) 지난 일주일간 요통으로 인해서 학교나 직장 업무를 못 하게 된 날 4) 요통으로 인해 지난 일주일간 복용했던 약물 5) SF-36 삶의 질 척도 7개 평가 항목 6) 환자 만족도 지수 ◇주요결과 연구에 적합한 환자 208명에서 107명 제외 (81명은 선정 기준 충족 못함. 26명은 참여 거부) 총 101명 연구 대상자 포함 31명 (침 치료+척추 수기 요법), 34명 (침 치료군, 1명은 데이터 분실로 제외), 36명 (척추 수기 요법군) 추적 검사 Total 100명 참여자 14일 98명 참가자 완료 (98%) 30일 93명 참가자 완료 (93%) 60일 80명 참가자 완료 (80%) 90일 68명 참가자 완료 (68%) 120일 65명 참가자 완료 (65%) 본 연구는 연구의 타당성 및 실현가능성 (Feasibility)을 보기 위한 연구에 해당되며, 이를 위해 통계적 분석 방법을 크게 아래 3가지로 시행함. ▶ Ordinary least square regression model ▶ Mixed effects linear model ▶ Log-binomial regression 1) 요통 장애 지수: 세 그룹 모두 초기 (Baseline)에 비해서 장애 점수가 4점 이상 개선된 것을 볼 수 있었음(초기-60일). 그러나 각각 치료군에서 그룹간 통계적으로나 의학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음. 대다수의 개선은 60일 이내에 발생했으며, 대다수 참여자들은 치료 후에도 약 3점 이상의 요통 장애 점수가 남아있었음. 2) 요통 강도: 요통 장애 지수와 비슷하게 초기에서 60일까지 비슷하게 세 그룹에서 초기에 비해 current and typical LBP는 평균 약 2점, lowest LBP에서는 약 1점, highest LBP에서는 약 2.5점 정도의 향상이 보임. 각각의 치료군에서 그룹간 유의한 차이는 보이지 않음. 대다수의 개선은 초기값에 비해서 60일 이내에 있었으며, 치료 후에도 1점 이상의 강도가 남아있었음. 3) 이차 변수: 세 그룹 모두 치료 과정에 만족하는 모습을 보였고, 치료 종결 후에도 진통제를 복용하지 않은 사람이 상당수였음. 요통 장애 일수 (Days of disability), 요통 빈도 (Frequency of LBP)에서 의미 있는 감소를 보였음. SF-36에서 신체적 기능 및 체간 통증 부분에 있어서 3개군 모두에서 효과가 관찰되었음. 4) 부작용: 부작용이 나타난 그룹은 없었음. ◇저자 결론 이번 연구를 통해서 요통 치료에 침 치료와 척추 수기 요법 병행 치료를 하는 것은 둘 중 하나로 치료하는 것에 비해 좋은 결과를 야기하는지에 대한 대단위 무작위배정 임상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려주었음. 그리고 침 치료, 척추 수기 요법, 두 가지 병행 치료 모두 요통 관리에서 긍정적 이득이 있음을 보여줌. 다만 두 가지 병행 치료가 반드시 침 치료나 척추 수기 요법보다 우수한 결과를 도출하지는 못했음. 그룹 간 유의한 차이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검정력을 올리기 위해 보다 더 큰 임상연구 수행이 필요함. ◇KMCRIC 비평 본 연구는 요통에 침 치료나 척추 수기 요법 중 하나와 두 가지를 병행한 치료를 비교하기 위한 연구이며 연구 프로토콜, 참가자 모집, 데이터 수집이 타당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또한 본 연구의 강점은 통증, 장애 지수, 약물 사용, 업무 손실, 환자 만족도, 일반 건강 상태 등을 포함한 타당한 결과 측정이 포괄적으로 이뤄졌다는 데 있다 [1]. 즉, 본 연구는 100명을 대상으로 총 3개군으로 나누어 요통에 대한 A+B, A, B 치료 효과를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요통에 A+B, A, B는 모두 60일 이내에 유효한 효과를 보여줬으나 그룹 간 A+B vs. A, A+B vs. B의 유효성 결과를 보여주고 있지는 못하다. 따라서 유의한 결과 비교를 위해서는 보다 더 큰 연구 대상자 모집이 필요하다고 제시하고 있다. 또한 검증을 위해 3가지의 통계 방법을 모두 수행해봤으나, A+B vs. A, A+B vs. B 유효성 결과는 3개 통계에서 모두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연구 프로토콜, 평가 지표, 임상연구 수행 등에 있어서 큰 문제는 없으나 명확한 비교를 위해 대단위 임상연구가 필요하다. 다만 침 치료 [2,3], 척추 수기 요법 [4,5] 모두 어느 정도의 요통 치료 효과에 대해서 인정은 받고 있어도 의학적으로 확정적 효과를 보여주지는 못하는 것을 감안할 때, 요통 치료에 더욱 효과가 인정된 표준 치료와 비교 임상연구가 추가적으로 필요할 수 있겠다. 그러나 세 개 치료 모두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초기에 비해서 60일 이내에 요통이 감소한 유효성을 보여줬기 때문에, 침 치료, 척추 수기 치료, 두 가지 병합 치료는 모두 요통 치료에 우선적 치료로서 임상 진료 지침에 반영될 수 있는 근거 자료로 볼 수 있다. ◇참고문헌 [1] Kizhakkeveettil A, Rose KA, Kadar GE, Hurwitz EL. Integrative Acupuncture and Spinal Manipulative Therapy Versus Either Alone for Low Back Pain: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Feasibility Study. J Manipulative Physiol Ther. 2017 Mar-Apr;40(3):201-13. doi: 10.1016/j.jmpt.2017.01.002. https://www.ncbi.nlm.nih.gov/pubmed/28259496 [2] Furlan AD, van Tulder M, Cherkin D, Tsukayama H, Lao L, Koes B, Berman B. Acupuncture and dry-needling for low back pain: an updated systematic review within the framework of the cochrane collaboration. Spine (Phila Pa 1976). 2005 Apr 15;30(8):944-63. https://www.ncbi.nlm.nih.gov/pubmed/15834340 [3] van Tulder MW, Cherkin DC, Berman B, Lao L, Koes BW. The effectiveness of acupuncture in the management of acute and chronic low back pain. A systematic review within the framework of the Cochrane Collaboration Back Review Group. Spine (Phila Pa 1976). 1999 Jun 1;24(11):1113-23. https://www.ncbi.nlm.nih.gov/pubmed/10361661 [4] Castro-Sanchez AM, Lara-Palomo IC, Mataran-Penarrocha GA, Fernandez-de-Las-Penas C, Saavedra-Hernandez M, Cleland J, Aguilar-Ferrandiz ME. Short-term effectiveness of spinal manipulative therapy versus functional technique in patients with chronic nonspecific low back pain: a pragmatic randomized controlled trial. Spine J. 2016 Mar;16(3):302-12. doi: 10.1016/j.spinee.2015.08.057. https://www.ncbi.nlm.nih.gov/pubmed/26362233 [5] Goertz CM, Xia T, Long CR, Vining RD, Pohlman KA, DeVocht JW, Gudavalli MR, Owens EF Jr, Meeker WC, Wilder DG. Effects of spinal manipulation on sensorimotor function in low back pain patients--A randomised controlled trial. Man Ther. 2016 Feb;21:183-90. doi: 10.1016/j.math.2015.08.001. https://www.ncbi.nlm.nih.gov/pubmed/26319101 ◇KMCRIC 링크 http://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RCT&access=R201703012 -
한약재 감별 정보 – 65[한의신문] #편저자 주 : 본 기고는 1달 1회의 기고를 통하여, 한약재 감별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여 제시함으로써, 한약재 감별의 효율을 높이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K-herb사업단·우석대 한의대 본초학교실 #기고내용과 의견을 달리하는 회원들의 고견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전화(042)868-9348, (063)290-9027, 홈페이지 wshani.net/boncho 입니다. [해대, 해조, 곤포] 海帶·海藻·昆布의 기원식물은 톳과 다시마로 통일해야 최근 들어 건강에 대한 관심대상으로 떠오른 종류에 해양식물이 포함되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동안 민간요법 수준에서 사용됐던 내용에 해양식물이 가지는 신비스러운 설명이 덧붙여 지는 형태다. 하지만 한·중·일 공정서에 수재된 해양식물성 한약재에 대한 실제 내용은 극히 제한적이다. 이는 해양식물성 한약재가 그동안 사용빈도수가 높은 한약재에 속하지 않았던 것이 주된 이유이며, 이런 면에서 공정서에 수재된 내용에 대한 2차 보완 및 추가수정은 시도된 바가 거의 없었다고 보여진다. 海帶·海藻·昆布는 이에 속하는 대표적인 해양식물성 한약재에 속한다. 필자가 대학에 재학하던 시절에는 태풍이 지나간 충남 해안가에서 떠밀려온 海帶(거머리말)를 쉽게 목격할 수 있었던 기억이 있으나, 현재 海帶는 채취 금지 해양식물에 속해 귀한 존재가 되어 있다. 최근 해양식물을 정리하면서 海帶·海藻·昆布가 바다 플랑크톤 생성의 주된 식물로서 보호식물이고 채취가 금지된 것을 알게 되었다. 공정서 역시 과거에 채취금지대상이 아니었던 시기에 아무런 의심 없이 규정된 기원으로서, 그동안 한약재 사용이 희소했으며 관심대상이 아니었던 관계로 채취금지 해양식물이 공정서에 기록되어 있는 모순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海藻종류 중 하나인 톳과 昆布 종류 중 하나인 다시마의 경우에는 한약재 및 식품시장에서 지금도 쉽게 구할 수 있으며, 유익한 건강보조식품으로 취급받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海藻와 昆布 종류 중에는 역시 채취금지 해양식물을 포함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海帶는 중국 唐나라의 陳藏器가 저술한 本草拾遺에 大葉藻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淸나라의 李中立이 저술한 本草原始에서 ‘海帶出大海中石上 形似紙條調… 以系束物 故名海帶’라 하여 ‘바다의 바위 위에서 채취하며 띠와 같이 어떤 물체를 감을 수 있으므로 海帶라 한다’고 하였다. 아주 적은 언급이지만 여러 문헌에 등장하는 형태묘사를 종합하면 海帶의 기원종은 현재 공정서에서 언급하고 있는 거머리말 Zostera marina을 지칭하는 것이며, 기타 유사한 해양식물로는 현재 한약재명 昆布인 다시마 Laminaria japonica가 있다. 형태묘사에서도 유사하며, 실제적으로 현재 山東省지역에서 모두 다 海帶草라는 이름으로 통용되는 것이 그 예이고 淸나라의 吳其濬이 저술한 植物名實圖考의 海帶는 다시마 Laminaria japonica를 말하고 있다. 한편 海藻는 신농본초경 중품에 처음으로 등장하며, 陳藏器가 말하길 馬尾藻와 大葉藻 2종류가 있다고 하였던 것과 같이 大葉藻인 海帶와 혼용되었던 것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海帶·海藻·昆布는 역대 문헌에서 혼용되었던 내용이 많았음을 알 수 있다. 약재의 등급을 설명함에 있어서도 海帶는 ‘이물 및 소금같은 물질이 적게 붙어 있으며 가는 털의 섬유가 많은 것이 좋다’고 하였으며, 海藻는 ‘어두운 흑색이며 바깥면에 백색의 염분가루가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하였고, 昆布는 ‘넓고 두터우며 흰 가루가 많이 덮여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은 공통적으로 백색의 염분가루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여기에 기원에 따른 모양의 특징을 일부 기술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1. 海帶·海藻·昆布의 기원 海帶는 眼子菜科(거머리말과 ; Zosteraceae)에 속한 大葉藻(거머리말 Zostera marina Linné)의 전초로서, 우리나라의 KHP에만 유일하게 등재된 한약재이다. 海帶는 겨울을 제외한 연중채취가 가능하다. 불순물을 제거하고 담수로 깨끗이 씻어 그늘에서 말려 사용한다고 하였으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재는 채취금지 해양식물이다. 海藻는 馬尾藻科(모자반과; Sargassaceae)에 속한 알쏭이모자반(海蒿子, 大葉海藻) Sargassum pallidum (Turn.) C.Ag.(KHP, CP) 또는 톳(羊栖菜, 小葉海藻) S. fusiforme (Harv.) Setch.(KHP, CP)의 전초를 건조한 것으로, 여름과 가을에 바다 속에서 채취하여 잡질을 제거하고 담수로 씻은 다음 晒乾한다고 하였다. 하지만 이중 알쏭이모자반 역시 현재 채취금지 해양식물에 속한다. 昆布는 海帶科(다시마과; Laminariaceae)에 속한 다년생 대형 갈조식물인 다시마(海帶)Laminaria japonica Aresch.(KHP, DKP, CP, THP)와 감태(昆布) Ecklonia kurome Okam.(CP, THP)의 葉狀體를 건조한 것으로, 여름에서 가을에 걸쳐 바다 밑에서 건져내 晒乾한다고 하였다. 이중 감태 역시 현재 채취금지 해양식물에 속한다. 정리하면 海帶의 기원식물인 거머리말, 海藻의 기원식물 중 하나인 알쏭이모자반, 昆布의 기원식물 중 하나인 감태는 채취금지 해양식물에 속하므로 한약재 사용이 불가하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량의 인공증식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기원대상에서 제외해야 할 것이다. 2. 약효 1) 海帶 2) 海藻 3) 昆布 위에서 알 수 있듯이 3종 해양식물의 性味 歸經 효능주치는 유사하다. 공교롭게도 3종 모두 현재 채취금지해양식물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사용가능한 기원종만으로 새롭게 기원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즉 海藻에서의 톳(羊栖菜, 小葉海藻) S. fusiforme과 昆布에서의 다시마(海帶) Laminaria japonica를 海帶·海藻·昆布의 공통기원식물로 규정함이 마땅하다. 참고로 각각의 대표적인 응용예(海帶-玉壹散·化癭丹, 海藻-內消瘰癧丸·海藻玉壺湯, 昆布-昆布丸, 加減海藻玉壺湯)는 모두 軟堅化痰의 작용으로 癭瘤 瘰癧에 응용된 처방이었다. 아울러 사용량 역시 5~20g이며 약리실험결과도 보면 甲狀腺腫, 가벼운 혈압강하 작용, 平喘鎭咳, 혈중지질 저감, 혈액응고 억제, 면역증강, 항암, 혈당강하, 항방사선, 진통, 진정 작용 등으로 유사하였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이상 3품목 해양식물성 한약재는 淸熱化痰藥으로서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특히 癭瘤와 瘰癧등의 전통처방에서 활용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本草匯言의 ‘海帶 祛痰行水 下氣化痰 功同海藻昆布’라고 기록된 것과 같이 모두 비 슷한 효능을 나타내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3. 자연상태 및 약재상태의 검색기준 3품목 해양식물성 한약재에 대한 자연상태 및 약재상태 감별 검색표(discriminative key in natural status)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1. 육질로서 줄기에 가시모양의 돌기가 없고, 잎은 바늘모양으로 끝부분이 팽대하며, 氣囊은 곤봉모양이다------------------------海藻(톳) Sargassum fusiforme 1. 육질이 아니다 2. 대형 褐藻식물로서 성숙하면 띠모양으로 두텁고 너비는 10~50㎝이다-------------------------------------------昆布(다시마) Laminaria japo nica 2.소형 褐藻식물로서 長線形으로 너비 0.5cm정도이다--------------------------------------------------------海帶(거머리말) Zostera marina 4. 약재상태 3품목 해양식물성 한약재에 대한 약재상태의 감별 검색표(discriminative key in Herbs)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1. 육질로서 물에 담그면 나뭇가지 모양을 하고 있고 황갈색이며 육질은 두텁고 끈적끈적하며 탄력이 있다--------------------海藻(톳) Sargassum fusiforme 1. 육질이 아니다 2. 대형으로 긴 혁대모양(帶狀)이고, 물에 담그면 팽창하며 끈적끈적하다-------------------------------------------昆布(다시마) Laminaria japo nica 2. 소형으로 長線形이고, 물에 담가도 팽창하지 않으며 끈적끈적하지도 않다-------------------------------------------海帶(거머리말) Zostera marina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3품목(海帶, 海藻, 昆布)의 해양식물성 한약재는 기원식물을 현재수준에서 이용가능한 톳 Sargassum fusiforme과 다시마 Laminaria japonica로 통합관리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현재 채취금지 해양식물로 되어있는 기존 문헌의 기원식물(거머리말, 알쏭이모자반, 감태)에 대하여 학계의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보여지며, 그 내용도 증식과 대체 그리고 약효에 대한 비교검증이어야 할 것이다. -
“한약 안전성 연구는 간계내과 교수로서 반드시 ‘해야 하는 연구’”한국에서 약인성 간손상의 주범이 ‘한약’이라는 주장은 분명 잘못된 것 이번 연구 계기로 앞으로 과학적·체계적으로 한약 안전성 문제 풀어나갈 것 약인성 간손상 환자, 조기 발견 및 조치 중요…한의의료기관에서도 이화학적 검사 활용 ‘필요’ [한의신문=강환웅 기자] Q. 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A. 과거 한약은 몸에 좋고 안전한 것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어느 시점부터인가 한약의 부작용, 특히 간독성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간독성 문제와 관련된 데이터의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로서 방어적이기만 하고 무기력한 한의학계가 안타깝게 느껴졌고, 당연히 간계내과 교수로서 문제 해결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시대적 사명감 같은 것이 있었다. Q. 연구 계획 수립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A. 한약을 사용하는 주체는 한의사들인데 그동안의 한약과 관련된 간독성 연구는 주로 양의학계에서 이뤄져 왔다. 이것은 여러 가지 이유로 적절치 않은 것이고, 우리 한의학계의 책임 또한 크다고 생각된다. 한약의 간손상과 관련된 안전성 이슈들 중에서 풀어야 하는 많은 문제들은 대략적으로 △한약으로 인한 간손상의 위험도의 크기는? △한국에서는 얼마나 발생하는가? △주로 어떤 한약물이 간손상을 일으키는가? △주로 어떤 임상적 패턴을 보이는가? △주로 어떤 환자에게서 간손상의 감소성이 높은가? △어떻게 간손상의 위험을 줄이거나 예방할 것인가? 등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가능하면 많은 대상자를 전국에서 관찰해 간손상의 위험도의 크기와 임상적인 특성 등을 파악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Q. 3년 가까이 연구를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A. 처음에는 이러한 연구의 필요성에 적극 공감해 연구비를 지원해주는 기관이 없어 연구 시작이 불가능했었다. 다행히 당시 최승훈 한국한의학연구원장 등의 공감 아래 한의학연구원이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 이번 연구가 시작될 수 있는 결정적인 동력이 됐다. 10개의 한의대 부속한방병원에서 다기관 임상연구를 동일한 프로토콜에 따라 전향적으로 진행하다 보니, 각 한방병원의 입장과 참여교수들의 조건에 따라 진행하기가 쉽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전국 한의대 간계내과 교실의 모든 교수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협력해 이번 연구결과를 도출할 수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Q.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한 의의는? A. 사실 약인성 간손상은 약물 자체와 함께 복용자의 유전적 특성 및 음주 등을 비롯한 환경적 요인에 의해서 결정된다. 이번 연구의 주요 목적은 한약으로 인한 간손상의 위험도 크기를 측정하는 것이었는데, 이를 위해 입원환자 중에서 관찰키로 했고, 가능하면 입원 중 양약 사용계획이 없는 대상자를 선정했다. 연구 결과 1001명의 입원환자 중 6명이 한약 복용 중에 간손상이 보고됐으며, 이는 기존 알려진 외국의 양방병원 입원환자에 대한 연구의 약 1/2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할 수 있다. 또한 6명의 모든 간손상 예가 50세 이상의 대상자로 여성에 대한 감수성이 크다는 것과 담즙울체형보다는 간세포손상형이 한약으로 인한 간손상의 특징을 갖는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는 한약과 간독성과의 문제를 푸는데 매우 중요한 답의 하나를 한의계가 주도적으로 해결했다는 데서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된다. Q. 양방의 ‘한약에 간독성이 있다’는 주장에 대한 견해는? A. ‘한약에 간독성이 있다’라는 말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마치 한국에서 약인성 간손상의 주범이 한약인 것처럼 뉘앙스가 전달되는 것은 분명 틀린 것이다. 이제 처음으로 대규모의 전향적 연구로서 한약의 간손상의 과학적 접근을 하기 시작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지난해 경희대한방병원에서 1169명의 환자를 후향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5명(0.43%)이 한약으로 인한 간손상으로 보고돼 이번 연구보다 약간 낮은 수치를 기록한 바 있다. 또한 국내에서 비교할 수 있는 연구는 없지만, 해외 사례의 경우 스위스 양방병원 4209명의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연구에서는 입원 중 1.4%의 환자가 약인성 간손상이었고, 프랑스에서 발표한 전향적 연구에서는 1.3%라는 보고가 있다. 이번 연구 결과로 ‘한약은 간독성이 있다거나 없다’라는 논란은 불필요한 것이고, 또한 연구의 한계상 양약과의 상대적 위험도를 정확히 비교하기도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번 연구에서 간 손상이 발생한 6례 모두에서 특별한 임상증상이 없이 모두 회복되었는데, 약인성 간손상을 환자의 입장에서 보면 조기에 예측 및 발견하고 빠른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한의사들이나 한의의료기관에서의 이화학적 검사 활용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앞으로 차분하고 과학적이면서 체계적으로 한약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그동안 한약 안전성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이유 및 향후 연구계획은? A. 한약 안전성에 대한 연구는 ‘하고 싶은 연구’이기에 앞서 한의대 간계내과 교수로서 ‘해야 하는 연구’라고 생각해 왔다. 그동안 한약의 간손상 위험도를 예측하고 주로 고위험 한약물들이나 임상적 특성들을 파악하는 연구들을 해왔다. 주로 한의대생들과 함께 진행했었는데, 학생들에게 문제를 분명히 보고 과학적으로 접근해 답을 찾는 공부를 시키겠다는 의도도 있었다. 아직 풀어야 하는 문제가 너무 많지만 차분히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향후에 한약 복용이 훨씬 많은 외래환자들에게서의 약인성 간손상의 연구도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된다. Q. 한의계에 하고 싶은 말은? A. 시대가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한의계는 너무 변화에 더디거나 간혹 변화를 두려워하고 있는 듯하다. 근거중심의학이라는 흐름은 일부 그룹의 주장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 소비자들의 요구다. 그런 의미에서 500년 된 동의보감의 근거성이 약해지는 것을 아쉬워만 하지 말고, 전쟁 중에도 동의보감을 지은 허준 선생의 개척정신을 받들어 ‘온고창신(溫故創新)’하는 것이 현시대 우리들의 사명이라 생각한다. 변화 요구나 새로운 사실들의 출현을 두려워 하지 않고, 특히 한의학계가 앞장서서 연구된 근거의 소비자에서 새로운 근거의 생산자가 되기 위한 노력을 열심히 해야 한다. 혹 한의계에 과거지향적인 유전자가 우리들 몰래 깊이 내재돼 있다면, 이를 과감히 버리는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Q. 그외 하고 싶은 말은? A. 한의학을 진료현장에서 매일매일 평가하는 소비자의 소리를 깊이 들어야 한다. 한의학적으로 설명하면 시골의 어르신들은 잘 이해하고 신세대 젊은이나 과학을 공부한 사람은 더 이해하기 어렵다면, 그것은 과학이라고 할 수 없다. 지금보다도 더 과학화, 객관화, 현대화, 표준화 및 세계화해야 하는 것은 정부의 구호가 아니라 현시대 소비자들의 목소리라고 여겨진다. 올해부터 대전대 한의과대학 학장을 맡았는데, 한의대의 교육도 기성 한의사 시대의 기준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시대의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추어 교육도 해야 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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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어린이가 행복한 대한민국, 한의약이 함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