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김대영 기자] 한의의 전자침술요법과 양방의 약물치료(둘로세틴 또는 프리가발린)를 병행했을 때 암환자의 말초신경병증 치료효과가 상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대 서울한방병원 동서암센터 연구팀(유화승 병원장)과 충남대병원 외과 연구팀(이진선 교수)의 항암화학요법으로 인한 말초신경병증을 진단받은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무작위대조군 공동임상연구(A Randomized, Placebo-Controlled Trial Evaluating Changes in Peripheral Neuropathy and Quality of Life by Using Low-Frequency Electrostimulation on Breast Cancer Patients Treated With Chemotherapy) 결과에서다.
연구팀은 유방암 환자 중 항암화학요법을 완료한 직후 손발저림, 통증, 감각이상을 호소해 말초신경병증으로 진단받아 약물 치료가 필요한 총 72명의 피험자를 전자침술 치료군과 가짜 전자침술 치료군으로 무작위 분류했다.
초기 평가부터 모든 참가자들에게 둘로세틴 또는 프리가발린 등 항암제 유발 말초신경병증에 대한 표준치료 양약이 처방됐으며 14일간 전자침술과 양약치료를 병용한 통합암치료 두 군간의 증상 완화 정도와 삶의 질 변화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항암화학요법 후 말초신경병증으로 호소하는 통증 강도의 변화는 치료군과 대조군 모두 유의하게 감소했다(치료군 P < .001; 대조군 P < .001).
또 통증이 감소한 환자들은 치료군과 대조군간 경계선상의 유의성을 보였다(p =0.072).
전체 환자의 삶의 질 변화량은 유의한 결과를 보이지 않았으나 한의 변증평가도구를 사용해 한비(寒痺)로 진단된 경우 일반적인 증상이 치료군에서만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됐다(p = 0.009).
약물 치료와 전자침술을 병용 치료 후 증상 개선의 상승효과가 확인 된 것.
이번 연구책임자인 대전대학교 서울한방병원 유화승 병원장은 “본 임상연구 결과는 항암제의 부작용의 예방, 암환자의 삶의 질 개선 위한 통합암치료의 과학적 근거마련에 기여했다”고 의의를 밝혔다.
보건산업진흥원에서 후원한 2015 양·한방융합기반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 연구는 대전대 한방병원 동서암센터, 충남대병원 외과,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과학부 등이 함께 참여해 진행됐으며 연구결과는 5월 통합암치료 분야의 최고 권위 국제학술잡지인 통합종양학회지(Integrative Cancer Therapies(IF: 2.634))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한편 말초신경병증은 항암제로 인한 말초신경의 손상으로 저림, 통증, 마비 등을 발생하는 항암화학요법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의 19~85%가 말초신경병증을 겪어 암환자들이 호소하는 흔한 부작용 중 하나다.
항암화학요법으로 인한 신경독성 증상이 발생할 경우 목표한 항암치료 기간과 횟수를 채우기 힘들어 치료 성공률을 낮추고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유방암의 항암화학요법에 많이 쓰이는 파클리탁셀, 도세탁셀과 같은 탁세인(taxanes) 계통 항암제들은 운동, 감각, 그리고 자율신경의 손상을 일으켜 이런 부작용을 많이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