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의 나아갈 새로운 방향 설계·제시 위해 최선”

기사입력 2024.05.30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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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사·평가·정책 연구의 기본 업무 이외 사회적 가치 창출하는 역할 ‘고민’
    국민의 입장서 심평원이 가진 다양한 자원 활용해 도움되는 방안 강구
    오수석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기획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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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오수석 기획상임이사로부터 지난해 4월 임명된 이후 1년 넘게 활동을 해오면서 느꼈던 소회와 함께 앞으로 한의 건강보험 발전을 위해 필요한 다양한 제언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지난 1년 여간 기획상임이사로 활동한 소회는?

    “지난 1년여를 돌아보면 정말 열심히 해온 것밖에 기억나지 않는다. 한의사로서만 살다가 공적 영역에서 활동을 하면서 ‘과연 한의사가 잘해낼 수 있을까?’라는 선입견을 해소하기 위해, 또 내가 잘해야 후배들이 공적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라는 책임감으로 묵묵히 업무를 수행해 왔다. 특히 지난 1년간 내부 직원과 끊임없이 소통하다 보니 자연스레 내 자신이 가고자 하는 목표가 공유되면서 무난하게 임기를 수행해 나가고 있는 것 같다.”

     

    Q. 그동안 어떠한 활동들을 해왔는지?

    “기본적으로 심평원의 주된 역할은 심사와 평가, 정책 연구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지난 24년간 축적돼온 심평원의 경험을 살려 기본적인 역할 이외에도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유익한 새로운 개념들을 적극 발굴하고 제시하는 역할로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지난 1년간 이를 실현코자 노력해 왔다.


    이를 위해 119 엠블런스 단말기에 응급환자의 진료정보를 공유하는 방안을 제안했었다. 심평원이 보유하고 있는 환자의 최소한 수술력이나 복용력 및 알레르기 이력 정도만 알아도 응급환자를 살릴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어린이집 재원 아동과 노인복지관 이용 어르신의 교류 활성화를 위한 세대 공감 프로젝트인 ‘The-이음’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일본에서 활성화된 노유복합시설에서 착안한 것으로, 이를 통해 어르신들에게는 삶의 의욕을 주고 어린이들에게는 어르신들의 사랑과 지혜를 본받을 수 있는, 현재 저출생-고령화 사회에서의 새로운 윈-윈 모델로 정립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심평원에서 보유한 막대한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 원주시에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과 바이오 제약산업을 연계시키는 ‘원주 헬스케어 클러스터’ 운영전략을 제안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심평원이 기존 역할에서 벗어나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한 대국민 서비스를 향상시킬 수 있는 역할에 고민하고 있으며, 남은 임기에도 이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공감이란 처치를 바꾸어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국민의 입장에서 심평원이 가진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 보다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

     

    Q. 기획상임이사 업무를 수행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한의사 출신이라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다. 그런데 한의사라는 직능이 진료실에만 있다보니 사회적 경험이 부족할 수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역량은 탁월하다고 생각한다. 즉 한의사는 진료를 하면서 사람의 정보를 분석하고 병원 원인을 찾기 위해 환자를 분석하는 훈련이 기본적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을 사회생활에 잘 접목시킨다면 어떠한 위치에서라도 충분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이같은 편견을 극복코자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했다고 자부한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심평원 비상임이사로서의 활동 및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등과 같은 다양한 이해관계 조정이나 협력이 필요한 분야에서 활동했던 경험도 업무를 수행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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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2008년 심평원 비상임이사 시절부터 한의 보험정책을 지켜봐왔다. 그동안 아쉬움은 없는지?

    “우선 한의계가 건강보험 영역을 적극적으로 확대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현재 건강보험 전체 급여항목 8776개 중 한의는 69개, 전체의 0.8%에 불과하다. 나날이 한의사 수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한의 급여항목 확대가 안된다면 결국 한의약 발전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건강보험 영역 확대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현재와 같은 어려움은 없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2012년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이 시행될 당시, 한의사들이 조금 더 주도적인 역할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정부와 한의사가 국민건강을 위해 힘을 합쳐 사업을 진행했다면 지금보다 많은 사람들이 만족해하는 사업으로 자리매김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다.


    더불어 현재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제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한의계가 이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침 이외에 강력한 무기가 있어야 한다. 중국의 경우에는 수천가지 한약재가 새롭게 약전에 등재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 약전에서는 새로운 한약재 등재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즉 변화되는 사회환경에 맞춰 한약도 현대인에 맞게끔 변화되는 것이 필수이며, 천연물신약이 하나의 새로운 길이 될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한의약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이와 함께 코로나 시국을 겪으면서 한의약의 우수성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부분이다. 대만의 경우 코로나 당시 중의학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코로나 전 10%대의 건강보험 점유율에서 현재는 40% 후반대에 이른다고 한다. 한국 한의약 역시 정부의 지원이 전무한 실정에서 코로나 및 후유증 진료에 나서 많은 도움을 줬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러나 국민들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앞으로 한의계가 이러한 부분에 좀 더 관심을 갖고 보다 적극적으로 노력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Q. 한의약이 발전해 나가기 위해 필요한 부분은?

    “한의사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철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 스스로 시대 변화에 맞춰 역할을 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춰야 한다. 지금도 교육 변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있지만, 학교 커리큘럼을 공공의료 분야에 보다 초점을 맞춰 개편할 필요성이 있다. 그래야 향후 도래할 제2, 3의 코로나 사태에서 한의사의 역할을 명확히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국민에게 한의사의 존재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며, 이를 위해 우선 한의학의 기본에 충실해야 하고, 더불어 영역 확대를 위해서는 사회 활동에 적극 나서는 노력도 필요하다. 앞으로 각자 맡은 바 위치에서 자신의 역량을 강화하고, 사회적 역할을 확대해 나간다면 국민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Q. 그 외 하고 싶은 말은?

    “학생 때부터 △참한의학 공부 △차별 없는 환경에서 진료하기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한의사 되기라는 3가지 신념 아래 한의협 보험이사·보험부회장, 한의약정책연구원장에 이어 심평원 기획상임이사 자리에까지 왔다.


    지금도 이러한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한의협이 제안한 정책공약집 제목이 ‘국민건강 지킴이, 국가 보건의료정책의 동반자’였다. 즉 국민을 원하는 것을 고민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국민의 입장에서 심평원이 본연의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해나가는 것은 물론 심평원이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설계하고 제시하는 기획상임이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한 고민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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