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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11일 (목)

법원, 코로나19 백신과 ‘혈전’ 인과관계 첫 인정…질병청 항소 포기

법원, 코로나19 백신과 ‘혈전’ 인과관계 첫 인정…질병청 항소 포기

24세 교사 사망 사건 원고 승소…mRNA 백신 관련 첫 판단
野 ‘코로나19 백신 피해보상 특별법’ 개정 추진…구제 기준 재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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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신문] 코로나19 예방접종 이후 발생한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으로 숨진 20대 교사에 대해 법원이 백신과 사망 간 인과관계를 인정하는 첫 판단을 내렸다.


그동안 정부가 화이자·모더나 등 mRNA 백신과 혈전증 발생 사이의 인과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던 만큼 향후 코로나19 백신 피해보상 심의와 관련 소송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Thrombosis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은 혈소판 수가 감소하면서 뇌정맥동, 내장정맥 등 흔치 않은 부위에 혈전(피떡)이 생기는 희귀 중증질환으로, 주로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기반 백신 접종 후 발생하는 면역 반응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행정법원은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사망한 故 황모 씨 유족이 질병관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피해보상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어 질병관리청도 항소를 포기하면서 판결은 5일 확정됐다.


황 씨는 전남지역 한 초등학교 체육교사로 근무하던 24세 청년으로, 2021년 7월 코로나19 백신 우선접종 대상자로 선정돼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을 받았다.


접종 후 황 씨는 소화불량과 구토, 오심 등의 증상을 호소했고, 지역 병원에서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 의심 소견을 받았다. 이후 대학병원으로 전원돼 치료를 받았으나 정맥 혈전증으로 인한 소장 허혈이 발생했고, 소장 절제술까지 시행했음에도 같은 해 9월 결국 숨졌다.


유족들은 건강했던 황 씨의 사망이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이 있다며 질병관리청을 상대로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피해보상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질병관리청은 항소를 제기한 바 있다.


질병관리청은 재판 과정에서 황 씨가 앓고 있던 기무라병(Kimura disease)이 악화되면서 혈전증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예방접종과 사망 간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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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 “명백한 증명 없어도 인과관계 추단 가능”


하지만 재판부는 서울대병원과 세종충남대학교병원의 감정 의견 등을 토대로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예방접종과 질병 사이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돼야 하는 것은 아니며, 간접사실과 제반 사정을 종합할 때 인과관계를 추단할 수 있다면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황 씨는 예방접종을 받은 지 9일 만에 이상 증상이 발생했고 이후 혈전증 치료 과정에서 사망에 이르렀다”며 “예방접종과 사망 사이의 시간적 밀접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기무라병은 일반적으로 혈소판 감소나 광범위한 정맥 혈전 형성을 일으키는 질환이 아닌 만큼 예방접종 직후 발생한 혈전증의 주된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재판부는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이 주로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백신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mRNA 백신과의 관련성을 시사하는 최신 연구들도 제시했다.


재판부는 “현재까지 연구 결과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관련성을 시사하는 다른 논거들보다 절대적으로 우월한 근거로 볼 수는 없다”며 백신과 혈전증 사이의 의학적 개연성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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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경원 의원 “자료 부족·기저질환만으로 인과성 배제 안 돼”


이에 야당은 코로나19 백신과 이상반응 사이 인과관계 추정 규정 확대과 피해자 보상에 나섰다.


나경원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 32명은 접종 피해자 구제 확대와 국가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백신 피해보상 특별법 개정안’을 10일 발의했다.


기존 현행법은 청구인이 일정한 요건을 입증해야 인과관계 추정이 가능했으나 개정안은 예방접종과 이상반응 사이에 시간적 개연성이 인정될 경우 자료가 불충분하거나 의학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청구인에게 불리하게 해석해선 안 된다는 원칙을 명시했다.


이어 기저질환이나 건강상 위험인자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예방접종과 질환 발생 사이 인과관계를 배제할 수 없도록 했다.


또한 진료비와 간병비, 장애·사망 일시보상금 중심의 현행 보상 체계에 생활지원금과 교육·취업·의료지원 등 종합 지원 체계를 신설하고, 노동능력을 상실한 피해자에 대한 생활지원금도 지급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현행법 시행 이전 ‘감염병 예방법’에 따라 보상 결정을 받은 국민도 새로운 심의기준에 따라 다시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의신청 기한 역시 보상위원회가 최초 심의기준을 확정·공고한 날부터 1년이 되는 날까지로 연장해 피해자들의 재심 기회를 확대했으며, 보상위원회와 재심위원회가 심의·의결 과정의 회의록을 작성·공개하도록 해 심의 절차의 투명성을 제고하도록 했다.


나 의원은 “사법부의 개별 판결에만 피해자 구제를 맡길 것이 아니라 입법을 통해 실질적인 구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억울한 피해자들이 신속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국회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재인 전 대통령과 정은경 장관은 피해 국민들에게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질병청은 명확하고 전향적인 심의 기준을 투명하게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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