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환자의 권리를 포괄적으로 규정한 첫 기본법인 ‘환자기본법’이 제정됐다. 기존 ‘환자안전법’을 통합·대체하는 이번 법안은 환자정책의 체계적 수립과 함께 환자의 권리와 의무를 명문화함으로써 공급자 중심에서 환자 중심으로의 보건의료 패러다임 전환을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국회(의장 우원식)는 3월 31일 오후 제433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를 열고 총 70건의 안건을 처리했다.
이날 본회의에선 환자의 건강 보호와 권리 증진을 위한 기본 사항을 규정하는 ‘환자기본법 제정안’이 상정돼 재석 177명 중 175명의 찬성(98.9%)으로 가결됐다.
남인순·김윤·김선민 의원이 각각 발의한 법안을 병합한 ‘환자기본법 제정안(대안)’은 현행 ‘환자안전법’을 폐지하고 그 내용을 흡수·통합해 환자 중심의 보건의료 환경 조성을 골자로 한다.
남인순 의원은 “그간 상급종합병원 중심·공급자 중심의 의료개혁에서 벗어나 국민 중심·환자 중심의 의료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며 “환자의 권리를 체계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법 제정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메르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대유행과 보건의료인 집단행동에 따른 의료공백 등 위기 상황에서도 환자가 안정적으로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권리를 법률로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았다”며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 주요 국가들도 유사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법안은 환자정책의 체계적 추진을 위해 보건복지부 장관이 5년 단위 기본계획과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하고, 환자정책위원회를 설치해 환자 및 환자단체의 정책 참여를 제도화했다.
또한 중대한 환자안전사고 발생 시 정부의 조사 및 의료기관 개선활동 이행을 규정하고, 우수 이행기관에 대해서는 상급종합병원 지정 등에서 이를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법안은 환자의 권리를 총 12가지로 구체화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필요한 시기에 양질의 적정한 보건의료서비스를 받을 권리 △차별 없이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권리 △질병 상태·치료 방법·부작용·진료 비용 등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고 질문할 권리 △의료서비스에 대한 자기결정권 등이 포함됐다.
또한 △진료기록 열람 및 정보 제공을 받을 권리 △개인 건강정보 보호 및 제공 여부 결정권 △사생활과 비밀 보호 △안전한 환경에서 치료받을 권리도 명시됐다.
이와 함께 △의료 피해에 대한 신속·공정한 구제 권리 △건강 관련 교육을 받을 권리 △보건의료 정책에 대한 의견 제안권 △환자단체 구성 및 활동 권리 등도 포함됐다.
아울러 매년 5월 29일을 ‘환자의 날’로 지정하고, 국가와 지자체가 관련 교육·홍보를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5월 29일은 항암제 투약 오류로 사망한 정종현 군의 기일로, 해당 사건을 계기로 ‘환자안전법’이 제정된 바 있다.
남 의원은 “환자를 진료의 객체가 아닌 권리의 주체로 전환하는 데 이번 법안의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선 6·3 지방선거 출마로 공석이 된 3개 상임위원회 위원장 선거도 함께 진행됐다. 그 결과 △보건복지위원장에 소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 △법제사법위원장에 서영교 의원(더불어민주당) △행정안전위원장에 권칠승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각각 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