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주혜지 기자]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선택하는 것,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 첫 번째 단계”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원장 김헌주)이 주최하는 제10차 미래 건강전략 포럼이 ‘넘쳐나는 건강정보, 과연 나는 안전한가?’란 주제로 26일 한국과학기술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첫 번째 주제 발표에 나선 백혜진 한양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미디어 건강정보 : 현황, 사례, 제언’을 발표하며 인포데믹(Information과 Epidemic의 합성어)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백혜진 교수는 “코로나 이전에는 루머라는 용어가 지배적이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해서 굉장히 많은 가짜뉴스가 나오면서 많은 영향력을 미쳤기 때문에 훨씬 더 체계적인 논의가 시작됐다”고 운을 뗐다.
백 교수에 따르면, 오정보는 생산자·확산자의 고의성 및 수용자의 정보 감지에 따라서 잘못된 정보(Misinformation)과 허위 정보(Disinformation)으로 나눌 수 있다.
잘못된 건강정보에 대한 사례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실제로 ‘네트워크 기반 인포데믹 위험도 모델 연구’에서 백신을 찬성하는 운동보다 거부하는 운동이 파급력이 크다는, 즉 부정적인 정보가 더 큰 영향력을 가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Islam의 연구에서 2020년 1월부터 4월까지를 기준으로 전 세계 87개국 25개 언어로 표현된 2311건의 인포데믹 자료를 확인한 결과, 80%는 단순 루머, 7.8%는 음모론, 이외 3.5%는 오명 관련 정보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눈만 봐도 코로나가 전염된다’, ‘코로나보다 백신이 더 위험하다’, ‘백신 접종자에게서 괴물체 발견’ 등 가짜뉴스가 끊임없었다.
가짜뉴스들은 결과적으로 의료인과 제도에 대한 불신과 저항, 개인들의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인한 사망과 상해 증가 등의 다양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떠한 전략을 세워야할까? 백 교수는 우선 정보 생태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예방과 대응 같은 공급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이 어떻게 정보를 소비하고 생산하는지 수요 측면을 모두 고려해야한다고 밝혔다.
백 교수는 “잘못된 건강 정보에 대해 다차원, 다수준, 다단계 대응이 필요하다”며 “또한 건강당국의 정책과 규제뿐만 아니라 의료인, 기자, 정보 소비자, 공동체 리더 등의 유기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4C(△Collaboration △Cooperation △Coordination △Communication)를 강조했다.
두 번째 연자인 조비룡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국가 건강정보 제공 체계와 의의’를 강의했다. 조 교수는 국내의 국가건강정보포털, 헬스브리즈를 비롯한 미국, 영국, 호주의 사례를 소개했다.
조 교수는 국가건강정보포털을 “국민의 수요에 기반하여 검증된 양질의 건강·질병 정보를 통합적·체계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의학전문가의 검증된 정보 △쉬운 용어, 시각자료 활용 등을 통한 알기 쉬운 정보 △질병정보·의약품 정보 등 건강의료 관련 통합적 정보 제공 등을 목표로 꼽았다.
이어 조 교수는 신규 건강정보 개발 프로세스를 설명했다. 국가건강정보포털에서는 신뢰할 수 있는 건강정보를 생산하기 위해 우선 콘텐츠를 기획하고, 전문감수단에서 집필자를 선정한다. 이후 소비자 전문기관의 의견수렴을 거쳐 콘텐츠 집필 및 교정 이후 건강정보를 제공한다.
조 교수는 국가건강정보포털의 향후 발전 전략으로 다양하고 포괄적인 정보 개발 및 제공, 시각적 자료 및 기술을 통한 사용자 경험 개선, 맞춤형 건강정보 검색 및 제공, 건강정보와 PHR의 연계로 맞춤형 건강정보 적극적 제공을 제시했다.
이돈형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연구통계팀장은 ‘건강정보 게시물 가이드라인을 활용한 온라인 건강정보 모니터링’을 발표했다.
이돈형 팀장에 따르면, 건강정보 게시물 가이드라인은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HP2030) 의 ‘모든 사람이 평생 건강을 누리는 사회’ 슬로건 아래 건강정보 생산자 책임을 강화하고, 건강정보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건강정보 게시물 가이드라인 개발을 위해 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와 함께 연구를 추진했으며, 전문가 의견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을 통해 보완된 가이드라인안이 배포됐다.
가이드라인은 10가지 핵심 원칙을 담고 있다. 우선 건강정보를 생산(게시)할 때는 △이해하기 쉽고, 명확한 표현 사용 △거짓이나 과장 주의 △근거 기반 건강정보 생산 △출처 및 날짜 제시 △이해관계나 광고 여부 표시 등이 있으며, 건강정보를 이용할 때는 △건강정보 출처 확인 △건강정보 날짜 확인 △건강정보 목적 확인 △건강정보를 비교하여 구별 △합리적 의심 등이 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는 이외에도 올바른 건강정보 생산(게시)를 위한 자율점검표를 제공해 스스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이돈형 팀장은 향후 과제에 있어 “보건분야 뿐만 아니라 언론과 교육분야와도 협업을 통해 가이드라인 확산이 필요하다”며 “이 밖에도 건강 위해정보에 대한 조기 대응체계 마련과, 올바른 건강정보를 아카이빙한 건강정보 도서관(가칭)을 구축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래 건강전략 포럼은 국민건강 정책 관련 주요 이슈와 개선 필요사항을 발굴하고, 쟁점사항에 대한 토론의 장 마련을 통해 향후 국민 건강관리 정책 방향성을 논의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기획돼 '21년부터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