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측부터 박정수 교수, 이승환 위원장, 신선미 교수
[한의신문=강현구 기자] 한의사의 교의사업을 활성화하려면 학교의 원활한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한의사회 차원의 표준화된 사업 매뉴얼 구축과 홍보가 강화돼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박정수 세명대학교 한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이승환 서울시한의사회 교의사업운영위원장, 신선미 세명대학교 한의과대학 내과학교실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교의사업 활성화를 위한 교의사업 참여 한의사 대상 설문조사’ 연구 논문을 ‘대한한의학회지 6월호(제45권 제2호)’에 게재했다.
논문에 따르면 한의사의 교의사업은 지난 2010년 이후 경기도 성남시한의사회 등 지역 한의사회를 중심으로 활성화 노력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 가운데 서울시한의사회는 2013년부터 서울시 교육청과 업무협약을 맺고, 한의사 교의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7년 한의사 교의사업을 신청한 한의사 중 실제 수행한 한의사는 49%였고, 전반적인 진행 만족도도 44%로 낮은 수준이었으며, 2018년 설문조사에서도 사업 참여를 신청한 한의사 104명 중 실제 수행한 한의사는 21명에 그쳤다.
이에 연구팀은 교의사업 수행 현황과 만족도, 애로사항, 개선점 등을 파악해 한의사의 교의사업 활성화를 위한 기초자료를 만들고자 이번 연구를 기획했다.
연구팀은 지난 3월5일부터 12일까지 2023년 교의사업 참여 신청 한의사 97명을 대상으로 구글 설문지를 활용, 온라인으로 조사를 실시해 총 60명 참여했으며, 이중 성실히 응답한 57명을 분석했다.
결과 분석은 통계분석 프로그램인 ‘The R Foundation’를 활용, 연구 대상자의 기본정보와 설문지의 내용에 대한 평균과 표준편차, 백분율 등의 기술통계를 산출했다.
학교-한의사 간 교육시간 조율 필요
2023년 서울시 교의사업 신청 한의사 97명 중 실제 수행한 한의사는 59명이었는데 이번 설문조사에선 수행한 한의사 중 66.1%, 수행하지 않은 한의사 중 31.6%가 응답했다.
참여자는 남성 39명(65.0%), 여성 18명(31.6%)이었으며, 평균 연령은 41.3세(범위 28~55세)였고, 일반의는 46명(80.7%), 한의원 근무자는 52명(92.1%)이었으며, 임상 경험 10년 이상 20년 미만(20명, 35.1%)이 가장 많았으나 고루 분포됐고, 교의사업 참여 햇수는 1년이라는 응답이 33명(57.9%)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시 교의사업에 참여를 신청했으나 수행하지 않은 응답자 11명은 이에 대한 사유로 △배정된 학교에서 요청하지 않았다(2건) △요청이 들어왔으나 학교가 원하는 시간대와 수행이 가능한 시간대가 맞지 않았다(2건) △학교에서 연락이 없었다(2건) △일정을 잡기 어려웠다(2건) △배정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하지 않았다(1건) △평일 진료시간 조절 문제가 있었다(1건)를 꼽았다.
또 응답자 중 교의사업에 참여한 인원 45명에 대한 수행 횟수에서는 △2회(14명·31.1%) △1회(10명·22.2%) △3회(8명·17.8%) 등 3회 이하가 71.1%였으며, △6회 이상 수행했다고 응답한 사람이 7명(15.6%)에 그쳤다.
“교의사업, 한의약의 긍정적인 인식에 도움”
교의사업 대상은 복수 응답을 허용했는데 초등학교 고학년(24명·53.3%)과 중학생(22명·48.9%)을 대상으로 했다는 응답이 많았으며, 교육 내용은 성교육(23명·51.1%)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비만(22명·48.9%), 성장(14명· 31.1%), 거북목(11명·24.4%), 월경통(9명·20.0%), 스트레스 관리(9명·20.0%) 순으로 많았다.
한의사 교의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43명(95.6%)이 ‘잘 진행됐다’고 평가했으며, ‘모르겠다’는 응답은 3명(4.4%)이었는데 잘 진행된 이유로는 △해당 학교의 원활한 협조(34명·79.1%) △서울시한의사회의 보조(34명·79.1%)에 복수로 응답했다.
또 한의사 교의사업의 장점으로는 △한의약의 긍정적인 인식에 도움이 된다(39명·86.7%) △한의사의 직접 참여로 인한 참가자들의 높은 만족도(28명·62.2%)라고 응답했다.
“학교의 협조와 표준화된 사업 매뉴얼 중요”
이번 조사에서 ‘한의사 교의사업 수행 시 어려움이 있었다’고 응답 한 사람은 45명 중 8명(17.8%)으로 나타났는데 구체적인 사유로는 △표준화된 사업 매뉴얼 부족 및 안내체계 미흡(4명) △교육청과 학교의 협조 부족(3명) △학교와 학생의 참여율 저조(2명) 등을 들었다.
한의사 교의사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는 △학교의 협조를 받기 위한 시스템 구축(29명·64.4%) △한의사 교의사업에 대한 홍보 강화(28명·62.2%) △사업 매뉴얼 및 안내체계 확충(22명·48.9%) 순으로 꼽았다.
특히 2023년 교의사업을 수행한 45명 중 ‘올해에도 한의사 교의사업에 참여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43명(95.6%)이었는데 ‘교의사업 수행 시 어려움이 있었다’고 응답한 대상자도 모두 다시 참여하겠다고 응답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교의사업을 신청한 한의사들이 수행하지 않은 주요 이유는 배정된 학교에서 요청하지 않거나 학교가 제시한 교의사업 시간대와 여건이 부합하지 않아 일정을 잡기 어려워서였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어 “수행 한의사들은 교의사업이 한의약의 긍정적인 인식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으며, 한의사가 직접 공공보건사업에 참여함으로써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교의사업 활성화를 위해선 학교의 협조와 표준화된 사업 매뉴얼 및 프로그램 제공과 더불어 한의사회 차원의 보조가 중요하다”면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 학교의 원활한 협조를 위한 △관련 시스템 구축 △한의사 교의사업 홍보 강화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