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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11일 (목)

i love 한의학(8) - 한남대 홍경표 교수

i love 한의학(8) - 한남대 홍경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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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이화여대 불문과 졸

·한남대문과대 학과장

·한국여학사협회 서울시지부 회장

·한국프랑스학회 이사

·전국장애인 이동봉사대 부회장



손바닥 두드리고, 얼굴 비벼대고, 발 주무르며 살아온 지 3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반평생을 매일 아침·저녁으로 ‘나 홀로 운동’을 하다보니 별다른 잔병치례 없이 건강한 삶을 살아올 수 있었다.



그러나 흐르는 세월을 어찌 막으랴?

두해 전, 상체를 숙여 전화를 받고 펴는 과정에서 허리를 삐끗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워낙 강골체질인지라 별 것 아니라는 생각에 그냥 방치해 둔 것이 화근이었다. 강의가 있는 날이면, 기분까지 나빠지는 허리통증으로 인해 진땀을 흘리기가 일쑤였다.



그렇게 고통스러워하는 내가 안쓰러웠던지 한 지인이 “한의원에 가서 침 맞으면 나을 걸 왜 바보같이 내버려두느냐”고 면박을 주는 것이었다.



워낙 병원가기를 싫어하는 사람이라 별로 내키진 않았지만, 허리통증이 일상을 방해할 정도까지 되자 위기의식을 느끼게 됐다. 그래서 대전에 있는 모 한의원을 방문했고 10여 차례의 침 시술 후 완치가 됐다. 지금에서야 말하지만 침을 맞은 것은 내 인생 첫 경험이었다.



하루가 다르게 통증이 완화되는 것을 느끼게 되면서 담당한의사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그런 계기로 평소 무관심했던 ‘한의학’에 대한 진지한 물음과 함께 생각을 정리하게 됐다.



내 견해 상, 한의학은 ‘개별성을 존중하는 학문’이라고 볼 수 있다. 서양의학이 동물실험이나 죽은 생명체의 해부를 통해 얻어낸 결과를 학문화는 것과 달리 한의학은 ‘살아있는 존재’를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결론을 냈다. 특히 ‘진맥’은 한의학의 개별성을 인정하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양방의학이 도출해낸 일반적인 사실이 보편성을 가져와 대량치료를 가능케 했지만 한 명의 객체로서 존중받는 인간에게 최선의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 속칭 ‘아들 낳는 한약’은 페미니즘적 시각에서 볼 때 상당히 불손(?)한 것으로 여길 수 있지만, 이를 단순히 비과학적·비논리적으로만 해석하는 것도 잘못된 견해라고 본다.



순수천연약재를 사용해 인체를 청정한 상태로 만들어주는 한약의 특성상, 필요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은 순수 의학적인 차원에서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마치 기름진 밭을 일궈주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민족의학인 한의학은 전 세계가 인정하고도 남을 우수한 하드웨어다. 그런데 소프트웨어격인 인력자원의 제대로 된 업그레이드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하드웨어의 오랜 생명은 보장받기가 힘들다. 그렇다고 ‘경제 제일주의 인재’를 양성하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포커스를 한쪽에만 맞추다보면, 결국 의료계도 돈벌이 시장과 다를 바가 없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순히 ‘돈벌이가 되는 인재개발’이 아니라 ‘끊임없는 자기개발’이 가능한 인력자원 양성이 한의학의 오랜 항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본다.



이는 물론 한의대뿐만 아니라 부조리한 현행교육체계 전반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돈벌이 된다’는 이유로 한순간 필요한 사회의 부속품으로 전락된다면, 더 나은 발전을 기대하기란 어려운 법이다.



이런 차원에서 볼 때, 의료인의 근본은 생명존중과 올바른 인간성이 아닌가싶다. 그러기에 한의학은 충분히 가능성 있는 학문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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