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강환웅 기자] 한국의사학회(회장 안상우)는 15일 서일대학교 호천관 강당에서 ‘근현대 한의학 연구사의 새로운 지평과 전개방향’을 주제로 정기학술대회를 개최, 향후 근현대 한의학사 연구방향에 대한 다양한 주제의 발표를 진행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안상우 회장의 ‘근현대 한의학연구사의 새로운 지평과 전개방향’을 주제로 한 기조 강연에 이어 △천연두와 투쟁한 사람들-일본으로 종두 전래까지(아오키 토시유키 사가대학 명예교수) △미군정기 의생 연구(박훈평 동신대 한의대 교수) △네트워크 사회의 생태학적 가치론과 생명관-생명에 대한 물리, 화학 및 정보이론적 접근을 넘어 철학적 이해(양선진 서울시립대 교수) △京門穴 혈위 考正에 관한 史的 고찰(박영환 시중한의원장)을 주제로 한 발표가 이어졌다.
이날 안상우 회장은 경희대학교 청강한의학역사문화연구소와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이 진행하고 있는 근현대 한의학 인물 연구를 통해 재조명됐던 △김정제 △배원식 △변극 △김구익 △박호풍 등의 인물을 중심으로 성과들을 공유하면서, 각 인물별로 생애사를 비롯해 학맥과 사승관계도, 대표적인 저술 및 학술적 업적, 관련 일화 및 화보 등에 대해 소개했다.
안 회장은 “근현대 한의학 인물을 발굴사업을 진행하면서 인물에 대한 콜로키움 개최 전 대상인물을 선정하고, 그 인물에 대해 회고해줄 사람도 찾는 등 많은 준비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면서 “이번 사업을 통해 한의계에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은 물론 변극·김구익 선생과 같이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인물에 대한 재조명을 통해 근현대 한의학의 발전사를 다시금 살펴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안 회장은 “앞으로도 보다 다양한 인물이 발굴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면서 “더불어 전국 각지를 다니다보면 각 지역마다 한의약 관련 인물들을 찾아볼 수 있는데, 이들의 공로를 기리기 위한 사적비 건립 등도 한의계가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또한 아오키 토시유키 명예교수는 우두법이 일본에 전파될 때까지의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하는 한편 박훈평 교수는 미군정 시기 군정청 보건후생국장에 의해 발급된 ‘군정의생면허’와 관련된 다양한 자료 분석을 통해 미군정 시기 의생의 역사를 조명했다.
이와 함께 ‘향장의학’을 주제로 한 특별세션에서는 김남일 경희대 한의대 교수의 ‘향장의학의 문화사적 의의’를 주제로 한 발표와 더불어 안상우 회장이 향장의학과 관련해 진행되고 있는 곤포의 피부재생 효능 연구 등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연구들을 소개했다.
김남일 교수는 발표를 통해 “한의학에서 피부는 △장부의 상태를 외부로 표출하는 공간 △경락이 이어져 있는 공간 △피부의 색이 노니는 곳 △기혈의 놀이터 △진액의 윤기를 먹고 사는 곳 △사기의 침범을 막아주는 곳 △정신적 상태가 드러나는 곳 등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면서 “더불어 “한의학적 입장에서 본 한방화장품이 효과는 경락의 자극인 동시에 화장품을 바르는 행위에 의해 유발되는 안마 효과, 기혈의 순환 및 화장품에 의해 유발되는 정신적 변화 및 보호작용, 질병 치료작용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어 “한의학적 피부미용이란 얼굴과 전신의 피부를 한의학적 방법을 이용해서 피부의 생리적 기능을 유지하고 보호해주는 분야로, 이에는 피부를 질병으로부터 예방하고 관리해줌으로서 피부의 건강과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개선하는 모든 한의학적 방법들이 포함된다”면서, 한의학적 피부미용의 방법으로 한의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하는 한방화장품을 비롯해 한방연고, 한방팩, 마사지, 한약물요법, 양생도인법, 생활개선법, 한방심리요법, 한방음악치료 등을 제시했다.
또한 김 교수는 동의보감에 나와있는 피부미용과 관련된 내용과 함께 얼굴 피부에 사용하는 외용단방 등의 예들도 함께 소개했다.
특히 김 교수는 “한방화장품의 역사는 단군신화 속에서도 엿볼 수 있는데, 즉 마늘과 쑥을 먹어서 곰이 사람으로 변했다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마늘과 쑥의 미용효과로 인해 아름다운 여인으로 탈바꿈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라며 “이처럼 오래된 한방화장품에 대한 역사를 적극 활용해 K-컬처의 또 다른 분야를 개척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임상특강에서는 ‘각기(脚氣)와 한의 임상치료법’을 주제로 지창영 노을벗한의원장이 강연을 진행, ‘동의보감’ 등에서 나타난 한의학적인 ‘각기’에 대한 개념을 설명한 데 이어 문헌에 나타난 침구, 한약(사상처방 포함) 등도 함께 소개했다.
지 원장은 발표를 통해 “각기가 발생하는 요인으로는 외관성 원인도 있지만, 최근 임상에서 환자들을 보면 외관성 요인 이외에도 칠정의 변화나 식적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를 보게 되며, 또한 고령화가 되면서 발끝까지 혈액순환이 어려워 발생하기도 한다”면서 “임상 현장에서 각기를 대할 때 보다 넓은 관점에서 발생하는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