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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5일 (월)

“지금이 바로 한의학이 주도권 잡을 때”

“지금이 바로 한의학이 주도권 잡을 때”

한의학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데 일조하고 싶은 마음
“한의약 시스템이 다재다능한 의사 양성과 환자 만족도 높아”

[한의신문=주혜지 기자] 본란에서는 국제동양의학회(ISOM) 호주 대표 James Flowers 교수로부터 한의학의 세계화, ISOM의 홍보전략, 현재 하고 있는 연구 등을 들어봤다. James 교수는 Australian Acupuncture and Chinese Medicine Association 회장을 비롯해 웨스턴시드니대학교·시드니전통중의학연구소 강사 등 중의학과 관련해 여러 직책을 맡아왔다. 이후 의학역사학자 꿈을 이루기 위해 존스홉킨스대학교 의학사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한의학 으로 진로를 변경해 원광대 한의대에서 의학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21년부터는 한국연구재단 해외우수과학자초청사업 (Brain Pool Program)의 지원을 받아 경희대학교에서 펠로우로 근무 중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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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플라워스 교수

경희대학교 기후-몸 연구소(국제동양의학회 이사)

 

Q: 평소 한의학에 관한 지견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전통 의학 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중국과 비교해보자면, 중국에서는 거의 모든 의사가 정부 병원에서 일합니다. 좋은 직책은 경쟁이 치열 하지만, 어떤 직책에서 일하게 되든 의사는 엄격한 위계질서 속에서 선배의 지시를 따르며 일하게 됩니다.

 

한국의 경우 자영업을 하는 의사들은 자리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지만, 일단 병원을 운영하게 되면 독립적인 운영자로서 자율성을 누릴 수 있습니다. 중국처럼 하향식이 아닌 상향식이기 때문에 더 강력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중국에서는 의사가 한약이나 침술 중 한 가지를 전문적으로 다뤄 대부분의 한의사가 침술과 한약을 모두 다루는 한국과는 매우 다릅니다. 한국의 시스템이 다재다능한 의사를 양성하고 환자 만족도도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한국 한의사들은 중국보다 환자와의 친밀감과 친절함을 더 잘 느낄수 있습니다. 제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대부분의 한의사의 환자의 가족력과 개인 사정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등 포괄적인 방식으로 환자를 치료합니다. 일부 한의사는 식습관, 수면, 운동 등 생활 습관에 대한 조언도 제공합니다. 정리하자면, 많은 한의사들이 의료 행위를 자비로운 행위로 여기며 살아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Q: 현재 ISOM에서 맡고 있는 역할은?

 

호주 대표로서 ISOM의 이사를 맡고 있고, 정책 및역사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 중입니다.

 

Q: ISOM의 전통의학 홍보 방향은?

 

역사적으로 ISOM은 한국·대만·일본을 핵심회원국으로 두고 활동해 왔습니다. 호주 대표인 저 이외에 그리스를 대표하는 이사도 있습니다. 저는 ISOM이 점진적인 확장을 통해 더 다양한 국가의 활동적인 회원을 모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ISOM은 전통의 학단체 중 한국이 국제적 위상을 갖고 있는 유일한 단체입니다. 따라서 한국은 ISOM를 통해 다른 나라 대표들과 더 폭넓게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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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OM 이사회

 

 

Q: 한의학의 세계화를 위해서 필요한 노력은?

 

전반적으로 한국은 여러 분야에서 세계화를 잘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전 세계에 호의적이고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한국의 기술은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특히 한국적 미학과 세계적 감성을 결합해 음악·드라마·영화 같은 소프트파워 측면에서도 대부분의 국가를 능가하고 있습니다.

 

한의사들도 끈기와 결연함을 가지고 이 현상에 동참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많은 대학교수들과 KIOM 연구원이 한국어와 영어로 된 과학적 연구 보고서를 출판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작업에 또 다른 차원을 더해 더 많은 한의사를 인문학자로 양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역사학, 인류학 등 인문학 교육은 글쓰기와 구두발표능력 등 고차원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즉, 더 많은 한의사를 인문학자로 양성해 일반 대중과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만약 우리가 ‘과학자’들과의 소통에 집중한다면 제한된 성과만을 얻을 것입니다. 전 세계의 생명과학자들은 자신들의 전문가 집단을 보호하기 위해 과학적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의학을 자발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대중의 상상력을 사로잡아 세계 여론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Smart’할 뿐만 아니라 ‘Cool’해야 합니다. ‘Cool’하다는 말은 보편적으로 매력적이라는 뜻입니다.

 

지금이 바로 우리가 주도권을 잡을 때입니다. 변화 하는 세상에 있어 중요한 두 가지 요소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지난 2~3년 동안 중의학의 위기가 발생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중의학을 글로벌 소프트파워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꼽았으나, 중의학을 공부하는 신입생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으며, 의학뿐만 아니라 중국어를 배우는 신입생도 감소했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호주의 공립대학 4곳에 중의사 교육 과정이 존재했으나, 2023년에는 웨스턴시드니대학교의 학위 과정만이 유일하게 남아있습니다. 중의학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기회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둘째, 한국은 코로나19 팬데믹과 관련해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국가 중 하나입니다. 한의사들이 원격 의료 프로젝트를 구축해 수많은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했을 뿐만 아니라 사망자 수와 중증환자 수 역시 적습니다. 한의학의 효과를 성공 요인 중의 하나로 전세계에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한의학의 특성과 효능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야 합니다.

 

Q: 현재 경희대학교에서 하고 있는 연구는?

 

의학역사학자로서 1910년부터 1945년까지 식민지 시대를 중심으로 한국인들이 어떻게 식민주의에 저항하고 한의학을 지켜내 오늘날까지 이어올 수 있었는지에 관해 책을 쓰고 있습니다. 동아시아 의학을 중의학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제한적인지, 일본·대만·중국 의학까지 영향을 미친 한국 의학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리고 싶습니다.

 

두 번째 책 프로젝트에서는 1945년부터 2000년까지 한국 의학의 이야기를 쓸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세계인들에게 한의학을 알리고 싶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앞으로도 계속 한국에 머물면서 한의학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K-Pop 스타들은 잘 알려져 있듯, 한의학도 세계에 널리 알려질 날을 자신 있게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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