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성 경희대학교 도예학과/시각디자인학과
봉사활동은 타인을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까지는 타인을 돕고자 하는 마음보다는 그저 봉사 시간을 채우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한의사 단원으로 참여하시는 아버지의 제안으로, 나는 일반 단원으로서 해외 의료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됐다. 옛날부터 아버지의 의료봉사에 따라간 적이 몇 번 있었지만 그땐 너무 어렸기에 어깨너머로 보기만 하였고 실제로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라 긴장됐다.
내가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나는 대기실, 진료실, 그리고 약국, 이 세 곳의 사이에 있었다. 초진 차트를 작성한 후 오신 환자분들을 순서대로 대기실에 앉혀드리고, 혈압체크를 해드렸다. 진료를 하고 나오신 분들은 약국으로 안내해 드렸다.
통역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여기로 오세요, 옆으로 붙어 앉아주세요” 등 몽골어 표현을 한국어로 들리는 대로 종이에 적은 후 읽으면서 환자분들을 안내해 드렸다.
기다리기 지루했을 아이들에게는 사탕이나 초콜릿을 주고 머리카락도 예쁘게 묶어주며 먼저 다가가려 노력했다. 아이들이 진료시간을 얌전히 기다리는 모습이 너무 예뻤다. 나중에는 입구에 아이가 보이면 바로 양손에 간식을 쥐고 아이가 들어오기만을 기다렸다. 낯을 많이 가리는 아이들의 경우 첫날에는 인사도 잘 받아주지 않았지만, 봉사 기간 중 거의 매일 온 아이는 하루하루 지날수록 장난도 많이 치고, 애교도 부리며 사진도 같이 찍어주었다.
봉사 마지막 날, 진료를 마치고 만족스러운 미소로 나오시는 모습, 손에 선물을 쥐여주시며 고맙다고 인사하시는 모습, 장난치면서 다가오는 아이들의 모습을 이제 못 본다고 생각하니 아쉬움이 컸다.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 몽골 현지 주민분들께 필요한 도움을 제공해 드린 만큼, 나 또한 얻어 가는 게 너무나도 많았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쌓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는 게 얼마나 큰 기쁨인지 느낄 수 있었다. 한의사분들이 진료하시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또 그 과정 속에 나의 손길이 조금이라도 거쳐 갈 수 있었다는 게 흔치않은 경험이었다. 앞으로도 다양한 봉사활동을 경험하며 여러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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