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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3월 03일 (화)

통합의학 병동·임상 참관…“한의학의 임상적 가치·미래 가능성 확인”

통합의학 병동·임상 참관…“한의학의 임상적 가치·미래 가능성 확인”

상지대 한의대, 대만 자제대학병원 글로벌 인턴십 성료 上편
중증 증례부터 병동 협진까지…KTM–TCM 비교 속 협력 모델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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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신문] 상지대 한의대는 지난 1월 12일부터 22일까지 대만 화련 자제대학병원에서 글로벌 인턴십을 진행, 학생들이 통합의학 환경 속에서 전통의학의 임상과 교육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자제대학병원은 자제공덕회 산하의 대표적 통합의학 병원으로, 전통의학과 현대의학을 아우르는 진료·교육 체계를 갖추고 있다. 학생들은 진료 참관, TCM Gynecology 강의, 전통 침술 교육, 입원환자 증례 토의 등에 참여하며 실제 임상 과정을 폭넓게 경험했다.

 

이에 본란에선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의 소회를 통해 통합의학 현장에서 확인한 전통의학의 가치와 가능성을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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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환자 진료 현장에서 확장된 한의학 임상의 시야” - 이소연 학생(상지대 한의대 본과 3학년)

 

본과 3학년으로서 임상에 대한 이론적 학습은 어느 정도 진행해 왔지만 중증 환자를 직접 마주하고 진료 전 과정을 가까이에서 참관한 경험은 이번 대만 자제대학병원 글로벌 인턴십이 처음이었다. 2주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한의학 임상에 대한 시야를 넓히고 향후 진로와 학습 방향을 다시 정립하는 계기가 됐다.

 

자제대학병원은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으로 규모가 매우 크고, 진료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구축돼 있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서양의학과 중의학이 대립적인 관계가 아닌 환자의 상태에 따라 자연스럽게 협진하는 구조였다. 

 

혈액검사와 영상검사 결과, 기존 진단명을 적극적으로 참고하면서도 한의학적 변증과 맥진을 통해 치료 방향을 설정하는 모습은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이 실제 임상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줬다.

 

인턴십 기간 동안 종양 환자, 만성 신질환 환자, 자가면역질환 환자, 고령 환자 등 중증도가 높은 다양한 환자를 연속적으로 접할 수 있었다. 폐암으로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 말기 대장암 환자, AFP 수치가 급격히 상승한 환자의 진료를 참관하며, 한의학이 단순

 

한 증상 완화를 넘어 전신 상태를 유지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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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음허로 설태가 소실된 환자, 장부 기능 저하로 변비와 야뇨를 호소하는 노인 환자 등 실제 환자의 혀와 맥을 바탕으로 처방을 결정하는 과정을 직접 관찰할 수 있었다. 소화기, 부인과, 면역질환, 종양 등 다양한 외래 케이스를 접하면서 환자의 생활습관, 식이, 기후 요인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처방을 조정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고령 환자에서 나타나는 기혈 허약, 심·신 기능 저하, 순환 장애를 기능적으로 해석하는 접근이 특징적이었으며, “심장이 약하면 야뇨가 많다”, “변이 처음에 단단한 것은 추진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와 같은 설명은 증상을 장부 기능과 연결하는 임상적 사고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IPD 케이스 리뷰를 통해 상한론이 단순한 고전 이론이 아니라 현재 임상에서도 유효한 사고 틀이라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태양병을 단순한 표증이 아니라 ‘정기가 외사를 저항하고 있는 상태’로 해석하는 관점, 猪苓湯과 五苓散의 적용을 열의 잔존 여부로 구분하는 방식, 그리고 결대맥의 호전을 증상이 아닌 맥의 변화로 판단하는 접근은 맥진의 중요성을 다시 인식하게 했다.

 

환자들의 한약에 대한 인식 역시 인상 깊었다. 한의 진료가 의료 시스템 안에 자연스럽게 포함되어 있어 한약 복용에 대한 신뢰도가 높았으며, 처방과 조제 과정에서 파우더 제형을 활용해 간편하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는 점도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요소로 느껴졌다. 이는 한국의 한의 의료 환경에서도 참고할 만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인턴십을 통해 한의사의 역할은 단순히 처방을 암기하고 적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환자의 전신 상태와 삶의 맥락을 이해하며 서양의학적 정보와 한의학적 판단을 통합하는 과정임을 깨달았다. 아직 임상 경험은 부족하지만, 현장에서 한의학이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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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병동에서 확인한 한의학의 임상적 위상” - 박규환 학생(상지대 한의대 본과3학년)

 

타이베이 자제병원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물리적·심리적 장벽이 없는 협진’이었다. 내과 부장 Dr. P.C. Hsieh 교수님의 병동 회진(IPD on call)을 참관하며 본 장면은 한국의 병원과는 사뭇 달랐다. 

 

중의사가 서양의학 병동을 자유롭게 오가며 환자를 진료하고, EMR을 통해 양방 의료진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있었다. 뇌졸중 급성기 환자나 대사 질환 환자에게 서양의학적 처치와 중의학적 침 치료, 한약 투여가 동시에 이뤄지는 모습은 매우 자연스러웠다. 

 

이는 협진이 제도적으로 보장된 것을 넘어 의료진 간 깊은 신뢰가 뒷받침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의학이 보완적 수단을 넘어 필수적인 치료 파트너로 자리 잡은 현장을 보며, 향후 상지대병원 실습에서도 의·한 협진을 더욱 깊이 탐구해야겠다는 동기를 얻었다.

 

침구과 Dr. C.T. Lee, Dr. Y.Y. Shen 교수님의 지도 아래 접한 침구 임상은 교과서보다 훨씬 입체적이었다. 

 

특히 ‘동씨침법(Master Tung’s Acupuncture)’과 ‘전식침법(Holographic Acupuncture)’의 실제 적용을 직접 확인한 것은 큰 수확이었다. 환부가 아닌 원위 취혈만으로 통증을 조절하는 치료 과정은 경락 체계에 대한 이해를 한층 확장시켰다. 

 

또한 중의 정형외과 Dr. H.F. Huang 교수님의 진료를 통해 강도 높은 수기 요법을 접하며 한국의 추나요법과 비교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경험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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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턴십의 가장 큰 성과는 대만의 의술을 배우는 것을 넘어 한국 한의학(KTM)과 대만 중의학(TCM)이 상호 보완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게 된 점이었다.

 

첫째, 대만의 유연한 통합 시스템은 한국이 참고할 가치가 크다. 타이베이 자제병원에서는 진단 단계부터 서양의학과 중의학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치료 효율을 높이고 있었다. 한국 역시 협진 시범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여전히 제도적·공간적 분리가 존재한다.

 

병동 회진과 차트 공유를 기반으로 한 통합 진료 체계는 환자 중심 의료를 실현하는 중요한 모델이 될 수 있다.

 

둘째, 한국 한의학의 표준화된 치료 기술 역시 중요한 경쟁력이다. 대만의 수기 요법은 개인 역량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던 반면, 한국의 추나요법은 해부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표준화되어 있다. 

 

약침 요법과 고농축 탕전 시스템 등 한국이 발전시켜 온 치료 기술 또한 중요한 강점이다. 대만의 과립제 중심 처방이 가진 복용 편의성과 한국 탕약의 치료 효과를 질환별로 적절히 활용한다면 임상적 효과는 더욱 향상될 것으로 생각한다.

 

셋째, 동아시아 전통의학 간 협력을 통한 공동 발전의 가능성이다. 대만은 국제 교류와 학술적 개방성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으며, 한국은 임상 기술의 표준화와 발전된 치료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상호 협력한다면 전통의학의 국제적 위상도 더욱 높아질 것이다. 예비 한의사로서 대만의 협진 모델과 다양한 침법을 배우는 동시에, 사암침법과 추나요법 등 한국 한의학의 정체성을 계승하는 의료인이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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