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의료사고 이력공개 제도 도입을 논의하는 국회 토론회에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 대한전공의협의회가 끝내 참석하지 않으면서 의료계의 공론화 참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국민의힘 이소희 의원은 지난달 29일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의실에서 ‘의료사고 이력, 국민은 알아야 합니다’를 주제로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환자가 진료나 수술을 맡길 의료인을 선택하기 전에 중대한 의료행위 관련 확정 이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의원은 토론회에 앞서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 대한전공의협의회에 수차례 참석과 의견 개진을 공식 요청했으나 세 단체 모두 불참했다고 밝혔다. 그는 “수차례 참석과 의견 개진을 요청했지만 의협·병협·대전협은 끝내 공론장에 나오지 않았다”며 “불안한 마음을 안고 수술대에 오르고 싶지 않은 환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한다고 이 문제를 피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대하더라도 공론장에 나와 무엇이 문제인지, 어느 범위까지 공개할 수 있는지, 의료인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어떤 장치가 필요한지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환자와 의사 간 더욱 공정한 계약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권용진 서울대학교 공공진료센터 교수도 의료계의 불참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의료계도 반대하고 정부도 반대한다면 국민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이로 인해 국회가 이런 법안을 발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함께 모여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데 왜 논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지도 돌아봐야 한다”며 “오늘 논의가 의료계 스스로의 자정과 더 나은 교육,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는 제22대 국회 후반기 보건복지위원장인 이만희 의원과 조배숙 의원도 참석해 환자의 알권리와 선택권 보장, 국민 안전을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 의원은 개회사에서 자신이 15세 때 척추측만증 수술 중 의료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경험과 故 신해철 씨 사례를 언급하며 토론회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수술 전에 의사의 이전 사고 이력을 알았다면 저와 부모님의 선택은 달라졌을지 모른다”며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알고 판단할 기회는 있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행법상 의료행위 중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돼도 그 죄만으로 면허가 취소되지는 않으며, 환자가 해당 형사처벌 이력을 확인할 공적 경로도 사실상 없다”며 “법원이 중대한 형사책임을 확정했는데도 환자가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없는 것은 국민 상식과 동떨어진 정보 공백이라고 지적했다.
토론에서는 공개 대상을 객관적으로 확인된 중대한 이력으로 한정하고, 공개 기간과 정보 범위, 사전 통지·소명·이의신청·정보 정정 절차 등을 법률에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정부 측 토론자로 참석한 신현두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은 ”진료 과정에서의 성범죄나 고의적인 의료범죄에 대해서는 공개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제시된 전문가와 현장의 의견을 바탕으로 공개 대상과 기간, 국가 또는 공공기관의 정보시스템 운영, 의료인의 소명·이의신청·정보 정정 절차 등을 구체화하는 법률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의료사고를 무차별적으로 공개하자는 것이 아니다. 객관적으로 확정된 중대한 이력은 환자에게 제공하고 의료인의 권리를 보호할 절차도 충분히 마련하자는 것”이라며 “국민에게는 선택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책임 있게 진료하는 대다수 의료인에게는 더 큰 신뢰가 돌아가는 균형 있는 제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계와의 대화의 문은 계속 열어두겠지만 의사단체의 불참을 이유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 환자의 알권리와 선택권에 관한 논의를 멈추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환자 안전’을 핵심 의제로 다루고,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 개선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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