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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4일 (일)

[르포] 창덕궁 약방에서 더위 피하고 동의보감 알아보세요

[르포] 창덕궁 약방에서 더위 피하고 동의보감 알아보세요

동의보감부터 궁중일상 전시 관람까지…다양한 한의약 체험도 가능
한의약적 피서법 제호탕과 오미자탕으로 더위 해소

창덕궁 (1).jpg

 

[한의신문=강준혁 기자] 한국 4대 명절 중 하나인 단오를 맞아 창덕궁 약방에서 동의보감과 한의약에 대한 지식을 얻고 한의약을 통한 건강한 여름나기를 즐길 수 있는 행사가 개최됐다. 창덕궁 약방에서 진행되는 ‘궁 피서 가자! 창덕궁 약방에서 시원한 여름나기’를 통해서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다음달 18일까지 매주 수∼일요일에 창덕궁 약방을 개방하고 있다. 창덕궁 약방에 직접 방문해 봤다.

 

◇ 궁궐 안 의료기관 ‘창덕궁 약방’

 

방문한 날, 창덕궁 약방은 관람객들에게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쉼터로서 역할하고 있었다.

 

약방은 궁궐 안에 있는 의료기관으로 내의원이라고도 불렸으며, 의료행정기관인 전의감, 서민치료를 담당했던 혜민서와 함께 조선의 대표적인 의료기관이었다.

 

창덕궁 약방은 왕실의 진료와 의약을 담당하고, 차와 보양식을 올렸다. 또한 각종 한의학 서적이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창덕궁 (2).jpg

 

순종대 약방은 창덕궁 성정각 영역으로 옮겨져 이후 건물이 헐렸다가 2005년 현재 위치에 복원됐다. 창덕궁 궐내각사 권역에 위치한 약방은 복원이 완료된 2005년부터 특별전시와 각종 행사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날 방문했을 때도 창덕궁 약방은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 동의보감에 대한 전시를 관람하고 있었다.

 

이번 한 달간의 약방 개방은 여름철 안전사고 예방차원에서 창덕궁을 찾는 관람객이 폭염을 피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실내공간을 제공하고 국민의 문화유산인 동의보감에 대한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취지로 기획됐다.

 

◇ 향기주머니 체험에 외국인들 관심 UP

 

개방기간 동안 약방을 찾는 관람객들은 △약탕 조제도구 등 재현품 전시관람 △약향주머니 만들기 체험(매주 금·토요일 50명 선착순)과 함께 건강하고 시원한 여름을 날 수 있도록 △내의원에서 올린 청량음료 제호탕과 오미자 시음(매일 약 100잔, 오후 1시부터 재료 소진 시까지) 등의 다양한 체험활동을 즐길 수 있다.

 

약향주머니 만들기 체험은 다양한 효능이 있는 한약재인 박하·정향·천궁·당귀·팔각 등을 주머니에 넣어 직접 약초 향기주머니를 만들어 볼 수 있다. 만든 약초 향기주머니는 가져가는 것도 가능하다.

 

창덕궁 (3).jpg

 

이날도 한 외국인 가족이 약초 향기주머니를 만들면서 한의약 문화를 즐기고 있었다. 이들은 “약초 향을 맡으니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라면서 “악취를 없애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될 거 같다”고 말했다.

 

무료로 제공되는 제호탕은 더위와 열을 식히고 갈증을 해소해 주는 음료로, 여러 문헌기록에 따르면 단옷날 궁중 내의원에서 제호탕을 만들어 올리면 임금이 기로소에 하사했다. 또한 온열질환을 해소하는 탕제(탕약)의 재료로 활용되었던 오미자는 기호 식품으로 선호도가 높았으며, 조선왕조실록에는 성종이 온열질환을 앓을 때 오미자탕(五味子湯)을 처방받았다고 기록돼 있고, 영조가 평소 오미자차를 즐겨 마셨다는 기록도 존재한다.

 

◇ 동의보감 다국어 핸드북도 받아 가세요

 

약방에 방문했을 때 느낀 점은 동의보감과 관련된 이야기가 정말 많다는 것이었다. 약방 한켠에 위치한 서적에는 동의보감을 주제로 한 서적들을 자유롭게 볼 수 있게 돼 있었다.

 

또한 조선시대 한의약 관련 전시품들도 눈길을 끌었다. △내의녀당의 △내의녀치마 △의관단령 등 의복을 비롯해 △시우쇠 숭숭이 반닫이 △전주애기삼충장 △흑감나무머릿장 △궤장석 등 한의약과 관련된 전시품들에 외국인 관람객들도 많은 관심을 가졌다.

 

또한 △어의단령 △유기촛대 △약장 △어의목화 △어의사모 등 국가무형유산 보유자들이 제작한 전시품도 관심을 모았다.

 

창덕궁 (4).jpg

 

특히 행사 기간에 약방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람객은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에서 기증한 ‘동의보감 다국어 핸드북’을 받을 수 있다. 핸드북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동의보감 활용 및 홍보사업의 일환으로 국가유산청, 경상남도, 산청군의 지원을 받아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에서 발행했다.


동의보감은 16세기 이전 동아시아의 의학 관련 서적을 집대성한 대표 한의약 서적이자 오늘날 현대 의료문화에도 직·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만난 한 프랑스인 관람객은 “동의보감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좋았고, 한국의 한의약과 관련돼 다양한 체험을 진행할 수 있어 유익했다”며 “오늘 행사가 이번 한국 여행 중 했던 가장 특별했던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인 관람객은 “오늘 창덕궁에 와서 한의약을 처음 경험해 봤는데 정말 뜻깊은 경험이었다”면서 “특히 오미자차를 마시니 무더위를 식힐 수 있었고, 앞으로도 한의약에 많은 관심 가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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