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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11일 (월)

과학으로 보는 한약 이야기 15

과학으로 보는 한약 이야기 15

계지의 온경통맥(溫經通脈), 한 줄에 담긴 본초학의 오래된 고민

김호철 교수님(최종).jpg


김호철 교수

경희대 한의대 본초학교실 교수

(주)뉴메드 대표이사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김호철 교수(경희대 한의대 본초학교실)의 ‘과학으로 보는 한약 이야기’를 통해 임상 현장에서 자주 제기되는 한약의 궁금증과 문제들을 하나씩 짚어가며, 최신 연구 결과와 한의학적 해석을 결합해 쉽게 설명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독자들이 기존의 한약 지식을 새롭게 바라보고, 실제 진료 현장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의사라면 본초학 교재에서 계지의 효능을 이렇게 외운 기억이 있을 것이다. “발한해기(發汗解肌), 온경통맥(溫經通脈), 통양화기(通陽化氣).” 너무 익숙한 문장이라 굳이 의문을 품지 않고 지나가기 쉽다. 그런데 본초 전체를 가로로 펼쳐놓고 보면, 이 가운데 유난히 눈에 들어오는 표현이 하나 있다. 바로 “온경통맥”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효능 표현이 본초 전체에서 계지에 거의 독특하게 부여된 자리라는 사실이다. 다른 약재에서 “통맥”이나 “온경”이라는 표현이 일부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발산풍한약(發散風寒藥)이라는 분류 안에서, “산한해표”와 함께 “온경통맥”이 동시에 핵심 효능으로 자리 잡은 약재는 사실상 계지가 거의 유일하다.


왜 그럴까. 이 질문은 단순히 계지 한 약재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본초학이 약재를 어떻게 인식하고, 또 실제 임상에서 그 인식이 어디에서 흔들리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단면에 가깝다.


계지는 어디에 분류된 약인가


본초학은 기본적으로 약재를 작용 방향에 따라 나눈다. 발산풍한약, 청열약, 온리약, 활혈거어약, 보익약, 이수삼습약 등으로 구분하는 체계가 그것이다. 그리고 각 분류 안에서 효능을 비교적 일정한 언어로 정리한다. 발산풍한약은 발산풍한·해표·산한, 온리약은 온중산한·회양구역·온신장양, 활혈약은 활혈거어·행기활혈과 같은 표현이 중심이 된다.


계지는 이 체계 안에서 분명 발산풍한약으로 분류된다. 마황, 자소엽, 형개와 함께 표(表)의 풍한사를 흩는 약으로 배운다. 실제로 계지탕, 갈근탕, 소청룡탕 같은 처방에서 계지는 분명 표를 푸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임상에서 계지를 오래 써 본 사람이라면, 계지가 단순히 “표를 푸는 약”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 당귀사역탕에서 계지는 사지궐랭을 풀고, 황기계지오물탕에서는 혈비(血痺)를 다스린다. 


온경탕에서는 자궁의 허한과 한응(寒凝)을 따뜻하게 풀어주고, 계지복령환에서는 하복부의 어혈과 종괴를 다루는 자리에 들어간다. 이런 운용에서 계지는 더 이상 단순한 발산풍한약이 아니다. 오히려 안을 따뜻하게 하고, 막힌 흐름을 열어주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약재를 하나의 본성으로 보려는 사유


사실 이 문제는 단순히 분류 체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 아래에는 더 깊은 사유의 층이 있다. 본초학에는 약재를 하나의 속성·본성을 가진 존재로 보는 사유가 깊이 깔려 있다.


약재끼리의 관계를 단행(單行)·상수(相須)·상사(相使)·상외(相畏)·상오(相惡)·상반(相反)·상살(相殺)의 칠정(七情)으로 나누어, 마치 사람처럼 서로 두려워하고 미워하고 도와준다고 본 것. 한 처방 안에서 약재의 자리를 군신좌사(君臣佐使)로 배치한 것. 약재의 본성을 사기오미(四氣五味)로 규정한 것. 이 모두는 약재를 사람처럼 하나의 본성을 가진 존재로 보는 사유의 연장이다. 사물이 아니라 인격적 존재로 약재를 보는 시선이 본초학의 근저에 흐른다.


그런데 사람의 성품이 한 가지 색깔로 규정되지 않듯, 약재도 한 가지 방향으로 환원되지 않는다. 계지가 바로 그런 자리에 선 약재다. 표를 푸는 가벼움, 리를 덥히는 따뜻함, 혈맥을 통하게 하는 활달함이 한 약재 안에 함께 들어 있다. 약재를 하나의 본성으로 규정하려는 본초학의 사유 자체가 시험대에 오르는 자리가 바로 여기다.

 

김호철 교수님2.jpg

 

경맥(經脈), 표와 리의 사이에 놓은 다리


바로 여기에서 “온경통맥”이라는 표현의 의미가 드러난다.

만약 계지의 작용을 직접적으로 적는다면 “산한(散寒), 온리(溫裏), 활혈(活血)” 같은 표현이 함께 들어가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적는 순간 발산풍한약 항목에 속한 약재가 온리약과 활혈약의 영역까지 동시에 침범하게 되고, 약재의 정체성 자체가 흐려진다.

본초학자들은 이 문제를 매우 흥미로운 방식으로 해결했다. 바로 “경맥(經脈)”이라는 통로 개념을 끌어온 것이다.


생각해 보면 경맥이라는 개념 자체가 흥미롭다. 경맥은 표에도 있고 리에도 있다. 피부와 사지를 지나 장부 안으로 들어가며, 혈맥과 함께 몸 전체를 연결한다. 즉 경맥은 본초학에서 표와 리의 단단한 이분법을 부드럽게 흐리는 중간 공간이다. 표·리 어느 한쪽으로 환원되지 않는 약재를 설명하기 위해 본초학이 끌어온 중간 공간 — 이것이 “경맥”이다. 그래서 “경맥을 따뜻하게 통하게 한다”고 적으면, 어디를 직접 덥힌다고 단정하지 않으면서도 따뜻하게 하여 흐름을 열어준다는 계지의 복합적 작용을 자연스럽게 담아낼 수 있다.


온(溫)과 통맥(通脈), 두 작용의 결합


다시 말해 “온경통맥”은 단순한 수사적 표현이 아니다. 계지라는 약재가 가진 독특한 위치를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매우 정교한 효능 언어에 가깝다.


흥미로운 점은, 이 표현 안에 사실상 두 가지 작용이 동시에 들어 있다는 점이다. “온(溫)”은 안을 따뜻하게 한다는 뜻이며, 본질적으로 온리(溫裏)의 작용이다. “통맥(通脈)”은 막힌 혈맥을 통하게 한다는 뜻이며, 본질적으로 활혈(活血)의 작용이다. 즉 온경통맥은 사실상 온리와 활혈의 결합이다. 그러나 이를 그대로 “온리”와 “활혈”이라 적으면 약재의 단일한 본성이 흐트러지므로, “온”과 “통맥”이라는 표현으로 그 결합을 효능 언어 안에 담아낸 것이다.


그래서 계지복령환 같은 처방이 있는 것이다. 이 처방은 하복부의 어혈과 종괴를 다루는 활혈거어 처방이다. 여기서 계지는 더 이상 표를 푸는 자리에 있지 않다. 오히려 안을 따뜻하게 하면서 막힌 혈맥을 열어주는 자리, 즉 한응(寒凝)으로 굳어진 혈행을 다시 소통시키는 자리에 들어간다. 만약 계지가 정말 표만 푸는 약이었다면 이런 처방의 자리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 계지가 활혈거어 처방의 군약 자리에 들어간다는 사실 자체가, 계지의 효능 안에 혈맥을 통하게 하는 작용이 본래 깃들어 있었음을 임상으로 증명하는 자리다.


천 년의 임상이 빚어낸 효능 언어


물론 이것을 단순히 “한의학의 모순”이라고 볼 필요는 없다. 오히려 반대로, 본초학이 약재의 실제 작용을 매우 오래전부터 복합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증거에 가깝다. 본초학은 약재를 단순한 기능 조각들의 집합으로 보지 않았다. 약재를 살아 있는 작용의 흐름으로, 표와 리를 가로질러 움직이는 하나의 인격적 존재로 이해하려 했다.


현대 약리학에서도 하나의 성분이 여러 조직과 여러 표적에 동시에 작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계지의 주요 성분인 cinnamaldehyde 역시 혈관, 감각신경, 말초순환에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연구들이 축적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작용이 부위 특이적이지 않다는 사실이다. 표·리를 가로지르며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작용이라는 점에서, “경맥을 따뜻하게 통하게 한다”는 본초학의 표현과 자연스럽게 호응한다.


천 년 전 본초학자들은 분자 표적의 차원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임상 속에서 계지가 단순히 표만 푸는 약이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복합성을 “온경통맥”이라는 한 줄의 효능 안에 담아냈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매일 아무렇지 않게 외우는 효능 표기 한 줄 한 줄은 단순한 암기 문장이 아니다. 그것은 수많은 임상가들이 약재의 실제 작용을 설명하기 위해 오랜 시간 다듬어 온 언어의 흔적이다. 계지의 “온경통맥” 역시 마찬가지다. 그 한 줄 안에는, 약재를 하나의 본성으로 규정하려 하면서도 그 본성이 단일하게 환원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으려 했던 본초학자들의 오래된 고민이 남아 있다. 어쩌면 본초학의 깊이는 바로 그런 긴장 속에서 만들어져 온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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