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강준혁 기자] 여름철 만성기침 질환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한의약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만성기침은 한의약을 통해서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치료 후 호흡곤란이나 피로감 등의 후유증이 남는 경우에도 한의치료가 증상 완화에 큰 효과를 발휘한다.
대략 8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을 만성기침으로 정의하는데, 기침은 그 자체로서도 인체의 호흡기를 크게 곤란하게 하지만 기침으로 인한 피로감, 두통, 목쉼, 요실금, 근골격계 동통 등과 같은 합병증을 야기한다.
만성기침은 비염, 천식, 알레르기, 역류성 식도염, 잦은 흡연, 장시간 오염된 공기 노출 등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장기간 만성기침을 앓게 되면 호흡기 손상이나 염증을 유발해 건강을 위협하기도 한다.
특히 만성기침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는 3주 이상 기침이 지속되면 의료기관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진료를 받을 것을 권고한다.
◇ 만성기침은 한의약으로 치료 가능
만성적으로 기침을 하는 것은 기관지에서 이물질을 배출하기 위한 작용인데, 이때 기관지로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때 이물질이 몸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는 상태에서 자꾸 기침을 하게 된다.
특히 만성기침은 한의약으로도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한의의료기관에서는 호흡기와 기관지로 혈액순환을 집중시키는 한약 치료로 만성기침을 없애는 데 주력한다.
호흡기 질환의 한의치료는 인삼, 황기, 당귀 등이 가미된 한약 처방을 통해 환자의 약해진 폐 기능을 강화하고, 면역력과 원기를 증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원기를 보충하는 한약 치료와 함께 막힌 기혈을 소통시키고, 신체 면역력을 활성화하는 경락을 자극해 혈액 순환을 개선하는 침과 뜸 치료를 병행하면 효과적이다.
장기간의 증상으로 약해진 체력 회복과 근력 강화를 위해 추나 치료와 약침 치료도 큰 도움이 되며, 폐를 따뜻하게 하고 기를 소통하게 하여 기침 증상을 완화시키는 온열 치료도 효과적이다.
이와 함께 충분한 휴식, 수분 섭취, 따뜻한 음식 섭취 등의 생활 관리도 중요하다. 찬 음식이나 자극적인 음식도 피하는 게 좋다.
또한 만성기침은 대기 중의 각종 오염 물질들이 코나 입으로 침투하면서 증상이 더욱 악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평소 거주하는 실내 환경을 쾌적하게 만들어 주기 위해 공기청정기 사용이나 주기적으로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는 것도 좋다.
이와 더불어 기침 예절을 생활화하는 것도 중요한데, 기침할 때는 휴지나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고, 사용한 휴지나 마스크는 즉시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
특히 만성기침의 후유증 개선에도 한의약 요법이 도움을 줄 수 있다. 한약 치료는 몸의 진액을 보충하고, 면역력을 강화해 기침을 멈추게 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 한약의 만성기침 치료 효과, 객관적 연구로 규명
최근에는 이러한 만성기침에 대한 한약의 치료 효과를 규명해 낸 연구가 발표돼 눈길을 끈다.
‘Herbal medicine for the treatment of chronic cough: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저자 이보람, 권찬영, 서효원, 김예지, 김관일, 이범준, 이준환)’가 SCI(E)급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Pharmacology(2023 Impact factor 4.4)’에 게재됐다.
이 연구는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수행하고 있는 만성기침에 대한 한의의료기술의 임상근거 창출 및 집적하는 연구 과제(연구책임자 한의과학연구부 이준환 박사) 하에 진행됐다.
먼저 만성기침 한의의료기술 연구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주제범위 문헌고찰(scoping review)을 수행했고, 이를 기반으로 한약의 임상 효과 및 안전성 근거를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논문에서는 성인에서 8주 이상, 소아청소년에서 4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기침에 대한 한약 치료 임상 근거를 기침의 원인, 환자의 연령, 출판 언어 및 국가와 상관없이 2023년 3월까지 출판된 총 80편(7573명)의 임상 연구를 기반으로 포괄적으로 분석했다.
◇ 이상반응 발생빈도 유의하게 감소
연구 결과 한약 치료는 기침의 중증도와 삶의 질을 개선하며, 기침 재발률과 이상반응 발생빈도를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기침은 그 원인이 다양하며, 때로는 2가지 이상의 질환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원인 미상 또는 비특이적 만성기침 또한 흔한 편이다. 한약은 다중성분 다중표적을 가지는 개별 한약재를 배합해 처방되며, 고유의 변증 체계를 기반으로 한다. 때문에 만성기침과 같이 복합 병태생리를 보이는 증상뿐만 아니라 현대의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원인 미상 또는 비특이적 만성기침도 효과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포함된 임상시험들 중에서 기침 재발률을 보고한 연구는 총 9편(708명)이었다. 분석 결과 한약 단독 혹은 한약과 양약 병행치료는 양약을 단독으로 사용한 경우에 비해 기침의 재발률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이보람 책임연구원은 “최근에는 위식도 역류에 의한 만성기침에 대해 한약제제(오적산 합 생맥산) 효능 평가를 위한 양질의 임상시험도 국내에서 수행되고 있다”면서 “현재 침, 뜸, 약침, 혈위첩부요법 등 한의 비약물치료의 임상 근거도 분석해 발표할 예정인 만큼 해당 연구 결과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