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주혜지 기자] 10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이하 유퀴즈)에서는 이란 왕실 주치의로 활약하며 모은 1300억원을 모교 경희대학교에 기부한 이영림 원장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MC 유재석은 “침 하나로 이란을 사로잡으며 이란 왕실 주치의로 활약, 평생 모은 1300억을 경희대학교에 기부했다”며 “개인이 한 기부 역사상 가장 큰 금액이다”고 감탄했다.
이란의 왕실주치의 ‘골드핑거’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68학번인 이영림 원장은 故신상주 교수와 ‘경희대에서 노벨상을 배출하자’라는 약속을 했다. 신상주 교수는 평소 ‘한방하고 양방하고 합하면 노벨상감이 많다’고 열렬히 말했었다. 이후 신 교수의 ‘세계에서 제일 부자나라에 가서 돈 좀 벌어와라’라는 추천으로 이란 행을 결심했다.
이영림 원장은 1976년 여성에게 여권도 내주지 않고 해외여행이 쉽지도 않았던 시절, 이란 왕실의 초청을 받아 18년간 이란 왕실 주치의로 활약했다.
당시 졸업하고 을지로에서 한의원을 하던 이영림 원장은 ‘담궐’ 증상이 있는 이란 대사에게 7번의 침 치료만에 완치시켰다.
육식을 많이 하는 나라 특성 상, 이란 사람들에게는 담궐 견비통‧담궐 요통을 겪는 환자들이 많았다. 이란 대사의 완치 이후 이영림 원장은 팔레비 왕의 저서 ‘백색혁명’ 영문판을 한글로 번역하고 번역자로서 초청받게 됐다.
이란에서 이영림 원장은 뛰어난 의술을 선보여 현지에서 ‘골드핑거’라 불렸다. 하루에 환자 100명을 받아도 1년간 예약이 꽉 찼을 정도로,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왔다’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그는 이란에 처음 갔을 때를 떠올리며 “오전근무만 하고 한국의 2배 넘는 월급을 받았다. 아파트도 주고 차도 주더라”고 말했다.
1300억원을 만든 대범함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팔레비 왕조가 무너진 이후에도 이영림 원장은 이란에 남았다. 당시 건설 회사를 만들어 한국인 450명, 이란인 2000명 규모의 건설사를 운영했다. 오로지 ‘노벨상 연구소 설립’이라는 목적 하나로 큰돈을 벌기 위해서였다.
이영림 원장은 신상주 교수님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내 능력을 다 쏟고 돈을 벌어 한국에 가서 연구소를 지어야 한다’ 생각하고 이란 전역에 고압선 가설 공사를 진행했다.
환자로 우연히 만나게 된 공사 담당자에게 ‘의사지만 건설업을 하고 싶어 회사를 하나 만들어놓았다’ 말하고, 수억불짜리 고압선 가설 공사 입찰 정보를 얻었다. 1300억원을 만든 대범함이었다.
이영림 원장은 “사람이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해서 안 되는 건 없다”고 본인의 자신감 넘치는 모토를 밝혔다.
오로지 ‘노벨상 연구소 설립’ 목적
이후 90년대에 귀국한 이영림 원장의 꿈은 오로지 연구소 설립이었다. 이영림 원장은 “경희대학교 故신상주 교수님 때문에 그 생각을 한건데 돌아가셨다”며 “노벨상 연구소 만들자고 하셔놓고 무정하게 먼저 가버리신 교수님께 저승가서 만나면 빚 갚으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록 우리나라가 작고 국민의 숫자는 얼마 안 되지만, 독일이 나라가 커서 유명한 것이 아니지 않냐”면서 “우리도 전 세계에서 6, 7위에 올라갔는데 최소한 3등 안에 들어가야하지 않겠냐”며 젊은이들에게 한국의 미래를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