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 통인한의원 연구팀이 수행한 외국인환자 진료 분석 연구가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Medicine’에 게재된 가운데 한의의료관광이 기존 체험 위주에서 치료 중심으로 진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Research on ways to attract foreign patients to a Korean medicine clinic: a retrospective 2024 case study from Seoul’이란 제하로 게재된 이번 논문은 2024년 한 해 동안 서울 통인한의원을 방문한 외국인환자 318명의 진료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의학 기반 의료관광의 진료 특성과 발전 가능성을 분석한 후향적 사례연구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체 환자의 약 69%가 여성으로 20∼30대가 가장 많았고, 국적은 △미국(31.4%) △프랑스(12.3%) △싱가포르(8.5%) 등의 순이었다. 진료 분야는 근골격계 질환이 가장 많았지만, 내과·산부인과·정신과 질환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었으며, 전체의 53.8%는 한약 처방을 함께 받았다.
특히 한약 복용은 평균 36.6일로 장기 복용 경향을 보였고, 환제(丸劑)를 택한 비율이 탕약보다 2.3배 많아 외국인환자들의 복용 편의성에 대한 선호도도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외래 한의의료기관을 기반으로 외국인환자 진료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한 사례로, 체험 위주의 한의 의료관광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치료 수요가 뚜렷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학술적·정책적 의의가 크다는 평가다.
좌로부터 김정현 원장, 이세린 원장, 김미주 연구원, 이승환 원장, 박정수 교수.
이와 관련 제1저자인 김정현 한의사(통인한의원)는 “외국인환자들이 단기적인 통증 완화뿐 아니라 장기적인 건강 관리를 위한 한의 치료를 능동적으로 선택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며 “한의학이 관광 콘텐츠를 넘어 글로벌 헬스케어 자원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였다”고 밝혔다.
이세린 한의사(통인한의원)는 “이번 논문을 준비하면서 외국인환자들의 치료 수요와 선호 경향을 실증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면서 “한국한의약진흥원 국책사업의 활성화와 한의학 세계화에 도움이 되는 자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미주 연구원(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은 “의미 있는 연구에 참여할 기회를 얻어 감사하며, 한의학의 세계화를 바라는 학생으로서, 외국인환자 유치 및 진료 관련 데이터 분석에 기여하게 돼 큰 보람을 느꼈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배우고, 한의학이 세계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이승환 원장(통인한의원)은 “한국한의약진흥원의 국책사업을 통해 논문을 기획하고 추진할 수 있었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한의원의 외국인환자 진료와 유치 현황을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릴 수 있기를 바라며, 동료 한의사들에게도 새로운 아이디어와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교신저자인 박정수 교수(세명대학교 예방의학교실)는 “최근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데몬헌터스’의 세계적인 흥행으로 영화에 등장하는 한의 치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일차의료를 담당하는 한의원에서 이뤄진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외국인환자 수요에 한의사들이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자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한의약진흥원의 ‘2024∼2025 동남아 외국인환자 유치 활성화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향후 한의의료관광 정책 수립 및 제도 개선의 기반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