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주혜지 기자] 우리의 전통 국악기인 ‘해금’을 타며 환자들에게 삶의 희망과 위로를 건네는 한의사가 있다. 박신엽 심포니한의원장(경희대학교 91학번)은 지난 2월 해금 프로젝트FUN 시즌2 아마추어 부문 경연에서 1위를 수상한 실력자이다. 그를 만나 해금을 타게 된 계기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Q. 해금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경희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한방음악치료’ 수업을 들을 때였다. 수업 시간에 강은일(해금), 유경화(철현금), 허윤정(거문고) 등 국악기 연주자들을 직접 만날 기회가 있었다. 전통악기 연주자분들의 강의도 이어졌는데 주선율인 해금을 들으며 굉장히 멋있었단 생각을 했었다. 꼭 해금을 연주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참 좋다고 생각을 해왔었는데, 나 자신을 위해서 새로운 취미를 시작해 보기로 결심했다.
또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좋아하기도 했고, 대학생 시절에는 풍물패 동아리 활동도 조금 했었다. 악기 중 해금은 사이즈가 작아 다른 악기에 비해서 가지고 다니기도 편하고, 비교적 저렴한 편에 속해 시작하게 됐다.
Q. 경연대회를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순간은?
레슨선생님께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선생님은 좋겠어요. 하루 종일 해금할 수 있으니까요.” 그때 선생님의 갈 길 잃은 눈동자란...
일주일에 한 시간 레슨 받고 또 일주일에 하루 이틀 잠깐씩 연습할 때와는 완전히 다르게 대회를 준비하면서 매일 매일 해금을 켜다 보니 우선 여기저기 온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주변에 응원해 주신 분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이 무겁게 다가왔다.
하지만 잘 안 되는 부분들을 계속 연습해 가면서 조금씩 연주가 완성되어 가는 과정이 좋았고 내가 이 나이에 이런 열정을 쏟아 부을 수 있음에 나 스스로 놀라면서 한편으로 또 즐거웠다.
무대에 올라 연주를 하면서 완전히 만족스러운 사람이 과연 있을까? 하지만 그 준비 과정에 최선을 다하고 그러한 나의 모습이 대견하게 느껴지고 남들에게도 열심히 했음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때, 그러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만족이라는 말을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Q. ‘해금’ 연주가 진료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면?
취미생활이라 하면 기본적으로 일상생활에 활력소가 된다. 환자분들과도 꼭 해금에 국한되지 않고 각자의 취미를 나누기도 하고 특히 음악에 관심이 있는 분들과는 더 깊은 교감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Q. 앞으로의 목표는?
지난 5일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FUN AGAIN이라는 제목의 공연에 참여하게 됐다. 해금프로젝트 시즌1, 2 수상자들의 무대에 아마추어 부분 수상자들과 함께 3명이 합주했다. 팀 이름은 아리율(아마추어의 리듬과 선율)로, 팀원 중 한 분인 아요님이 작곡한 ‘출항’을 연주했다. 셋이 만들어가는 음악도 새로운 경험이었고 큰 무대에 오른 것도 처음이었다.
두 번째이기도 하고 경연이 아니기도 해서 덜 떨렸고 이런 기회를 또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덜컥 들었다. 큰 무대가 아니어도 한의원에서 환자분들과 함께 소소한 공연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전부터 있지만 내가 그럴 실력이 충분한가 싶어서 용기가 나질 않았다. 올 상반기에 여러 일들을 겪으면서 많은 힘을 얻어 연말에는 한 번 실행해 볼까 한다.
이후 연주 실력이 더 향상된다면 더 큰 꿈을 꿔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해금 연주단에 참여하거나 만들거나, 혹은 초보자들에게 해금을 가르쳐주거나, 치유를 위한 음원을 만들어 보고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