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 은퇴를 앞둔 60년대생보다 오히려 70년대생이 자녀 부양, 부모 부양, 자기 부양 등 ‘돌봄 삼중고’의 압박 속에서 ‘돌봄피크(Peak)’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돌봄과 미래(이사장 김용익)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만 50세 이상 베이비부머 성인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돌봄 인식조사’를 진행한 결과 은퇴를 앞둔 60년대생보다 70년대생들이 주관적 건강지수, 노후 준비, 돌봄 인식 등 여러 측면에서 더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0년대생 4명 중 1명 ‘부모와 자녀 이중 부양’
자녀‧부모 부양 조사에 따르면 70년대생 베이비부머 중 25%는 부모와 자녀를 이중 부양하고 있었으며, 이는 60년대생의 15%보다 10%나 높은 수치였다. 이중 부양자의 월평균 지출 금액은 60년대생 164만원, 70년대생 155만원으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또한 60년대생의 43%, 70년대생의 76%가 자녀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하고 있었으며, 자녀 부양에 지출하는 금액은 60년대생의 경우 월평균 88만원, 70년대생은 월평균 107만원을 지출했다.
이어 자녀와 부모에 대한 경제적 지원에 대해 각각 ‘부담스럽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60년대생 46%, 33% 70년대생 57%, 48%로 조사돼 70년대생이 느끼는 돌봄에 대한 부담감은 60년대생을 크게 상회했으며, 그중에서도 자녀 부양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70년대생 과반수 현재 일자리 ‘불안감’
현재 경제활동과 일자리 인식과 관련한 조사에서는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에 대해 ‘불안감을 느낀다’고 응답한 비율이 70년대생이 56%로 60년대생의 46%보다 10%나 높게 나타났으며, 연금을 받기 전 소득 공백에 대해서는 60년대생 81%, 70년대생 91%가 ‘걱정된다’고 응답해 양쪽 세대 모두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후준비와 노후 주요 소득원 조사에서는 ‘노후 준비를 하고 있다’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에서 60년대생이 62%인데 비해 70년대생은 50%로 절반 수준에 그친 가운데, 노후를 위한 경제적 준비로는 60년대생과 70년대생 모두 ‘국민연금’이 각각 80%와 78%로 가장 높았지만, 사적연금은 60년대생 34%, 70년대생 48%로 70년대생이 14% 높았다.
특히 미래 노후 주요 소득원에 대해서는 60년대생의 54%가 국민연금이라고 응답한 반면 70년대생은 39%에 불과했으며, 오히려 예금, 부동산 자산, 주식, 사적연금 등이 노후 주요 소득원이 될 것이라는 응답이 48%로 높게 나타났다.
70년대생 건강 인식 ‘부정적’…노후 돌봄서비스도 부족하다고 인식
건강과 기대수명 관련해서는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에 대해 각각 ‘좋다’고 응답한 비율이 60년대생 51%, 75%, 70년대생은 40%, 62%로 70년대생이 더 낮게 조사됐으며, 기대수명 역시 60년대생은 평균 85.6년이었지만 70년대생은 83.3년으로 더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노년에 돌봄이 필요할 때 살기 원하는 장소로는 60년대생과 70년대생 모두 ‘살고 있던 집에서’라는 응답이 52%로 가장 높았다.
노인요양시설 이용 시 지불 의향 금액은 60년대생 87만원, 70년대생 89만원 이었으며, 노인요양시설에 대해 60년대생과 70년대생 56%가 ‘긍정적’이라고 응답했으나, 노인요양시설에 가능하면 입소하고 싶지 않다는 응답(60년대생 51%, 70년대생 50%)이 높았으며, ‘적극 입소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양쪽 세대 모두 30%대에 불과했다(60년대생 32%, 70년대생 33%).
또한 우리나라 돌봄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응답은 60년대생 78%, 70년대생 85%로 은퇴를 목전에 둔 60년대생보다 오히려 50대 초반의 70년대생이 돌봄서비스 부족에 대한 인식이 높았으며, 지금보다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60년대생 86%, 70년대생 91%로 돌봄서비스 확대에 대한 요구 역시 70년대생이 높았다.
“새로운 돌봄 세대에 대한 정책 연구‧개발 시급”
이번 조사와 관련 김용익 이사장은 “이 같은 결과들은 자녀 부양 부담이 감소하는 60년대생보다 부모 부양과 함께 자녀 부양까지 책임져야 하는 70년대생이야말로 ‘돌봄 부담의 정점(Peak)’에 있다”며 “이로 인해 정작 자신은 건강 관리, 노후 준비 등 자기 돌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이사장은 “앞으로 10년여에 걸쳐 60년대생, 70년대생 베이비부머들이 대거 은퇴를 하게 됨에 따라 돌봄 수요가 폭발하게 될 것이 예상된다”며 “하지만 이들은 과거의 노인과는 다른 사회적 경험을 한 새로운 돌봄 세대로 기존의 돌봄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이들에 맞춘 장기적 돌봄 정책의 연구와 개발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