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8명은 실제 혈액검사 활용, 미활용 이유는 “법과 제도 안전장치 부족”
“수련 과정에 준하는 수준의 강도 높고 실용적인 교육 제공할 필요 있어”
김미경·한창호 동국대 한의대 교수, ‘대한한의학회지’ 제45권 제2호에 게재
[한의신문=기강서 기자] 한의사 대부분은 한의진료 시 혈액검사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고 있으나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를 주저하는 이유는 법적, 제도적인 안전장치 부족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김미경 교수(동국대 일산한방병원 한방내과)와 한창호 교수(동국대 한의과대학 내과학교실)의 최근 발간된 ‘대한한의학회지’ 제45권 제2호에 ‘한의사의 혈액검사 활용 현황 및 교육 실태’라는 제하의 연구 논문에 따른 것이다.
이번 논문은 혈액검사에 대한 사회적 통념의 변천과 이를 반영한 유권해석 및 판례의 변화에 발맞춰 한의사들의 혈액검사에 대한 태도와 활용 현황 및 관련 교육 경험과 수요를 파악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계획하고 수행한 결과가 수록됐다.
설문조사는 혈액검사에 대한 태도, 활용 경험, 교육 경험을 묻는 문항과, 대상자의 특성(성별, 연령대, 진료경력, 근무형태, 현재 진료 여부, 근무기관, 한방병원 수련경험, 한의사 전문의의 경우 전공 과목)등을 묻는 문항으로 구성했으며, ‘23년 10월 25일부터 11월 8일까지 2주의 기간 동안 대한한의사협회에 이메일 주소가 등록된 한의사 회원 중 총 773명이 설문조사에 참여했다.
문항별 응답 결과 한의진료에서 혈액검사 활용의 필요성에 대해 대상자의 절대 다수인 768명(99.35%)이 동의했으며, 실제로 한의진료에 혈액검사를 활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578명(74.77)으로 이중 338명(43.73%)은 ‘23년에 혈액검사를 활용했다고 응답했다.
반면 현재 혈액검사를 진료에 활용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240명이었으며, 그 이유로는 △법적, 제도적 안전장치 부족(47.8%) △혈액검사기 구입 비용 및 혈액검사 건당 비용 부담과 같은 경제적 문제(41.91%) 등이다.
또한 과거 혈액검사 교육을 받은 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77.62%가 교육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교육 경로는 △한의과대학 학부 과정(41.27%) △한방병원 수련 과정(32.60%) △한의사 보수교육(28.46%)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과거 받은 교육이 현재 한의진료에 혈액검사를 활용하는 데 충분한지 묻는 질문에는 대상자의 58.85%가 유용하다고 응답했으며, 응답자의 대다수가 향후 혈액검사 활용을 위한 교육을 받을 의향이 있다(95.21%)고 답했다.
이번 논문에서는 이 밖에도 △검사활용 경험 △현재 활용 여부 △관련 교육 경험 △교육의 유용성 △추후 교육 희망도 등을 대상자의 특성(성별·연령·진료경력·근무형태·현재진료여부·근무기관·수련경험·전공과목)에 따른 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대상자의 특성에 따른 응답 경향의 차이를 간략히 살펴보면 젊고 진료 경력이 짧은 한의사일수록 혈액검사 활용 경험이 부족했지만 교육 이수율은 높았으며, 교육의 유용성에 대한 동의율은 떨어지고, 교육 수요가 특히 더 높았다.
또한 한방병원 수련 기간이 길수록 혈액검사 활용 경험률은 높고, 혈액검사 교육의 유용성에 대한 동의율도 높았으며, 추가 교육에 대한 요구도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설문조사에 참여한 회원의 절대 다수가 한의진료에 혈액검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실제로 혈액검사를 활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도 75%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어 “다만 ‘23년도에 혈액검사를 활용한 경우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데 주된 이유는 법적·제도적 문제와 경제적 부담 등임을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번 연구를 통해 혈액검사와 관련한 다양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향후 한의사 대상 혈액검사 교육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확인했으며, 높은 교육 의지를 확인 한 바, 과거의 교육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기보다는 수련 과정에 준하는 수준의 강도 높고 실용적인 교육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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