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공급자인 의사에게만 맞춰져 있어 참여 저조 지적
의료기관 명칭 바꾸거나 간호사 등 타 직능 참여 가능해야
건보공단,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심포지엄 개최
[한의신문=최성훈 기자] 현재 정부가 시범사업 중에 있는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사업을 두고 의료전문가들은 공급자 중심에서 의료 소비자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용익)은 지난 27일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은명대강당에서 ‘건강보험 도입 42주년, 전 국민 건강보장 30주년’을 맞아 보건의료 전문가와 시범사업 관계자를 초청해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현황과 과제, 그리고 전망’에 대해 2편의 발제와 9명의 패널 토론으로 진행됐다.
먼저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추진단 박형근 단장은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현황과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박형근 추진단장은 “우리나라의 고혈압 유병자(2016년)는 1100만 명을 돌파해 지속 증가추세지만 최근 10년간 고혈압 조절률은 46.5%에 그치고 있다”면서 “조절률 증가를 위한 적극적인 전략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 발제자로 대한의사협회 김정하 이사는 ‘의료계 입장에서 본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의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김정하 이사는 “시범사업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지역의사회와 동네의사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본 사업 시에는 우리나라의 의료체계와 사회•경제적 환경 및 국민인식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이건세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추진위원장을 좌장으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단체, 전문학회 및 시민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보건의료 전문가들의 토론이 진행됐다.
여기서 정부와 시민단체들은 현행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사업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의료 소비자인 국민 만족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정수 소비자재단 사무국장은 의료 공급자 측면에서만 사업을 실행하지 말고 실제 만성질환관리사업에 등록한 환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 분석,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수 사무국장은 “평균수명이 높아지면서 고혈압, 당뇨로 진단 받고 나서도 30, 40년은 더 관리를 잘해야 한다. 자기관리 역량을 높이는 것이 만성질환관리의 핵심이라 생각한다”며 “수요자 중심의 관리 기술을 개발하고, 의료소비자 사회경제적 수준, 운동, 시기 등을 고려한 시스템을 개발해 확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양중 한겨레신문 의료전문기자는 국내 의료환경이 공급자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수요자인 만성질환관리사업에 대한 국민 참여가 저조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의료전달체계 언어를 소비자, 환자 중심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김양중 기자는 “병상수를 기준으로 1차, 2차, 3차 의료기관이라는 의료전달체계 용어는 공급자 중심의 언어”라며 “공급자 중심의 의료전달체계 언어를 소비자, 환자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고혈압, 당뇨 관리하고 하는 건강 증진을 해준다는 의미에서 건강증진병원으로 바꿔보자고 제안 드린다”고 말했다.
한영란 대한간호협회 정책위원도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제가 공급자 중심인 의사에만 초점이 맞춰져있다고 지적하며, 지역사회 관리체계가 핵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영란 정책위원은 “만성질환관리는 생활습관이 건강하게 변화되고 유지되지 않는다면 개선이 힘들다”며 “당뇨병 유병자가 약을 먹고 있는데 왜 조절률이 저조할 수밖에 없나를 봤을 때 생활습관을 변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의료법상 간호사는 건강 상담, 건강기능 수행을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만성질환 사례 관리자로서 간호사는 물론 지역 보건소, 영양사 등 지역사회와 연계해야 한다. 또 서울과 지방간 동네의원 인프라가 굉장히 차이가 많이 나는 만큼 방문간호사업도 함께 고민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기민 경실련 정책위원은 만성질환관리제로 인한 의료비 부담이 국민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건강보험의 지불제도 개편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기민 정책위원은 “1650만명에 달하는 베이비 부머 세대가 내년이 되면 첫 65세에 진입한다. 벌써 2017년 건강보험 진료비는 65조원을 넘어서고 있는 실정”이라며 “(건보공단은)지불제도개선 검토와 보험료 부과 체계도 다시 한 번 검토해야 한다. 다만 근본적인 의료 이용 권리를 차단해선 안 된다. 인구 천 명 당 의사 숫자는 우리나라가 OECD 꼴찌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도 만성질환관리제는 의료소비자 중심의 서비스가 핵심이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순애 건보공단 건강관리실장은 “지역 단위로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가 공단의 과제”라면서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통해 지역 의사, 보건소가 중심이 돼 지역 문제를 파악하고 만성질환관리제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준욱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복지부가 꼭 주치의제를 하는 건 아니지만 노인환자를 다루다 보면 웰다잉 직전까지도 의사 접촉이 되도록 모델 개발을 하고 있다”며 “환자 만족도가 핵심이기 때문에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가 이뤄지도록 계속 연구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은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고혈압·당뇨병 환자에게 질병관리계획, 대면진료·문자·전화 등을 통한 점검·상담, 질병 및 생활개선 교육 등 포괄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현재 총 74개 지역 2578개 의원이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에 참여해 고혈압‧당뇨병 환자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의료기관 명칭 바꾸거나 간호사 등 타 직능 참여 가능해야
건보공단,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심포지엄 개최
[한의신문=최성훈 기자] 현재 정부가 시범사업 중에 있는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사업을 두고 의료전문가들은 공급자 중심에서 의료 소비자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용익)은 지난 27일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은명대강당에서 ‘건강보험 도입 42주년, 전 국민 건강보장 30주년’을 맞아 보건의료 전문가와 시범사업 관계자를 초청해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현황과 과제, 그리고 전망’에 대해 2편의 발제와 9명의 패널 토론으로 진행됐다.
먼저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추진단 박형근 단장은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현황과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박형근 추진단장은 “우리나라의 고혈압 유병자(2016년)는 1100만 명을 돌파해 지속 증가추세지만 최근 10년간 고혈압 조절률은 46.5%에 그치고 있다”면서 “조절률 증가를 위한 적극적인 전략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 발제자로 대한의사협회 김정하 이사는 ‘의료계 입장에서 본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의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김정하 이사는 “시범사업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지역의사회와 동네의사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본 사업 시에는 우리나라의 의료체계와 사회•경제적 환경 및 국민인식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이건세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추진위원장을 좌장으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단체, 전문학회 및 시민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보건의료 전문가들의 토론이 진행됐다.
여기서 정부와 시민단체들은 현행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사업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의료 소비자인 국민 만족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정수 소비자재단 사무국장은 의료 공급자 측면에서만 사업을 실행하지 말고 실제 만성질환관리사업에 등록한 환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 분석,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수 사무국장은 “평균수명이 높아지면서 고혈압, 당뇨로 진단 받고 나서도 30, 40년은 더 관리를 잘해야 한다. 자기관리 역량을 높이는 것이 만성질환관리의 핵심이라 생각한다”며 “수요자 중심의 관리 기술을 개발하고, 의료소비자 사회경제적 수준, 운동, 시기 등을 고려한 시스템을 개발해 확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양중 한겨레신문 의료전문기자는 국내 의료환경이 공급자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수요자인 만성질환관리사업에 대한 국민 참여가 저조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의료전달체계 언어를 소비자, 환자 중심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김양중 기자는 “병상수를 기준으로 1차, 2차, 3차 의료기관이라는 의료전달체계 용어는 공급자 중심의 언어”라며 “공급자 중심의 의료전달체계 언어를 소비자, 환자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고혈압, 당뇨 관리하고 하는 건강 증진을 해준다는 의미에서 건강증진병원으로 바꿔보자고 제안 드린다”고 말했다.
한영란 대한간호협회 정책위원도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제가 공급자 중심인 의사에만 초점이 맞춰져있다고 지적하며, 지역사회 관리체계가 핵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영란 정책위원은 “만성질환관리는 생활습관이 건강하게 변화되고 유지되지 않는다면 개선이 힘들다”며 “당뇨병 유병자가 약을 먹고 있는데 왜 조절률이 저조할 수밖에 없나를 봤을 때 생활습관을 변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의료법상 간호사는 건강 상담, 건강기능 수행을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만성질환 사례 관리자로서 간호사는 물론 지역 보건소, 영양사 등 지역사회와 연계해야 한다. 또 서울과 지방간 동네의원 인프라가 굉장히 차이가 많이 나는 만큼 방문간호사업도 함께 고민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기민 경실련 정책위원은 만성질환관리제로 인한 의료비 부담이 국민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건강보험의 지불제도 개편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기민 정책위원은 “1650만명에 달하는 베이비 부머 세대가 내년이 되면 첫 65세에 진입한다. 벌써 2017년 건강보험 진료비는 65조원을 넘어서고 있는 실정”이라며 “(건보공단은)지불제도개선 검토와 보험료 부과 체계도 다시 한 번 검토해야 한다. 다만 근본적인 의료 이용 권리를 차단해선 안 된다. 인구 천 명 당 의사 숫자는 우리나라가 OECD 꼴찌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도 만성질환관리제는 의료소비자 중심의 서비스가 핵심이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순애 건보공단 건강관리실장은 “지역 단위로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가 공단의 과제”라면서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통해 지역 의사, 보건소가 중심이 돼 지역 문제를 파악하고 만성질환관리제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준욱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복지부가 꼭 주치의제를 하는 건 아니지만 노인환자를 다루다 보면 웰다잉 직전까지도 의사 접촉이 되도록 모델 개발을 하고 있다”며 “환자 만족도가 핵심이기 때문에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가 이뤄지도록 계속 연구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은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고혈압·당뇨병 환자에게 질병관리계획, 대면진료·문자·전화 등을 통한 점검·상담, 질병 및 생활개선 교육 등 포괄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현재 총 74개 지역 2578개 의원이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에 참여해 고혈압‧당뇨병 환자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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