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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28일 (일)

인류세의 한의학 <20>

인류세의 한의학 <20>

몸의 기후학 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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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한의원의 인류학 : 몸-마음-자연을 연결하는 사유와 치유> 저자


 

위기의 종말


이제 기후위기는 단지 위기가 아니라, 실제 진행되고 있는 현실의 상황이다. “위기”에는 실제 그 상황에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는 뉘앙스가 있지만, 기후변화의 심각성은 지금 바로 여기에 있다. 기후“위기”라는 말의 사용가능성이 한계에 달해 있는 것이다. 그 말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시점은 갑자기 닥쳐올 것이다. 실제로 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는 최근에, 2023년에서 2027년 사이 가장 뜨거운 여름 기록을 갱신할 확률이 98%라는 발표를 하였다. “위기”의 종말은 서서히 다가오지 않는다. 단절적으로, 비약적으로, 또한 계속될 것이라고 믿었던 일상이 더 이상 유지되지 않는 방식으로 닥쳐올 것이다. 당장 이번 여름이 심상치 않다. 올해 봄이 봄답지 않은 봄이었다는 것이 올여름에 대한 우려를 가중한다.


하지만 여전히 인류의 기후문제에 대한 태도는 기후“위기”가 “위기”로 계속해서 머물러 있기를 바라는 듯하다. 기후“위기” 뒤에 숨어서 “위기”의 끝자락을 잡고, 이 “위기”가 끝나지 않기를 기도하는 형국이다. 시한폭탄을 안고 있지만, 언제 터질지 정확히 모르고 있는 상황에 비유될 수 있다. 짹깍짹깍 시간이 가는 소리를 들으며, 이 소리가 영속되기만을 바라는 사이비종교의 신도들 같다. 뇌관을 제거하거나 폭탄의 폭발력을 감쇄하려는 본격적 노력도 하지 않은 채...


그러므로 심각한 지금의 상황을 고려할 때, 기후“위기”는 적절한 용어가 아니다. 안주하게 하는 기후위기 말고 다른 말이 필요하다. 이제 위기의 종말과 그 다음을 생각해야 할 때이다. 위기 다음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논의가 부족한 것은, 위기 다음을 언급하는 말이 부재한 상황과 연결되어 있다. 위기 다음은, 계속될 것 같은 지금의 일상과는 다른 상황이므로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기후위기의 말기에 우리는 기후파탄이라는 용어를 생각해볼 수 있다. 위기 뒤에 숨어서 안주하는 우리의 불감증을 각성하기 위해, 기후위기를 대신해서 지금부터라도 사용해야 할 용어다. 하지만 기후파탄의 상황은 단지 기후만의 문제는 아니다.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인프라 체계의 총체적 혼란과 변화를 수반할 것이다. 위기의 끝자락에서, 기후변화의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위에서 나열한 각 부문(사회, 문화, 경제, 인프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의료의 영역이다.


“기후파탄”은 의료 영역에서 어떤 어려움과 변화를 추동할 것인가? 파탄의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의료 부문의 책임 있는 사람들은 무엇을 할 것인가? 이 질문들은, 기후“위기” 종말의 시점에서 반드시 던져야 하는 질문들이다.


하버드대학의 “기후의사” 프로그램


기후위기의, 혹은 기후파탄의, 상황은 의료체계와 의료인들에게 그 위기가 현실화 될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는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에 대한 준비로서, 기후폭탄의 파장을 가능한 한 줄여보기 위한 노력으로서, 미국 하버드대의 공중보건대학은 기후의사(Climate MD) 프로그램을 설립하였다. 그 프로그램은 기후와 건강에 대한 의료지도자를 육성하고, 기후가 의료 전달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고, 지역의 병의원과 연대한다는 핵심 테마를 강조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 프로그램이 주목하는 주제에는 의료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내용 이상의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즉, 기후변화 이슈에 관한 매체들의 내러티브를 바꾸는 작업과, 또한 환자와 직접적으로 기후문제에 관해 소통하는 것도 중요한 주제로 거론하고 있다. 


기후문제는 당장 의료의 문제이며 또한 의료와 연결된 사회문화의 문제이다. 하버드대 기후의사 프로그램은 크게 의료인프라의 문제와 환자의 문제를 기후변화와 연결해서 고민하고 있다. 먼저, 기후위기가 의료인프라에는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갑작스런 폭우와 태풍으로 필요한 의료기구의 사용이 중단될 때, 필요한 약이 공급되지 않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갑작스런 정전사태의 상황에서 어떻게 의료기기들을 운용할 것인가?


다음으로, 환자들에게 닥칠 기후 관련 질환에, 의료체계와 의료인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는 빼놓을 수 없는 주제다. 예를 들어, 많은 환자들이 높은 고온의 환경에 노출될 때, 그로 인한 질환을 경험하게 될 때 의료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그것도 낮아지지 않는 고온의 날이 지속될 때, 밤이 되어도 식지 않는 열대야의 여름이 20일, 30일 지속된다면 의료는 어떻게 이에 대처할 것인가?


이와 같이 기후변화의 상황에서 의료인프라와 직접적인 환자 치료의 문제를 하버드대의 기후의사 프로그램은 제기하고, 이에 대한 대처를 강구하고 있다. 기후문제는 멀리 북미 보스턴에서의 일만이 아니듯이, 기후의사 프로그램의 주제들은 한국의 의료체계와 의료인들이 주목해야할 이슈가 아닐 수 없다. 한국의 의료는 종말에 다다른 기후“위기”의 상황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이 질문은 반드시 던져야 할 질문이고, 한국의 서양의학과 한의학이 모두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해야할 상황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서양의학의 영역에서도, 기후변화 시대에 의료의 역할에 대한 논의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한국 사회가 경험할 기후문제에서의 의료의 대처에 대해 직종을 넘어서 고민해야 할 문제이지만, 먼저 한의학이 기여할 수 있는 대처의 방식에 대해 이 지면에서는 논의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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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서(傷暑)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


지난 연재 글에서 기후위기의 시대는 『상서론』이 요구되는 시대라는 언급을 한 적이 있다(이전 연재 글 <인류세의 한의학> 19 “몸의 기후학 III” 참조). 이것은 단지 선언적 구호에 머물지 않고, 보다 구체적으로 다루어 봐야할 내용이다. 위에서 하버드대의 기후의사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지속되는 고온에 노출된 환자를 언급하였을 때, 혹자들은 에어컨을 켜고 서(暑)를 피하는 것을 상상했을 수도 있다. 하루 종일 에어컨을 켜고, 밤에도 냉기가 나오도록 켜놓고 피서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에어컨이라는 대책은 근본적이지도 않고, 지속가능하지도 않다. 에어컨 실외기가 도시의 온도를 상승시키고, 냉매가 탄소 배출의 주범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근본적 대책을 생각해야 할 때이다. 또한, 에어컨 냉기가 모두를 위한 대책이 되지 않는 것은 자명하다. 한국의 에어컨 보급률은 89%로 전 세계적으로 최상위 수준이지만, 여전히 열 가구 중 한 가구는 에어컨 없이 여름을 나야 한다.


지금의 사회적, 문화적 인프라의 조건에서 서병의 문제가 가장 우려되는 경우는 에어컨을 당장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일 것이다. 에어컨이라는 취약한 대책이 걷어졌을 때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많은 기후 관련 재난의 이전 예시들이 보여주고 있듯이, 기존의 인프라가 작동하지 않을 때 기후문제는 재앙이 된다. 실제로, 저명한 환경 관련 학술지 <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환경과학과 기술)>의 최근호에는 혹서와 정전이 동반될 때 일어날 수 있는 참사를 예측하는 논문이 실렸다1). 만약 미국 아리조나의 주도인 피닉스에서 그러한 상황이 전개되었을 때 도시 전체 인구의 반 정도인 약 80만 명이 응급실 치료를 요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이 연구는 예측했다(현재 피닉스의 응급실 수용인원은 3천명에 불과하다). 전기 사용량이 많은 혹서에 정전이 동반되는 경우는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며,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혹서기가 길어질 때, 그러한 상황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이와 같은 경험하지 못한 상황에 대한 대비를 지금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동아시아의학에서 진행된 서병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는 기후변화 시대에 중요한 참고자료가 아닐 수 없다. 예를 들어 『동의보감』에는 서병에 대한 대처가 체계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서병에 대한 처치라는 의미가 분명한 처방만 해도 여러 가지가 있다. 청서(淸暑)익기탕, 소서(消暑)십전음, 해서(解暑)삼백산, 소서(消暑)원, 청서(淸暑)화중산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러한 처방들은 각각의 상서의 상황에서의 구체적 대처의 방식을 보여주며, 앞으로 직면하게 될 혹서의 시기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한의학은 기후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 의학이다. 한의학이 전제하는 기후와 몸의 연결성이 몸의 기후학이라는 말을 가능하게 한다. 한의학의 기후에 대한 관심은 지금 기후위기, 기후파탄의 상황에서 새로운 요청을 받고 있다. 그 요청에 대한 응답을 위해, 구체적 논의와 연구, 그리고 관련 교육 또한 병행되어야 할 시점이다(다음 연재 글, “몸의 기후학 V”에서 계속).


 

1) Stone et al.(2023) “How Blackouts during Heat Waves Amplify Mortality and Morbidity Risk(혹서기 정전은 어떻게 사망률과 이환률의 위기를 증폭하는가)” 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뉴욕타임즈 기사 “Heat Wave and Blackout Would Send Half of Phoenix to E.R., Study Says”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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