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을 위한 수가협상이 오는 11일 현재룡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직무대리와 의약단체장과의 간담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막이 오르는 가운데 대한한의사협회(회장 홍주의·이하 한의협)는 수가협상단 구성을 완료하고, 협상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올해 한의협 수가협상단은 안덕근 부회장이 단장(사진)의 중책을 맡았으며, 한창연 보험이사·김민규 보험/의무이사·김주영 보험/약무이사가 함께 수가협상에 나서게 된다.
올해 수가협상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공급자와 가입자간 시각차로 인해 쉽지 않은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건강보험은 3조6291억 원의 흑자로 집계되고, 누적 적립금은 23조8701억 원을 보유한 것을 나타난 가운데 공급자측에서는 물가 상승, 임금 인상 등의 경영 악화요인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요양급여비용의 인상을, 가입자측에서는 코로나19가 종식돼 일상으로 전환됨에 따라 늘어나는 의료비 부담 증가로 인해 요양급여비용 인상에 난색을 표할 것으로 예상돼 팽팽한 수가협상이 예고되고 있다.
이와 관련 처음으로 수가협상에 나선 안덕근 단장은 “수가협상단장의 역할은 일선 한의의료기관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생생하게 전달해 회원들이 조금이라도 만족할 만한 수가 인상을 이끌어내는데 있다”며 “보험 담당 임원으로서 일선 현장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한의계의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협상단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 단장은 이어 “수가협상단 구성 전에도 이미 보험정책팀을 중심으로 관련 통계를 모으고 분석하는 등 객관적인 자료 생성해 한의계의 녹록치 않은 현실을 전달코자 노력하고 있다”며 “협상이 종료될 때까지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올 수가협상은 추가소요재정(이하 밴드)을 결정하는 건강보험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가 1차 수가협상 직전에 구성된 것을 비롯해 올해부터 적용키로 한 개선수가 모형 공개도 이뤄지지 않고 있어 ‘깜깜이 협상’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해 수가협상에서도 최종 협상 하루 전까지 밴드의 대략적인 수치조차 공유되지 않은 초유의 사태가 발생, 한의협 등 공급자단체에서는 공동성명 발표를 통해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안 단장은 “올해 수가협상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 지에 대한 의구심을 모든 공급자단체들이 갖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가협상 진행방식의 문제점은 이미 수년간 공급자단체는 물론 건보공단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올해에는 이런 문제점들이 조금이라도 개선돼 원활한 수가협상이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안 단장은 “내년도 요양급여비용을 결정하는 수가협상도 중요하지만, 한의 건강보험의 지속적인 점유율 감소를 해결하기 위한 궁극적인 개선 방안은 한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통해 양방편향적인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를 바로잡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단장은 또 “코로나19에 따른 사회 전반의 어려움들이 종식 단계에 이르렀고, 어느 정도 회복이 돼가고 있지만 보건의료계 중 유독 한의계의 회복률이 더딘 점은 이미 여러 통계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의 궁극적인 원인이 바로 열악한 한의 건강보험 보장성 등 한의의료의 접근성을 제한하고 있는 기울어진 운동장과 같은 현 보건의료체계에 있다”고 지적했다.
안 단장은 또한 “실제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건강보험 시범사업 35개 가운데 한의가 참여하고 있는 시범사업은 △한·의 협진 4단계 시범사업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 △일차의료 한의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 등 3개에 불과한 것만 봐도 한의약 접근성이 얼마만큼 떨어지는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며 “취약한 한의약 보장성으로 인해 국민들의 한의의료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한의물리치료행위 급여 확대 등을 비롯 국민들이 보다 한의진료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안 단장은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를 겪으면서 양방에는 손실보전금으로 적지 않은 보상이 이뤄진 반면 한의계에는 그러한 지원이 전무하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책임과 고통 분담만 강요받은 한의계의 어려운 상황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배려가 있어야 하는 만큼 한의의료기관의 손실 보상 부분을 어떻게 반영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물론 철저하게 소외된 한의약 보장성 개선 방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안 단장은 “오직 국민건강 증진이라는 의료인의 사명감으로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일선 진료현장을 지키고 있는 한의사 회원들을 위한 수가협상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며, 열악한 한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목소리도 충분히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안 단장은 이어 “한의의료의 보장성 강화는 국민들이 보다 경제적으로 자유롭게 자신이 치료받을 의료서비스를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인 만큼 수가인상과 보장성 강화를 이룰 수 있는 협상이 되도록 모든 역량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