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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5일 (월)

약징(藥徵) 필사후기: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말하지 않는다”

약징(藥徵) 필사후기: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말하지 않는다”

매일 오전 6시부터 1시간씩 8개월에 걸쳐서 약징 모두 필사
한의사로 진료한지 만 40년···惡筆 교정 위해 하루 한 시간씩 고전 필사
(정재우 비플러스원외탕전 대표)

정재우 님.png


약징은 요시마스 토도(吉益東洞)의 저술 가운데 후대에 많은 영향을 끼친 본초학 서적으로 토도가 사망하기 2년 전인 1771년에 마지막으로 저술한 책이다. <상한론>과 <금궤요략>에 나오는 53종의 약물을 주치(主治), 방치(旁治), 고징(考徵), 호고(互考), 변오(辨誤), 품고(品考)로 나누어 해설했다.


책이 완성되었을 때 제자들이 책을 칭송하면서 간행(刊行)하기를 여러번 청하였으나, “세상에 간행된 책들 가운데 뒷날 없애고 싶은 것이 종종 있었던 것은 모두 갑작스럽게 간행하려 했던 마음이 지나쳤기 때문이다. 약을 논하는 일은 의학의 큰 근본이니, 정밀하고 진실함을 끝까지 추구하는 것은 죽을 때까지 해야 할 일이다”라고 하면서 교정이 미비함을 이유로 사양하여 생전에 출판하지 못했다. 토도 사망 후 12년이 지난 1785년에야 비로소 나까무라 사다하루(中村貞治) 등에 의해 출판됐다. 

 

토도는 약징의 자서(自序)에서 “… 편작(扁鵲)의 방법으로 고방(古方, 자서 원문은 其方으로 되어 있으나, 古方을 의미함)을 시험해 보았다. 약을 먹고 명현하면 그 질병이 나았으나(藥之瞑眩 厥疾乃瘳), 어떤 약은 보하는 작용이 있고 어떤 약은 보하는 작용이 없다고 하는 기존 본초서의 이론들은 끝내 확인할 길이 없었다. 그러므로 나는 편작의 방법에 따라 고방(古方)을 시험했으며, 이제 40년에 이러렀다”고 하면서 의업에 종사한지 40년 만에 약징을 저술했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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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한 약징-자서>


올해는 내가 한의사로 진료를 시작한지 만 40년이 되는 해이다. 악필(惡筆) 교정을 위해 퇴근 전 하루 한 시간씩 고전 필사를 시작한 것은 코로나로 외부 활동이 제한 받았던 3년 전의 일이다. 논어, 맹자를 거쳐, 도덕경까지 필사를 하면서 조금씩 필사에 흥미가 붙고, 글씨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것을 보면서, 내가 전공하는 한의서를 필사해 보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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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평상한론 필사본 표지>


7개월에 걸쳐서 강평상한론(康平傷寒論)을 완성하고, 영인본까지 만들었다, 여전히 형편없는 글씨지만 첫 번째 책을 필사를 하고 나니 새로운 원(願)이 하나 생겼다. 얼마의 기간 동안 내가 필사를 더 계속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때까지 한의사로서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을 내 손으로 직접 필사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나의 감성을 온전히 넣은 책으로 그 간의 임상 경험을 토대로 재대로 공부를 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한 자 한 자 세필로 정성껏 써 내려가면서 토도가 약징과 유취방(類聚方)을 저술할 때의 그 정신을 느끼고 싶었다. 그 두 번째 책이 바로 약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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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한 약징 영인본 표지>

 

토도는 당시 일본 한의학계를 지배하던 음양오행(陰陽五行), 오운육기(五運六氣), 육경(六經) 등의 추상적인 이론을 배제하고 환자에게 나타나는 증상과 의사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증(證)만으로 질병의 독(毒)을 파악하고, 약독(藥毒)으로 병(病)을 치료하면서 그 경험을 바탕으로 상한론과 금궤요략을 기본으로 하여 약징과 유취방, 방극(方極) 등의 훌륭한 저서를 남겼다.

 

53개의 약물에 대하여 토도는 상한론과 금궤요략의 처방과 조문을 분석하여 조문의 증상들 가운데 약물의 주치를 찾아내고, 군약으로 사용되지 않은 처방들의 조문 속에서도 약물의 주치가 보이는지 확인한 후, 조문과 조문을 비교 검토하여 약물의 주치(主治)와 방치(旁治)를 확정했다. 또 주치를 증명할 근거가 되는 조문(條文)들을 뽑아내어 고징(考徵)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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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징 필사는 주로 새벽 시간을 이용해서 필사를 했다. 매일 6시부터 1시간씩 8개월에 걸쳐서 약징을 모두 필사했다. 일주일 정도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책을 8개월에 걸쳐서 한글자 씩 쓰면서 읽고 있는 나를 보고 혹자는 가성비가 많이 떨어지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매일 아침 세필로 약징을 한글자 한글자씩 써 내려가면서 상한론과 금궤요략의 조문을 다시 읽어보고, 방극(方極)과 유취방(類聚方)을 찾아 비교해가며, 40년 동안 일선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동안 몸소 느끼고 경험했던 부분들을 되새기면서 오늘도 가성비 떨어지는 한의서(漢醫書) 필사를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말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하면서 극단적인 구체성을 추구했던 토도, “고상한 것보다 흔하고 가까운 곳에 길이 있다”고 한 이토 진사이(伊藤仁斎), “단순함이란 잡색(雜賾, 복잡하고 난해함)한 현상을 통찰한 다른 이름이다”라고 하면서, 공자(孔子)는 ‘춘추’를 저술할 때 인사(人事)가 아니면 기록하지 않았고, 중경(仲景)은 치법(治法)을 전수할 때 “증상(症狀)이 아니면 표기하지 않았다”라고 하면서 ‘춘추’의 실증주의를 늘 강조하는 속초시민한의원 이한영 원장님.

 

돌아보면 나의 40년 한의사 생활은 이들과 결이 다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오랫동안 건강이 허락되어 한의사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내가 생각하고 필사하고 있는 “한의서 필사 시리즈”가 계속 되기를 기원해본다. 한의사로 살아오면서 만난 모든 인연들에게 감사드린다. 특히 필사본 저본을 전해주신 나무뿌리한의원 조성원장님, 그리고 나의 필사 작업을 기쁘게 응원, 격려해주시는 한송 정우열 은사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喜雨堂에서 鄭 在 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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筆寫에 참고한 底本 서지사항

 

吉益東洞. 藥徵. 田中殖卿 等 校正. 京都書林. 天明5年

吉益東洞. 李政桓譯. 藥徵. 도서출판 청홍. 서울. 2007년 

김종오 역(데라사와 가쓰토시 著). 吉益東洞. 물고기숲. 파주시. 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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