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강환웅 기자] 대한예방한의학회(회장 이해웅)는 28일 경희대 한의과대학에서 ‘정부의 돌봄 정책 현황과 한의 재택의료 전략’을 주제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의 재택의료센터의 운영 현황 및 경험, 노하우 등을 공유하는 한편 앞으로 활성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했다.
특히 한의 재택의료센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이날 학술대회에는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과 임태근 사무관, 대한한의사협회 박소연 부회장·유정규 기획/의무이사·최성열 학술/의무이사 등이 참석해 발표되는 내용은 물론 현장 의견 수렴 및 정책 제언들을 경청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한의 재택의료센터 운영 경험과 노하우(방호열 동방신통부부한의원장) △노인의료·돌봄 통합지원 사업의 현황과 계획(최재우 건강보험연구원 부연구위원) △한의 일차의료 및 재택의료 전략(김동수 동신대 교수) △한의 재택의료 모니터링 및 성과 평가(김경한 우석대 교수) △한의 재택의료 교육 프로그램 개발(강지혜 동신대 교수) 등이 발표됐다.
방호열 원장은 발표를 통해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2차 시범사업에는 전국 72개 지자체에서 95개 기관이 선정된 가운데 한의원은 24개소이며, 이중 한의원 단독은 15개소, 한의원+의원 8개소, 한의원+의료원 1개소”라고 현황을 공유하며, “재택의료센터 사업은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 등으로 구성된 다학제 팀이 가정을 방문해 방문진료 이외에도 방문간호 및 기타 돌봄서비스를 연계해 진행되기 때문에 한의사 단학제로 한의 방문진료만 제공하는 일차의료 한의 방문진료 사업에 비해 복잡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방 원장은 현재 운영하고 있는 거제시 재택의료센터에 이뤄지는 방문진료, 방문 간호 등은 물론 보건소, 치매센터, 경찰서, 복지관 등과 같은 외부기관과의 협력사례를 비롯해 타 지역과의 욕창 관리를 위한 협업 사례 등도 공유했다.
방 원장은 “방문진료의 꽃은 재택의료센터라고 생각하며, 재택의료센터는 접근성, 포괄성, 조정성, 지속성, 공평성 등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건강이나 질병, 신체, 인지, 정서 등의 측면에서 통합돌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돌봄 패러다임의 전환에 따라 한국형 커뮤니티케어 추진을 위해 진행된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2019∼2022년)’과 현재 진행 중인 ‘노인 의료-돌봄 통합지원 시범사업(2023∼2025년·이하 통합지원 시범사업)’의 현황을 소개한 최재우 부연구위원은 “통합지원 시범사업은 방문의료·퇴원환자 지원 확대, 주요 욕구별 맞춤형 서비스 제공 확대를 통해 의료-돌봄 서비스 확충을 도모하게 된다”면서 “더불어 공공-민간간 협업체계 구축, 지자체 총괄기능 강화, 지역특성을 반영한 돌봄모델 개발 및 운영, 모니터링 및 평가 등을 진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통합지원 시범사업 내 한의약 방문사업 발전을 위해서는 우선 어르신의 경우 한의약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경향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과 어르신의 AIP를 달성하는데 있어 긍정적인 성과가 있다는 근거를 지속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며 “또 방문의료서비스가 다학제 팀 기반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한의 방문사업에는 어떠한 인력 구성이 더욱 효과적인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며, 또한 2026년 3월부터 의료-돌봄 통합지원이 전국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 현재 시범사업 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는 서비스 내용 및 전달체계를 정리하고 표준화해 향후 타 지자체에 보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김동수 교수는 발표에서 “돌봄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의 일차의료 시스템 및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일차의료의 개념을 비롯해 최근 정부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일차의료 정책 현황에 대해 공유했다.
특히 김 교수는 “일차의료에서의 다직종 팀 협력이 중요한데, 이때 의과와의 관계 속에서 한의약의 역할을 어떻게 설정하는지가 중요하다”면서 “이는 한의약의 역할이 규정돼야만 한의사의 업무 분류가 가능해지며, 이를 토대로 한 매뉴얼 및 교재 개발을 통해 교육으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임상 영역에서 시급히 해결돼야 할 과제로 △임상 외 일차의료 교육(다직종 협력교육, 지역사회 활용 자원, 의사소통) △일차의료 임상 교육(한의학적 노인의학, 한의 만성질환 관리, 포괄평가방법) △일차의료 근거(정부 정책방향에 맞는 성과에 대한 평가연구) 등을 제시하며, ‘(가칭)한의 일차의료 학회’ 창립을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이어 임상(현장)-연구-교육-정책 등 분야별로 준비해야 할 부분도 설명하는 한편 대한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이같은 한의 일차의료 정책을 총괄하고 논의 및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주제 발표 후에는 한국한의약진흥원 정책본부 이지현 의료지원센터장, 최성열 대한한의사협회 학술/의무이사, 김범석 부천시한의사회장, 김동수 교수가 참여한 가운데 ‘한의 재택의료 활성화’를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
이지현 센터장은 “올해 1분기에는 돌봄사업이나 방문진료사업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지자체를 직접 방문해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등 정부와 현장 사이의 중간역할을 충실히 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현재 관련 교육프로그램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전국으로 적극 확산시켜 한의 재택의료센터 사업에 관심이 있는 한의사는 물론 비한의사들이 사업을 진행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또 “복지부, 공공기관, 지자체, 한의협 등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정기적으로 운영해 상호간 의견을 조율하고 발전방안을 도출해 나갈 것이며, 이에 더해 한의계와 다른 직종간 소통을 할 수 있는 회의구조 마련도 계획하고 있다”며 “앞으로 진흥원에서는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논의를 통해 한의 방문진료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김범석 회장은 부천시에서 한의약 관련 사업이 자리잡기까지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공유하면서, “분회 차원에서 한의약 재택의료·방문진료 사업을 추진하면서 신청부터 교육, 홍보까지 모든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앞으로 성공적인 지역에서의 사례들이 협회를 중심으로 공유되는 등 거버넌스 구축을 통해 한의약 사업의 확충시킬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동수 교수는 “현재의 한의 방문진료 혹은 재택의료센터 사업이 있기까지는 학계보다는 임상 현장에서의 한의사 회원들의 노력으로 지금의 위치에 올 수 있었으며, 그동안 진행된 사업들로 인한 성과들도 많이 축적돼 있는 상황”이라며 “이제는 그러한 성과들을 하나로 꿰어야할 시점으로, 앞으로도 많은 고민이 필요하겠지만 그동안 사업을 주도해온 임상과 교수, 연구자들이 함께 고민해 나간다면 더욱 커다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성열 이사는 “앞으로 정부의 돌봄시스템에 있어 재택의료센터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재택의료센터에서의 한의사의 역할이 보다 명확해져야 하며, 보다 확대돼야 한다”면서 “그동안 진행됐던 연구성과를 모아 한의사의 역할에 대한 근거 및 논리를 개발해야 할 것이며, 이를 통한 매뉴얼 개발 및 평가, 교육으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조를 통해 사업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최 이사는 “한의협에서는 관련 사업의 성공적인 모델에 대한 공유는 물론 자문그룹 형성, 컨트롤타워 역할 등 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한의계가 주도해 나갈 수 있는 영역인 만큼 회원 여러분들도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