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종학연구소(소장 정도 스님)가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개최한 ‘2023 제4회 서울국제명상엑스포’에서 치유명상과 뇌파계 측정이 병행된 한의약 프로그램이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명상, 일상으로의 초대’를 주제로 열린 엑스포에서는 ‘전통 한의학과 명상(주관 김은기 한의학박사)’ 부스를 개설해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명상의 원리 강의와 명상 전후 뇌파 및 경락기능 측정을 진행했다.
종학연구소장 정도 스님은 “명상엑스포는 그동안 많은 젊은 층들이 관심을 가져왔기에 이번에는 뇌파계 등 첨단기기를 도입해 명상 후 정도(正道)에 가까워진 참여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명상 콘텐츠의 현주소가 어디까지 와있는지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은기 박사에 따르면 한의학에서의 명상법은 동의보감에 명시된 ‘태식법(胎息法)’과 ‘폐장도인법(肺臟導引法)’ 등의 단전주법으로써 단전에 마음을 두고 호흡하면 수기(水氣)가 올라가고, 화기(火氣)가 내려가는 ‘수승화강(水昇火降)’의 원리다.
김은기 박사는 “현대인들이 갖고 있는 우울증이나 트라우마 등을 비롯해 음양의 불균형으로 발생한 병증들은 마음을 고치지 않고 약을 쓴다면 신체적 증상은 완화시킬 수 있지만 근본 치료가 되지 않는다”며 “정신뿐만 아니라 육체적 병증도 명상이 동반돼 치유되는 것들이 많으며, 최근에는 마약 중독 또한 명상으로 치유해야 된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프로그램은 내방객을 대상으로 △사전 문진(건강상태, 체질, 병력 등) △사전 뇌파·맥파 검사 △명상 지도 및 30분간의 명상 수행 △사후 뇌파·맥파 검사 △결과에 따른 상담이 진행됐다.
이번 행사에 설치된 진단기기는 뇌파(EGG)를 통해 △두뇌건강점수 △두뇌활성도 △뇌파 분포도 △기본 뇌파 △두뇌 스트레스 △좌우뇌 불균형 △집중도 등을 측정했으며, 동시에 맥파(PPG)를 통해 △신체 스트레스 △자율신경 나이 △심장건강 △누적 피로도 △신체 활력도 △자율신경 건강도 등을 측정했다.
이와 관련 김은기 박사는 “한의진료 중 장기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파트는 환자가 직접 자신의 개선 상태를 이해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가 필요한데 뇌파·맥파는 이를 보여줄 수 있는 이정표와 같다”며 “특히 뇌파를 통해 결과를 눈으로 보면 명상 수행 중 발생하는 슬럼프 극복에도 도움이 되며, 심리적 안정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날 상담 및 진행을 맡은 권준희 원장(수원 태온한방병원)은 “방문객들은 근골격계 통증에서 위장 장애를 비롯해 다양한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갖고 있었다”면서 “명상 후 몸과 마음이 가벼워졌다는 반응과 측정기기에서도 긍정적 결과가 있었고, 특히 뇌의 변화를 가시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는 데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 동국대 치유와행복융합연구원 은산 스님(한의사)은 ‘VR-메타퀘스트 2·3 명상콘텐츠’ 부스를 운영,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메타버스 관련 스마트기기와 콘텐츠를 통해 명상을 돕도록 했다.
은산 스님은 “한의학에서는 명상을 바탕으로 정신적인 요소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며, 비록 신체적 증상이지만 마음을 함께 치유했을 때 치료 효과가 더 큰 경우가 많다”면서 “최근 자연치유적인 방법을 선호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한의진료에 있어 뇌파, 맥파, 경락 등을 결합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를 실행한다면 환자들에게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