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주혜지 기자] 지난해 12월 보건소장 임용 대상자에 한의사를 비롯해 치과의사, 간호사, 조산사, 약사를 포함하는 지역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본란에서는 2017년부터 화천군 보건의료원장으로 재직 중인 이재성 한의사로부터 보건의료원 내 한의약 관련 사업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이재성 화천군 보건의료원장
Q. 간단히 자신을 소개한다면?
대구한의대 86학번으로 1992년도에 한의사면허를 취득한 후 2000년 3월까지 대구에서 한의원을 운영했다. 이후 2000년 4월부터 2017년 12월까지는 화천군보건의료원에서 진료부장으로 근무했으며, 중간에 서울대보건대학원에서 보건정책관리학 석사학위를 공부했다. 2017년 12월부터 지금까지 화천군 보건의료원에서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공공보건의료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Q. 보건의료원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공무원으로 활동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여기저기 채용정보를 알아보던 중 화천군보건의료원에서 진료부장으로 한의사를 뽑는다기에,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공직 생활의 명분도 좋았고, 보건소니까 무료로 진료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지원하게 됐다. 이후 ‘한 3년 정도 군대 갔다 생각하고 해보자’한 것이 지금에까지 이르게 됐다.
Q. 보건의료원장이 임상 한의사와 구별되는 장·단점은?
보건의료원장은 임상을 거의 하지 않고, 보건의료행정 위주의 일을 많이 한다. 지역의 공공보건의료 행정을 많이 알게 돼 좋은 점이 있다.
지금은 직접 임상 진료를 못하고 있으니, 치료할 수 있겠다 싶은 환자를 보고도 직접 치료해 주지 못해서 답답한 것은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Q. 보건의료원에서 진료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은?
하루에 환자 수가 적을 때는 매우 적을 때도 많았고, 그와 반대로 많을 때는 80여명이 넘을 때도 있었다. 방문진료, 순회진료 등 찾아가는 진료도 많이 했다. 치료 과정에서 부작용이 발생해 어려움을 겪었던 적도 있었고, 치료효과가 좋아 무척 기뻐하기도 했다. 이는 보통의 임상 한의사가 진료하면서 겪는 보편적인 내용이 아닐까 싶다.
Q. 한의학이 고령화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방법은?
방문진료가 제일 강점인 것 같다. 침만 들고 가도 고령 노인의 일차의료로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 침 시술은 대부분의 흔한 질병에 효과적으로 대처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방문 진료나 이동 진료에서 한의사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Q. 화천군 보건의료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한의약 관련 사업은?
환자를 직접 방문해서 진료하는 방문진료가 잘 운영되고 있다. 마을을 직접 찾아가서 진료하는 ‘행복노년 순회진료’에 한의사의 진료를 주민들이 반긴다. 작년에는 42개 경로당을 방문해 노인 800여 명의 건강을 살폈다. 화천군은 2015년부터 순회진료를 시작해 지금까지 매년 10~30회씩 진료를 했다.
Q. 이외에 강조하고 싶은 말은?
한의사로서 보건의료원의 원장인 것이 자랑스럽기는 하다. 하지만 이 같은 개인적 성취 이외에, 한의사 신분의 원장으로서 보건의료원에 한의 역량을 더 강화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이와 함께 한의계의 발전을 위해 개인적 경험이 큰 도움이 되주지 못한 점도 조금은 아쉽다. 앞으로도 제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한의학, 한의사 그리고 국민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