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강환웅 기자] 본란에서는 학교에서는 물론 최근 ㈜동방메디컬·㈜7일이 개최한 ‘DB Academy’에서 강의를 진행하는 등 한의계에 초음파 확산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 이승훈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로부터 교육을 시작한 계기 및 이유와 더불어 현재 진행하고 있는 교육 및 연구, 향후 전망 등에 대해 들어봤다.<편집자주>
Q. 초음파 교육을 시작한 계기는?
“2000년도 후반 침구과 전공의 시절 과에 초음파 진단기기가 있어서 의국 교육 차원으로 어깨와 무릎 부위 초음파 진단에 대한 교육이 이뤄졌었다. 이후 2010년도 중후반 펠로우 시절에는 전공의들 대상 교육이나 본과 4학년 실습시간에 비정기적으로 초음파 교육을 진행했다. 그러나 당시 한의사의 초음파 사용에 대한 법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펠로우 신분이라 적극적인 교육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오히려 로컬에서 일부 한의사 회원들이 열정적으로 초음파 교육을 시행해 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후 전임교수로 발령받고 법적인 문제가 해결되면서 최근에는 초음파의 근골격계 한의 진료 활용에 대해 다양한 방면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Q. 현재 어떤 종류의 강의들을 하고 있는지?
“우선 경희대 한의과대학 본과 4학년의 침구과 실습 및 전공선택 과목에서 ‘초음파 유도하 침술’에 대한 기본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또 병원 내에서는 침구과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초음파의 근골격계 한의 진료 활용’을 주제로 한 교육도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전국한의학학술대회나 한방척추관절학회 등에서 초음파 라이브스캔 강연을 진행하면서 침구과 전공의들과 함께 실습 세션을 운영하기도 했다. 더불어 근골격계 질환의 초음파 활용에 대한 좀 더 심화된 내용은 하베스트나 DB 아카데미와 같은 교육 플랫폼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Q. 진행하고 있는 강의의 특징은?
“초음파는 MRI나 X-ray처럼 환자마다 동일한 위치의 영상이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한의사가 실제 환자의 질병 상태에 따라 부위나 자세를 바꿔가면서 영상을 얻게 된다. 다시 말해 단순히 정해진 프로토콜에 따라 촬영된 초음파 영상을 보고 병리적인 상황 여부를 판단할 뿐 아니라 기존 근골격계 지식에 접목돼 응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근골격계 초음파 교육에 있어 해부학, 표면해부학 및 기능해부학에 대한 사전지식의 습득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이다. 스캔하려는 부위의 해부학적 구조와 이학적 검진을 명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실제 초음파 스캔을 했을 때 문제가 있는 부위와 치료해야 하는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있다. 즉,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다.
아무래도 제 경우에는 경희대한방병원 척추관절센터에서 근골격계 질환만 중점적으로 진료하고 있다 보니, 초음파 영상 자체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 기존의 근골격계 임상지식에 초음파 영상 진단과 가이드 치료를 결합하는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지식들은 초음파 강의 때 모두 이뤄지기는 어렵기 때문에 사전에 동영상으로 미리 학습하고 온 뒤 본 교육을 듣는 형태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Q. 최근 초음파 유도하 침술 설문조사도 진행했다.
“한의사의 초음파 사용이 합법화된지 1년이 지난 시점에서 한의진료에서 초음파 유도하 침술의 사용 및 교육 현황을 파악하고, 미래 방향성을 고민해보고자 올해 초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실제 로컬에서 초음파 유도하 시술을 많이 활용하고 있는 원장님, 임상술기센터에서 초음파 교육을 담당했던 박사님, 설문연구 전문가 교수님 등과 함께 진행했고, 침구과와 한방재활의학과 교수님들의 검토를 통해 설문 문항을 완성했다.
현재 설문 결과를 정리해 논문화 하고 있어 모두 소개해 드리기는 어렵지만 매우 흥미롭고 의미있는 답변들이 많았다. 특히 약 60%에서 초음파 교육이 이뤄져야 하는 주체로 한의과대학을 꼽아서, 학부 교육에서 질 높은 초음파의 이론 및 실습 강의에 대한 필요성을 확인했다. 또한 초음파 사용 후 대다수에서 약침액 사용 용량이 늘었다고 답변, 초음파 유도하 시술에 적합한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침액의 추가적인 개발이 필요하다는 부분도 알 수 있었다.”
Q. 초음파 관련 OSCE 교육도 진행 중이다.
“임상 실습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학생들이 대학 교육 커리큘럼 내에서 초음파 유도하 시술을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전침이나 부항 등과 달리 초음파는 고가의 의료기기가 구비돼 있어야 하기 때문에 더욱 병원이나 대학의 임상술기센터 내 교육이 필요하다.
현재 임상실습 교육의 일환으로 ‘초음파 유도하 침술 OSCE(객관구조화진료시험)’을 개발해 본과 4학년 침구과 실습생들을 대상으로 실습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사전 동영상으로 초음파 유도하 시술에 대한 기본 내용을 미리 습득해 오게 한 후 실습 강의 때는 교육용 팬텀을 가지고 실습을 진행한다. 또한 임상 진료 참관 시에는 어깨, 팔꿈치, 목, 허리 등에 초음파 유도하 약침술이나 침도침술 시행 장면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임상을 경험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같은 학부 내 실습 교육만으로 졸업 후 초음파 유도하 침술을 임상에서 바로 적용하기는 어렵겠지만, 추후 심화 학습을 위한 기본 교육으로서의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Q. 초음파의 확산을 위해 필요한 부분은?
“우선 초음파와 같은 의료기기의 확산에는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 학부 과정부터 교육이 시작되어야 하며, 한의진료에 초음파를 활용할 수 있는 질 높은 임상 교육이 더욱 많아져야 한다. 또한 근골격계뿐 아니라 내과와 부인과 영역 등에 대한 교육도 많아져야 초음파가 더욱 널리 확산될 것이다.
더불어 한의과-의과 영역의 구분이 없는 공통된 교육뿐 아니라 한의진료만의 차별화된 초음파 활용에 대한 개발과 교육도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초음파를 활용한 진단과 치료의 한의의료행위가 마련돼 적절한 수가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그동안 한의계는 디지털 의료기기 시장에서 소외돼 왔지만, 지금처럼 임상에서 초음파를 많이 활용한다면 초음파 의료기기 산업과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Q. 이외에 강조하고 싶은 말은?
“모든 침 치료가 초음파 유도하에서 이뤄질 필요는 없지만, 블라인드 상태로 이뤄지기 어려웠던 영역에서 초음파 유도하 침술을 통해 국소 자극을 보다 안전하고 정확하게 할 수 있게 됐다. 초음파를 활용한 침술은 한국 침구학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앞으로도 초음파가 한의진료에 더욱 잘 활용되기 위해서는 임상과 기초, 개원가와 병원 내 전문가들의 많은 협업과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