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 남태광 우석대학교 본과 3학년 학생이 학문적 성취와 공동체 기여를 인정받아 ‘2024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했다. 그는 SCI급 국제 학술지와 국내 KCI 등재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하며 연구자로서 입지를 다졌으며, 돌봄의료와 만성질환 관리 등 사회적 가치를 담은 연구를 선도해왔다. 본란에서는 자신의 연구와 활동이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감사함과 책임감을 느낀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남태광 우석대학교 본과3학년
Q.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한 소감은?
A.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처음에는 워낙 뛰어나신 분들이 많이 수상하시기 때문에 제가 받을 것이라는 확신은 없었어요. 그래서 오히려 상을 받았을 때 얼떨떨하고 안 믿기면서도 제가 걸어온 길들에 대한 인정을 받는 기분이라 더욱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특히, 앞으로 더욱 열심히 정진하라는 격려와 응원으로 느껴져서 책임감을 갖고 발전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습니다. 제가 걸어온 모든 길에는 공동체의 희생과 배려가 깃들어 있었던 만큼, 이번 수상을 통해 받은 사랑과 지지를 제 삶의 가치로 되돌려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 ‘병아리콩의 혈당 조절 효과’와 같은 연구는 어떤 계기로 시작했는지?
A. 당뇨병은 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단순히 치료를 하는 질환이라기보단 관리를 해야 하는 질환이라는 점에서 음식을 통한 조절이 중요해요. 그런 면에서 실제로도 당뇨병이나 고혈압 환자들의 경우 민간요법들을 통해서도 조절을 하려고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런 것들이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면서 한편으로는 검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당시에 당뇨병 환자들한테 병아리콩뿐만 아니라 돼지감자, 오디, 여주 등 유행하던 민간 음식들을 찾아보면서 실제 성분과 임상연구들을 바탕으로 실제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일 수 있는가를 확인하고자 연구를 시작했습니다.뿐만 아니라 당시 저를 지도해주셨던 진단학교실의 오용택 교수님과 예방의학교실의 김경한 교수님께서도 관심 있는 분야들과 궁금증을 주도적으로 찾아보고 연구해 보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하시며 논문을 작성하는 데 많은 지원을 해주셨고, 결과적으로 그런 가르침들과 분위기가 제가 궁금한 점이 생길 때마다 편히 연구할 수 있는 배경이 된 것 같습니다.
Q. 당뇨병과 관련된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A. 제가 어릴 때 운동하다가 케톤산증이 온 적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 어릴 때부터 관련 질환인 당뇨병에 관심이 많아지고, 봉사나 여러 활동들을 통해 당뇨병 환자들을 많이 볼 수 있었어요. 많은 환자들을 직간접적으로 보면서 느낀 건 모든 만성질환이 그렇겠지만 특히 당뇨병 환자들은 관리 수준에 따라 예후가 천차만별이라는 점이었어요. 단순히 당뇨병만의 문제가 아니라 관리가 되지 않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심혈관계, 신경계 합병증 등 사소할 수 있지만 엄격하게 관리되지 않으면 심각한 후유증이 따를 수 있음을 보고 배웠어요. 그렇기 때문의 의사의 역할은 그 사소한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느꼈고, 이를 위해서는 저부터가 당뇨병, 만성질환을 더 잘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Q. 연구 과정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A. 연구는 아닌데, 비슷하게 올해 필리핀 한의약 수출 가이드라인 개정판을 제작하는 일에 참여를 한 적이 있어요. 사실 거창한 이유는 없었고 필리핀이 개인적으로 내적 친밀감이 있는 나라라서 참여를 했었는데, 제 생각보다 훨씬 의학적 내용보다는 행정적, 제도적 절차를 중심으로 작성해야 하는 일이더라구요. 그래서 처음에는 너무 재미없고 힘들었어요.그런데 가이드라인을 위해 케이스들을 찾다 보니 생각보다 필리핀에서 한의 진료를 보시는 분들도 많고, 제 필리핀 친구들도 Acupuncture와 Herbal medicine들에 호의적인 것들을 알게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점점 외국인 진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게 되고 이를 계기로 이후 필리핀으로의 의료봉사를 기획하게 됐어요. 아무 생각 없이 시작했던, 어쩌면 시작하고 난 후에는 하기 싫었던 일인데, 오히려 그 덕에 또 새로운 길을 발견했다는 점이 이 경험이 기억에 남는 가장 큰 이유 같아요.
Q. 폭넓은 활동을 해왔는데, 그 원동력은?
A. 학생일 때 내가 좋아하고 관심 있는 것들을 많이 해보자는 생각이 가장 큰 원동력이었던 것 같아요. 만성질환, 원격의료, 연구, 봉사, 국제의료 등등 학생일 때 얕더라도 넓게 다양하고 많은 것들을 경험해 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제가 원하고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 참 감사하겠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그리고 사실 학부생으로서 이례적인 활동이라고 말씀해 주셨지만, 오히려 학부생이기 때문에 이만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학생들은 아직까진 길이 정해지지 않았고, 도움이 필요하면 교수님들, 선배님들, 혹은 친구들에게 부탁하고 배워나갈 수 있는 입장이기에 더 과감하게 많은 활동들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현재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연구 주제는?
A. 최근에는 의료인공지능이나 변화하는 의료 환경에 관심을 갖고 있어요.인공지능과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학생인 저조차도 체감할 만큼 의료환경이 굉장히 많이 변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가령, 의사의 진료를 보조하는 인공지능이라던가, 과거에는 내원을 해서 환자들의 의료데이터를 확인했다면, 이제는 CGM이나 헬스케어 기어들을 통해서 환자들의 데이터에 원격으로 접근하고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의료에 대한 접근성과 편의성이 굉장히 높아졌다는 걸 느껴요. 뿐만 아니라 Hallucination 이슈가 있긴 하지만 의료소비자의 입장에서도 Chat GPT를 이용하면 기초적인 수준의 의학적 조언을 얻을 수 있다 보니 인공지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구요.이러한 변화들에 맞춰서 이런 발전된 기술들의 정확성을 어떻게 높이고 바람직하게 활용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해요. 특히, 의료취약지 환자라던가, 진료에 의존적일 수밖에 없는 만성질환 환자들에게 어떻게 더 편리하고 정확하게 의학적 처치를 해줄 수 있을지, 그리고 한의사가 이러한 환경 속에서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저뿐만 아니라 많은 한의사, 한의대생 선생님들의 고민이 필요할 것 같아요.
Q. 한의학적 접근이 필요한 사회적 문제는?
A. 넓은 의미의 커뮤니티 케어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를 것 같아요. 단순히 노인, 장애인, 정신질환자뿐만 아니라 점점 1인가구나 소형가구들이 많아지고 있고 쿠팡이나 여러 플랫폼의 발달로 문밖에 나가지 않고도 충분히 온라인으로 연결되어 살아갈 수 있게 되면서 오히려 역설적으로 사회와 단절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러한 환자들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방문의료나 돌봄의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기존의 돌봄의료와 달리 단순히 병을 치료해 주는 것까지가 아닌 사회적인 재활까지 할 수 있는 좀더 넓은 의미의 커뮤니티 케어가 필요할 거라고 생각해요.
Q. 한의신문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A. 저는 졸업 후에 한의사로서 다양한 일들을 해보고 싶어요. 그 과정에서 한의학이 더 좋은 방향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길을 찾는 데 도움이 되고 싶어요.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하여 한의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