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강환웅 기자] 교통사고 상해 증후군은 자동차사고로 인해 탑승자 혹은 보행자가 관절과 척추의 손상, 뇌진탕, 뇌출혈, 신경손상 등 전신적으로 나타나는 여러 증상을 말한다. 여기에는 타박상과 같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문제에서부터 생명을 위협하는 문제까지 포함되며, 보통 교통사고를 당하면 특별한 외상이 없더라도 다양한 통증을 호소하는 후유증에 시달린다. 특히 원인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치료 또한 쉽지 않은데 최근 한의치료가 교통사고 후 통증 개선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사고 후 외상 없는 데도 환자들 대부분 통증 호소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교통사고는 최근 10년간 감소 추세인데 반해 부상자수는 매년 32만여명으로 비슷한 정도가 유지되고 있으며, 증상의 중증도에 따라 통원 치료를 시행하거나 입원 치료를 받게 된다.
이 가운데 특별한 외상이 없는 데도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는 대부분 '정차 중 후방 차량에 의한 추돌'이 가장 많다. 충격이 가해지는 순간 목이 후방으로 휘었다가 바로 앞으로 튕겨 나가고 다시 뒤로 꺾이게 된다. 이 때 경추(목뼈)의 신경과 인대, 근육이 과도한 움직임으로 인해 손상을 받게 되는데 이를 '편타성 손상'whiplash injury)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들 후유증은 MRI, CT 등 검사를 해도 정확히 알 수 없을 때가 많고 통증과 운동제한과 같은 자각 증상만 뚜렷하게 지속되는 특징을 가진다.
목·허리 통증 및 두통, 어지럼증 등 다양한 증상 호소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척추센터 침구과 서병관 교수팀은 2017년 1월부터 2019년 7월까지 교통사고 상해 증후군으로 입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주요 증상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환자들은 주로 △목 통증(18%) △허리 통증(20%) △목·허리 동시에 통증(47%)를 호소하는 것을 비롯해 두통(38%), 어지럼증(27%), 흉부 불편감(17%), 오심·구토(10%) 등 다양한 증상을 나타내고 있었다.
이와 관련 서병관 교수(사진)는 "발병 초기에는 안정과 더불어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며 "특히 다양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서 전문 진료과목과의 긴밀한 협의 진료를 통해 정확하게 진단하고 진료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능적 측면에서도 목 40%·허리 50% 개선 확인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척추센터 침구과에서는 침, 뜸, 부항, 약침 및 봉독약침, 추나요법, 한약 치료를 환자의 증상과 체질에 따라 시행하게 된다. 전체 입원 환자의 89%에서 퇴원시 입원 당시 대비 50∼60%의 통증 개선이 나타났고, 기능적 측면에서는 목에서는 30∼40%, 허리에서는 40∼50%의 개선이 확인됐다. 증세가 안정되면 가급적 빠르게 활동량을 늘리면서 일상생활로 복귀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 교통사고 상해증후군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은 교통사고환자에게 한방집중치료를 제공하는 '교통상해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사고 후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환자, 수술 후 가료 및 안정이 필요한 환자나 한의과 및 의과 협진치료를 원하는 환자가 주요 대상이다. 염좌, 골절, 타박 등 외상성 손상뿐 아니라 겉으로 보이지 않는 다양한 증상을 위한 척추센터, 관절·류마티스센터, 뇌신경센터, 한방재활클리닉, 화병·스트레스클리닉, 여성건강클리닉, 소아청소년클리닉의 전문 의료진이 환자의 증상에 맞는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