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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7월 25일 (토)

“방대한 고방의 세계, ‘藥證’과 ‘方證’으로 임상의 지도를 완성하다”

“방대한 고방의 세계, ‘藥證’과 ‘方證’으로 임상의 지도를 완성하다”

대한동의방약학회 하계학생학술 특강에 다녀와서…
문혜진 학생(동신대 한의과대학 본과 3학년)

문혜진.jpg

 

[한의신문] 여름방학의 시작과 함께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간 건국대학교 경영관에서 대한동의방약학회 2026년 하계학생학술 특강이 진행됐다. 상한론과 금궤요락의 중경방(고방)’을 기반으로 현대 질환의 한약 치료를 깊이 있게 연구해 온 대한동의방약학회(이하 학회)는 이번 특강에서 개별 약재의 뼈대를 세우는 약증(藥證)’부터 처방의 거대한 줄기를 엮어내는 방증(方證)’까지 유기적인 임상 사로를 아울러 보여주었다.

 

이번 강의에서는 약증(藥證)을 중심으로 처방의 얼개와 사로를 연결하다라는 주제 아래 김휘열 원장님을 비롯한 4명의 연사님들이 강의를 진행해주셨다. 교과서 속 추상적인 문구에 갇혀 처방의 활용에 갈증을 느끼던 예비 한의사들에게 이번 이틀간의 강의는 미지의 임상 지도를 선명하게 밝혀주는 뜻깊은 이정표가 되었다.

 

물리·화학·자율신경의 삼각축으로 풀어낸 소화기계 질환

특강의 첫 포문을 연 1일차 첫 번째 세션은 학회 재무이사인 이신형 원장님께서 소화기계 및 어혈제 약물론을 주제로 강의를 해주셨다. 원장님께서는 소화불량 치료의 핵심으로 어디가 문제인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함을 강조하며, 복잡한 소화기 질환을 물리적 소화 화학적 소화 자율신경계 및 심리적 문제라는 세 가지 관점으로 대분류했다. 이는 학교 수업에서 방제학 지식을 단순 암기했던 나에게 환자를 바라보는 실전적 사로를 깨워준 대목이었다.

 

강의의 초점은 현대인들에게 다발하는 기능성 위장장애에 맞춰졌다. 기능성 위장장애는 식후불편증후군과 상복부통증증후군으로 분류되며, 임상에서는 두 증상이 독립적으로 존재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타날 수도 있다. 소화기 치료 시에는 염증 및 흥분의 제어, 위장관 운동의 제어, 조직 보호 및 재생 촉진이라는 세 가지 방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처방을 선방해야 한다.

 

이어진 구체적인 약재 설명에서는 소화기 염증 및 흥분의 제어에 속하는 황금과 황련, 위장관 운동의 제어 중 식욕 증진을 위한 인삼, 건강, 생강, 구토 억제를 위한 반하가 소개되었다. 또한 과도한 예민성에 대응하는 사로와 함께 장 운동 리듬의 정상화를 위해 귤피, 지실, 후박, 작약, 대황, 망초를 운용하는 방법과 조직 보호 및 재생 촉진에 관한 원리를 풀어나갔다.

 

나아가 고방 이외의 현대 임상에서 실전 유용성이 높은 처방 약재들까지 확장하여 다루었다. 각 약재가 가진 독특한 약증을 중심으로 약리 작용, 환자의 체표에 나타나는 구체적인 외증, 임상 효능을 극대화하는 주요 약대(藥對)의 조합을 매핑하고, 타 약재와의 감별 및 비교 포인트, 처방 시 주의점까지 꼼꼼하게 공유되었다. 특히 대황을 단순히 변을 소통시키는 통변 약재로만 국한하지 않고, 혈류 정체를 개선하고 점막 내 미세순환 장애를 해결하는 강력한 어혈제로서의 역할을 설명한 부분은 단편적 지식의 한계를 깨뜨려준 인상 깊은 대목이었다.

 

처방 공부의 큰 지도 위에서 조망하는 심폐순환 약물론

두 번째 세션은 학회 교육위원인 이승훈 원장님께서 심폐순환 약물론을 주제로 바통을 이어받았다. 강의에 들어가며 오늘 내가 하게 될 공부가 처방 공부의 큰 지도에서 어디에 위치하는가?”를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다.

 

실제 임상에서 처방을 선택하는 기준은 약증, 방증, 변증, 약리의 사로를 자유롭게 넘나들지만, 이번 강의에서는 약증을 위주로 처방을 선택하는 사로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하겠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다만 교과서적으로 완벽한 정증(正證)의 환자는 현실에서 거의 보이지 않으며, 우리에게 오는 환자들은 공부한 것에 비해 관련 증상이 적은 경우가 많으므로 부족한 여러 정보의 조합으로 감별을 진행해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부분은 예비 임상의로서 앞으로 채워나가야 할 추가적인 공부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했다.

 

본 강의는 심장의 생리와 병태에 관한 설명을 시작으로 혈압을 결정하는 다양한 변수들을 명쾌하게 짚어냈다. 앞으로 다룰 약재들이 어떤 변수를 조절하여 혈압을 다스리게 되는지 논리적으로 접근한 덕분에, 학생 입장에서 병태생리를 한층 더 선명하고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되었다. 갈근, 황기, 방기, 계지, 마황, 부자, 과루실, 해백, 행인, 오미자의 약증, 약리, 외증, 주요 약대 및 품고, 그리고 실제 증례까지 꼼꼼하고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다. 덕분에 각 약재의 핵심 특징을 머릿속에 하나의 이미지로 각인하여 기억할 수 있었다.

 

세션의 마무리로 임상 3년 차 선배로서의 개인적인 경험과 고민을 담담히 나누며, 곧 임상 현장으로 나아갈 후배들이 처방 공부를 어떤 방향성으로 헤쳐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아낌없는 조언을 건네주어 깊은 격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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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기와 인형의 연결, 사람을 잃지 않는 임상가를 꿈꾸다

1일차의 대미를 장식한 세 번째 세션에서는 학회 교육위원인 양지연 원장님께서 스트레스, 체액조절, 간담도계 약물론을 주제로 강단에 섰다. 강의에 앞서 병기와 약재의 철저한 연결, 그리고 약재가 맞는 환자의 인형(人形)’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제하면서도, “최종 판단은 언제나 단편적인 인상에 치우치지 않고 전체적인 병기와 증상 구조를 종합적으로 보고 해야 한다고 강조하여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강의는 현대 임상에서 환자들의 호소가 날로 늘어나는 스트레스 대응 약물군인 시호, 치자, 향시, 인진호, 복령, 용골,모려와 체액조절 약물군인 감초, 창출, 택사, 의이인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각 카테고리에 속하는 약물들의 약증을 바탕으로 약리, 외증, 인형, 주요 약대 및 품고, 그리고 실제 증례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강의를 이끌어 주셨다. 입체적인 설명 덕분에 약재별 특징이 직관적으로 이해되었다.

 

마무리로 약재 공부를 임상 사로로 매끄럽게 연결하는 데 길잡이가 될 추천 도서들을 소개해 주셨는데, 임상에 나가기 전 꼭 정독하리라 마음먹었다. 무엇보다 강의를 마무리하며 던지신 직관은 갖되 검증하고, 단서를 모으되 성급히 단정하지 않으며, 병기를 보되 사람을 잃지 않는 임상가가 되어라는 문장은, 예비 한의사로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지 고민이 많았던 나에게 큰 울림과 잊지 못할 이정표를 안겨주었다.

 

방증(方證)으로 엮어낸 고방의 거대한 줄기와 임상 선방의 사로

학술 특강의 이튿날은 학회 학술위원이자 총무이사인 김휘열 원장님께서 약증과 방극을 통한 처방의 계통분류 및 감별이라는 주제로 단독 세션을 이끌었다. 본격적인 강의에 앞서 오늘 이 시간은 1일차에서 배운 개별 약재에 대한 정보를 기반으로 하여 처방의 큰 라인과 흐름을 유기적으로 이해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1일차 세션들이 개별 약재 중심의 약증위주였다면 2일차 강의는 처방 중심의 방증위주로 진행된다고 선언하여 기대감을 고취시켰다.

 

우선 고방 연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일본의학사 속 길익동동(吉益東洞)의 의학 사상과 특징을 소개했다. 특히 임상 경험이 없는 학생들이 길익동동식의 처방 분류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깊이 있게 짚어주었다. 아직 임상을 겪지 못한 학부생 시기에는 변인을 철저히 통제한 정제된 정보를 먼저 명확하게 습득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러한 정제된 정보가 누적되면서 비로소 외연을 넓혀가고 임상의로서의 치료 능력을 함양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 길익동동이 제시한 방극(方極)’의 방식은 학생들이 습득하기에 가장 적절하고 정제된 방증 정보이므로, 이를 토대로 처방 공부의 든든한 중심축을 잡고 점진적으로 외연을 확장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셨다.

 

이어지는 본 강의에서는 계지제, 마황제, 복령제, 부자제, 시호제, 중초약류, 대황제로 약성 및 병리에 따라 처방 군을 나누고, 원방을 중심으로 증상에 맞춰 가감 파생된 여러 처방들을 입체적으로 소개했다. 각 계통이 가진 고유한 병태적 특징과 임상에서 어떻게 실제로 활용되는지를 풍부한 실제 증례 분석과 함께 명쾌하게 설명해주셨다. 특히 임상 실전을 간접 체험할 수 있었던 증례에서는, 단순히 증상과 처방을 연결해서 외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최초에 처방을 선택한 선방(選方)의 명확한 근거를 포착하고, 환자의 복약 후 경과에 따라 처방을 유기적으로 수정해 나가는 실제 임상의의 치열한 사고과정을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셨다.

 

하루 만에 소화하기에는 매우 방대하고 깊이 있는 내용들이었으나, 원장님께서는 시종일관 학생들과 눈을 맞추고 소통하며 어려운 개념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 설명해 주셨다.

 

부족함을 깨달은 학술의 장, 임상의 지도를 쥐고 한 걸음 더

이틀간 압축적으로 진행된 대한동의방약학회의 하계학생학술 특강은 이제 막 임상의 문턱을 바라보는 본과 3학년 학생으로서 스스로의 미흡함을 겸허히 깨닫게 해준 자극제이자, 동시에 막연했던 임상 한약학의 거대한 실타래를 풀어낼 명확한 실마리를 제공해 준 뜻깊은 시간이었다. 솔직히 학부생의 지식수준으로 이 방대한 강의의 모든 내용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이해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고, 현실 임상에서 마주할 환자들의 복잡다단한 병태 앞에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미흡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특강은 단순한 지식의 전달을 넘어, 학교 강의실에서 단편적인 약재 암기와 방제 구절에 매몰되어 갈팡질팡하던 예비 한의사들에게 앞으로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한약과 처방을 공부해야 하는지 확고한 나침반을 쥐여주었다. 1일차에 다진 촘촘한 약증의 기반 위에서 2일차에 명쾌하게 엮어낸 방증의 계통적 흐름은, 방대한 처방들을 어떻게 나만의 임상 사로로 구조화해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 있게 도왔다. 비록 모든 내용을 다 이해하지는 못했을지언정, 각 처방 계통이 임상에서 어떤 상황에 적실하게 활용되는지, 그리고 환자의 증상 변화에 맞춰 처방이 나가는 실전적 사고방식의 궤적을 엿본 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수확이었다.

 

단서를 모으되 성급히 단정하지 않고 사람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임상가, 정제된 방증의 중심을 잡고 임상의 외연을 넓혀가는 실력 있는 임상가가 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무더운 여름날의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해 준 이번 특강을 마련해 주신 학회와 강사 원장님들께 깊은 감사를 전하며, 이번에 깨달은 공부의 방향성을 이정표 삼아 더욱 치열하게 정진할 것을 스스로 약속한다. 한 단계 더 성장한 눈으로 마주하게 될 학회의 다음 학술 강의와 임상 사로가 벌써부터 깊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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