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추홍민
인천 옹진군 대청보건지소
공중보건한의사
KMCRIC 제목
만성 뇌졸중 환자의 수지부 강직에 침 치료가 즉각적인 효과를 낸다.
서지사항
Zhang Z, Wang W, Song Y, Zhai T, Zhu Y, Jiang L, Li Q, Jin L, Li K, Feng W. Immediate Effect of Dry Needling at Myofascial Trigger Point on Hand Spasticity in Chronic Post-stroke Patients: A Multicenter Randomized Controlled Trial. Front Neurol. 2021 Oct 29;12:745618. doi: 10.3389/fneur.2021.745618.
연구 설계
전향적, 다기관, 3-arm, 무작위 대조군 임상연구(Prospective, mulitcenter, three-arm, randomized controlled trial).
연구 목적
뇌졸중 후 발생한 수지부 강직 증상에 대해 근막 동통 유발점(myofascial trigger point)에 건침(Dry needling) 적용의 치료 효과를 평가하기 위하여.
질환 및 연구대상
중국 상하이 지역 3곳의 재활 혹은 중의병원에서 모집한 뇌졸중 환자로, Brunnstrom stage II-IV 사이면서, 수지부 강직을 호소하는 환자(수정 애쉬워스 척도 상 1+에서 -3 사이), 50에서 70살 사이의 환자.
다만 아래와 같은 환자는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차성 파킨슨병, 출혈 위험이 큰 환자, 최근 3개월 내 관련 치료를 받은 환자, 다른 원인으로 인해 수지부 강직이 발생한 환자, 관절 변형 및 근육 구축이 발생한 환자, 임신한 여성 혹은 침 치료에 대한 거부감이 심한 환자 210명
시험군 중재
Trigger point를 찾는 방법으로, 첫 번째 metacarpal bone과 두 번째 metacarpal bone의 부위를 손등 쪽에 알코올 솜을 놓은 후 시술자의 손으로 압박을 강하게 가한다. 손끝 부분으로 방사통이 발생하는 포인트를 확인한다. 자침 방법으로는 멸균침(0.3mm×25mm)을 trigger point 부위의 피부에 수직으로 자입하게 된다. 해당 부위에 환자가 국소 통증, 손가락으로의 방사통, 손가락의 움찔거림 등이 발생하면 trigger point에 정확히 자입된 것으로 보고 30분 유침을 시행한다.
대조군 중재
대조군 중재 1(샴침 그룹): 수기 자극을 가하지 않는 상태로 trigger point에서 가 쪽 2mm 부분으로 이동하여 2mm 자입을 시행한다.
대조군 중재 2(대조군): 공통 재활 치료만을 진행하며 일주일에 5회 4주간 시행한다.
평가지표
(1)일차 평가변수: 엄지손가락의 굴근 부위 근육의 MAS(수정 애쉬워스 척도)를 치료 전과 치료 직후 측정했으며, MAS score가 최소 1단계 이상 감소해야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2)이차 평가변수: 엄지손가락뿐만 아니라 두 번째부터 다섯 번째 손가락(검지-약지), 손목 부분의 강직 변화를 baseline과 4주 후에 측정해 비교했다. 측정 과정에서는 환자가 편안한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지시했으며, 관절 각도는 앙와위에서 체간의 양측으로 손을 위치시킨 후 팔꿈치를 뻗고, 손바닥을 하늘을 보게 한 자세에서 측정했다.
주요 결과
500명의 환자가 모집되었고, 모집기준에 해당하는 21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시험군, 샴침 대조군, 대조군에 각각 70명의 환자가 배정됐으며, 4주간 중재 적용이 진행됐다.
침 치료군에서 MAS 척도상 유효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샴침군 및 대조군에 비해 높았다. 다만, 샴침군과 대조군에서의 통계적 유의성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차 평가지표인 손가락 및 손목 부위의 강직에 대한 유효율에 대해서도 시험군에서 가장 높은 유효율이 나타났으며 샴침군과 대조군에서는 통계적 유의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손가락 관절 각도에 대해서는 통계적 유의성이 관찰되지는 않았으나, 자침 그룹에서 샴침 그룹에 비해 PIP 관절의 각도가 크게 관찰됐다. 모든 그룹에서 임상시험 중 탈락할 만한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저자 결론
침 치료는 뇌졸중 후 수지부 강직의 즉각적인 완화에 효과를 보인다.
KMCRIC 비평
중국 내 3개 병원에서 21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이 임상연구는 일반적인 재활치료를 받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수지부 강직에 대한 침 치료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3-arm 무작위 대조군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3-arm은 비교 그룹을 3개로 설정한 연구로 치료군과 대조군 사이 샴침을 활용한 활성 대조군을 추가해 비교하는 기법이다.
이 연구는 저자들이 진행한 선행 pilot 연구에 대한 후속 임상연구로, 다기관으로 확장해 진행한 연구다. 이 연구는 서론에서 저자들이 언급했듯이, 잘 설계된(Well-designed) 연구 제시를 위한 저자들의 노력이 돋보이는 연구다. 기존에 중국 연구들의 경우 결과지표로 총 유효율(Total Effective Rate)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연구에서도 유효율이 주 평가변수로 활용됐으나, ‘유효하다’라는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해 제시하고, 실제 수지부 강직을 측정하기 위해 빈용되는 수정 애쉬워스 척도를 활용하는 등 다양한 보완책을 활용했다.
이 연구에서 환자에게 치료군으로 활용한 중재법은 ‘Dry needling’이다. 활성 대조군을 sham acupuncture라고 표현해 저는 연구 해석에서 치료군을 침 치료라고 표현하기는 했으나, 본 저자들은 ‘Dry needling’이라는 표현을 썼음을 알려드린다. 연구 결과에서 흥미로운 것은 연구진이 치료군에서 제시한 것처럼 손가락이 꿈틀거릴 정도의 움직임을 유발하거나, 방사통이 있을 정도의 강자극을 준 경우에서 수지부 강직에 즉각적 효과가 있었고 trigger point와 무관한 가 측 2mm 지점에 2mm 정도만 자입하는 경우에는 무처치군과 효과 차이가 크게 없었음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임상시험 설계를 할 때, 평가척도를 어떻게 제시할지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특히 약물 복용이 아닌, 시술자의 경력과 전문성에 따라 영향을 받는 침 치료의 경우에는 더욱 고심하게 된다. 특히 다기관 연구 같은 경우 임상에서 잘 쓰지 않는 척도를 활용한다든지, 어느 정도 변화가 있을 때 효과가 있다고 평가할지 깊이 생각하게 된다. 총 유효율로 일차 평가변수를 설정한 저자들의 고민이 이런 지점에서 왔다고 생각한다. 뇌졸중 환자에게서 수지 강직은 일상생활 동작 회복을 방해하는 주요한 후유증 중 하나이[1]. 침 치료를 통해 즉각적인 증상 완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충분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실제 환자의 증상을 잘 반영하면서, 미세한 회복을 측정할 수 있는 척도의 개발 혹은 탐색(예를 들면 근전도)이 향후 연구들에서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연구자로서, 이번 연구를 보며 중국에서 발표되는 연구의 질이 점점 높아지고 있고 국내에서 이 정도 규모의 임상시험을 수행할 수 있을까 상상해 보았다. 한국 한의대 연구진의 연구 역량은 정말 우수하다. 다만 이번 연구처럼 다양한 질환에 관한 연구에 있어서는 중국과 다국가 다기관 연구를 진행하는 방향들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참고문헌
[1] Opara J, Taradaj J, Walewicz K, Rosińczuk J, Dymarek R. The Current State of Knowledge on the Clinical and Methodological Aspects of Extracorporeal Shock Waves Therapy in the Management of Post-Stroke Spasticity-Overview of 20 Years of Experiences. J Clin Med. 2021 Jan 12;10(2):261. doi: 10.3390/jcm10020261.
KMCRIC 링크
https://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RCT&access=R20211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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