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는 단순히 질병만 고치는 것이 아닌 신체·정신 모두 돌보는 의료인
홍주의 대한한의사협회장이 한의과대학(원) 학생 대표들과 만나 한의대의 교육 현실과 함께 교육 현장에서 느끼는 학생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한편 한의계 현안 공유를 통해 미래 한의학을 짊어질 한의학도와 향후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18일 전국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학생회연합(이하 전한련) 제39기 이현빈 의장과 하윤덕 회장은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 회관을 방문, 홍주의 회장 및 허영진 부회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는 홍주의 회장은 전한련 제39기 의장·회장 당선에 대한 축하 인사를 전달하면서 시작돼 최근 한의과대학 분위기 등 가벼운 근황 전달과 더불어 학생들이 준비해온 질문지와 건의사항 등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먼저 학생들은 ‘한의사협회를 거쳐 정계에 진출한 한의사 회원들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했다.
한의협을 통해 정계에 진출한 한의사 회원은 안영기 한의협 명예회장이 제13대 국회(1988∼1992)에서, 또한 윤석용 한의사가 제18대 국회(2008∼2012)에서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또한 현재에는 윤영희(서울시의회)·이명규(인천시의회)·조옥현(전라남도의회) 한의사 회원 등이 의정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홍주의 회장은 “한의약 영역을 넓히기 위해서는 한의계 출신 정치인이 필요하다”며 “한의약과 한의사에게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하는 것은 결국 국민의 보건 향상과 국가 보건의료체계의 선진화에도 도움이 되는 만큼 앞으로도 보다 많은 한의사 회원들이 정계에 활발히 진출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의과대학 정원 축소와 관련한 질의에 대해 홍 회장은 “정원 축소에 공감하며 한의사 제도가 만들어진 1954년부터 1990년 중반까지 40여 년 동안 한의사들이 약 8000여명이었던 반면 근 30년 동안에는 2만 8000명으로 늘어나 공급과잉이 된 만큼 입학 정원 축소를 통해 과잉되지 않은 적정 규모의 한의사 인력수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정부의 한의학 관련 제도 및 정책 입법·개선에 전한련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선 “가급적이면 학생들은 학업에 집중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다만 공부에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학생들도 보건의료 정책에 관심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말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 합법화 판결과 관련 초음파에 이어 어떤 비침습적 진단기기가 도입되면 좋은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전제를 비침습적 진단기기라고 못박을 필요가 없다”며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의미는 한의사의 진단기기 사용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는 만큼 앞으로 한의사의 보다 자유로운 진단기기 사용을 위해 매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전한련 측에서는 한의과대학 학생들로부터 수렴한 질의내용 중 ‘최근 한의과대학 학생들이 본인들이 배우는 것에 대해 자긍심과 만족감을 못 느낀다는 의견이 있는데,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홍 회장은 “스스로 설정한 기준에 따라 본인이 성취를 이뤘다는 부분에서 자긍심을 가지길 바란다”며 “의료인으로서의 만족감은 경제적인 가치나 기대감보다는 환자에게 시술하는 의료행위를 통해 배움을 얻는다는 것에 더욱 큰 의미를 부여해야 할 것이며, 학교에서 배운 지식에 추가적인 고민을 더하고 자신만의 확고하고 객관적인 치료관을 정립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한편 ‘한의계 선배로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이란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 처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길 바라며, 특히 어떠한 문제에 직면했을 때에는 혼자서만 풀어나가려 하면 독선에 빠지기 쉬울 수 있어 다른 사람과 함께 공유하고 교류하면서 문제의 해법을 고민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그러다보면 자신의 스타일이라고 느껴지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자신만의 ‘관’”이라고 전했다.
홍 회장은 이어 “대학교에서는 한의학 외에도 동양철학, 심리학, 인문학 등 다양한 교양과목이 있는데, 한의사로서 살아가는데 너무나도 큰 도움이 된다”며 “한의사는 사람을 고치는 기술자가 아닌 의료인으로서 환자의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도 같이 고민해줘야 한다. 다양하게 사회적 교양을 전반적으로 습득하는 것은 향후 임상에 임할 때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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