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한의학연구원 최유진 선임연구원
<편집자주>한국한의약진흥원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단장 이준혁)은 지속적으로 다양한 질환에 대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발간하고 있으며, 각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전자파일 및 홍보용 리플릿, 인포그래픽 이미지 파일 등을 국가한의임상정보포털사이트(www.nikom.or.kr/nckm)를 통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에 본란에서는 각 지침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에 참여했던 연구원들의 기고문을 소개하고자 하며, 이번 주 소개작은 ‘조현병스펙트럼장애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에 참여한 한국한의학연구원 최유진 선임연구원의 기고이다.

한의치료와 항정신병약물 병행…부작용 낮추고 치료순응도 향상
한국한의약진흥원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개발된 ‘조현병스펙트럼장애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은 조현병스펙트럼장애 환자의 한의진료 시 근거 기반의 효과적이고 안전하며 표준화된 치료 전략을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매뉴얼을 준용하고 GRADE 방법론을 적용해 객관성과 활용성을 높였다. 또한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의 검토‧인증 절차를 통과해 방법론적‧임상적‧기술적 타당성을 인정받았다.
조현병스펙트럼장애는 망상, 환각, 와해된 언어‧행동 등의 양성증상과 감퇴된 감정표현, 무의욕증, 무언증 등의 음성증상을 핵심 특징으로 하는 중증 정신질환이다. 주로 청소년기 또는 청년기에 발병하며,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아 환자의 건강과 삶의 질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조현병, 조현형 장애, 지속성 망상장애, 조현정동장애 등을 포괄하며, 사회경제적 부담이 크다. 항정신병약물이 표준치료로 활용되고 있으나, 음성증상 및 인지기능 개선의 한계, 체중 증가‧이상운동 증상 등 다양한 부작용, 치료저항성 조현병 등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한의학에서는 전광(癲狂)이 정신병적 증상을 나타내는 대표 용어로 사용됐다. 한의치료는 항정신병약물과 병행했을 때 부작용 발생률을 낮추고, 치료 순응도를 향상시키며, 우울‧불면 등 동반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치료저항성 조현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억간산(抑肝散) 임상시험에서도 한약과 항정신병약물의 복합치료 가능성이 확인된 바 있다.

항정신병약물 치료 환자 대상…세가지 권고 영역 제시
본 지침은 항정신병약물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며, 한의치료는 기존 정신의학적 치료에 병행하는 복합치료로 적용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망상‧환청 등으로 조현병 스펙트럼장애가 의심되나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경우에는 정신건강복지센터 등과 연계해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지도록 권고하고 있다.
본 지침에서는 체계적 문헌고찰을 바탕으로 한약, 침, 뜸, 기공, 명상 등 다양한 한의 중재의 근거를 평가하고, 총 22개의 권고안을 제시했다. 권고 영역은 세가지로 구성된다.
첫째, 양성‧음성증상 보완치료로 온담탕가미, 억간산 등의 한약 처방과 백회(GV20), 인당(EX-HN3) 등 주요 경혈을 이용한 침 치료, 뜸, 기공, 명상 치료를 권고했다.
둘째, 우울‧불면‧초조/흥분 등 동반증상 치료로 소요산가미, 황련해독탕 등의 한약 처방과 침 치료 병행을 권고했다.
셋째, 항정신병약물 부작용 치료 영역에서는 체중 증가, 대사증후군, 고프로락틴혈증, 변비, 추체외로 증상, 지연성 이상운동 등에 대한 한약 및 침 치료 권고안을 제시했다.
본 지침을 통해 한의사가 신뢰할 수 있는 근거 기반의 진료를 수행하고, 보건의료인력 간 협진과 소통에 기여하며, 궁극적으로 조현병스펙트럼장애 환자의 건강 및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