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이하 한의협)가 중동전쟁으로 불어 닥친 한의 개원가의 의료용품 수급 대란에 적극 대처하기 위한 위기 대응 TF(위원장 정유옹)를 운영키로 하는 등 정부와 긴밀한 협력에 나서고 있다.
현재 한의 개원가는 약침주사기기, 파우치, 부항컵 등 상당수 의료용품의 재고가 바닥을 보이고 있어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
서울의 A원장은 “의료용품 납품 업체에 문의를 해보니 지금 확보된 물건이 소진되면 조만간 단가가 상승할 수 있다고 들었다”며 “부항컵, 약침 주사기 등의 물품 확보를 위해 평상시 보다 더 주문하려 하지만 부항컵 2호는 벌써 재고가 부족한 상태라 고민”이라고 전했다.
또한 경기도의 B원장은 “1회용 부항 컵의 품절사태로 진료하는데 있어 매우 어려운 것은 물론 각종 한의 의료용품의 수급도 언제 안정화될 수 있을지 기약이 없는 상태라 막막하다”고 밝혔다.
의료용품 유통업계 관계자도 “중동전쟁 여파로 부항 컵, 파우치, 비닐종류의 제품들이 원활하게 입고되지 않고 있다”며 “원자재 부족 및 가격 상승으로 인해 물량 확보 자체가 매우 어렵고, 확보하더라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온라인 쇼핑몰 관계자는 “한의의료기관에 공급하는 각종 의료용품의 가격이 이미 15~20% 정도 인상됐거나 더 많이 인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가격 인상만이 문제가 아니라 전쟁이 조속히 종료되지 않는다면 물량 확보 자체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 타개를 위해 한의협은 ‘한의 의료제품 수급대응 TF’를 구성하고 한의 개원가의 의료기기 및 의료용품 등의 수급 동향을 파악해 보건복지부와 일일 보고 체계를 구축하는 등 효과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수급대응 TF 정유옹 위원장은 “현재 중동전쟁이라는 예측 불허의 국제 정세 속에서 부항컵, 약침 주사기, 침 등 한의 진료의 필수 의료용품 수급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정부 및 제조·유통업계와 실시간으로 공조하여 수급 불균형을 해소할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TF는 정유옹 한의협 수석부회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위원에 이준호 부회장, 배창욱 부회장, 한창 총무/의무이사, 최성열 학술/의무이사, 김경한 학술/의무이사, 김동환 의무이사로 구성했다.
현재 정부는 한국한의약진흥원에 ‘한의약기업 안심접수센터’를 설치 운영하면서 중동 사태에 따른 한의의료 용품과 관련한 상시 모니터링 체계 구축 및 기업의 애로사항에 대한 신속한 대처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이에 앞서 정부는 6일 한의협을 비롯한 보건의약단체들과 ‘중동전쟁 대응 보건의약단체 제2차 회의’를 개최, 중동전쟁으로 빚어진 의약품, 의료기기 등 의료제품의 수급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한 의료제품 수급안정 협력 선언식을 가졌다.
이날 회의에는 보건복지부, 산업통상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 관계부처들과 한의협 등 보건의료 분야 12개 의약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의료제품 수급상황 모니터링 △정부 차원의 대응 계획 △보건의약단체 협조사항 등과 관련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와 관련 정은경 복지부장관은 “정부는 의료제품 수급 안정을 위해 의료현장의 수요가 높고 환자치료에 필수적인 의료제품 중 집중 관리가 필요한 품목을 우선 발굴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생산기업의 원료 공급 및 생산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의료제품의 수요처인 의료기관과 약국 등은 수급 상황을 매일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특히 의약품이나 의료기기는 아니지만 수급 상황에 대한 현장의 우려가 있는 멸균포장재, 약포장지, 약통, 의료폐기물통 및 봉투 등도 집중 관리 할 방침이다.
또한 수액제 포장재, 수액세트, 점안제 포장재, 주사기, 주사침, 혈액투석제품 등 의약품·의료기기 제품의 생산 및 공급도 집중 관리키로 했다.
아울러 수급상황에 따른 집중 관리 물품을 추가 발굴·관리하며, 발굴된 관리 물품은 공급 병목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급망 파악과 원료제공, 유통질서 확립, 규제 및 수가개선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집중 관리 품목의 선점‧사재기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심평원을 중심으로 한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각 단체별 자율규제를 추진하며 위반행위 발생 시 정부가 즉시 개입해 행정지도 등 필요한 조치도 시행키로 했다. 특히 식약처는 홈페이지 등에 의료제품 등의 수급 관련 애로사항을 청취하기 위한 핫라인을 개설했다.
치료재료의 경우 최근 환율 상승을 반영해 건강보험 수가를 상향 조정해 의약계의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윤성찬 회장은 “국제적인 물류 대란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한의 개원가의 경영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협회는 정부와 일일 보고 체계를 구축하는 등 유례없는 긴밀한 협력 시스템을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이어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인한 원자재 가격 폭등은 한의 의료기관의 경영 악화를 넘어 부항 시술 등 필수 한의 의료 서비스의 제공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기에 우선적으로 현재의 비정상적인 물가 상승분을 반영해 한의 건강보험 수가를 즉각 상향함으로써 인상된 의료제품 가격으로 인한 의료기관의 부담을 완화하고 의료제품 제조 및 유통 업체들의 숨통을 틔우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 참석한 보건의약단체와 정부는 의료제품의 수급불안정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보건의약단체 의료제품 수급안정 협력 선언’에 합의했으며, 의료제품 수급대응을 위한 회의를 매주 정례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