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국내 의료용 대마 규제 완화, 전세계적 흐름에 뒤처져”
전세계적으로 의료용 대마의 규제가 완화되는 가운데 한국만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5일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2019년 고려대학교 카나비노이드 연구회 국제 심포지엄’에서 ‘한국 상황과 UN 마약단일협약 재개정’을 주제로 발표를 맡은 강성석(한국의료대마운동본부 대표)목사는 국제적 흐름과 비교한 국내에서의 대마 사용 한계에 대해 발제했다.
강 목사는 “오렌지나 카카오의 원두, 맥주 홉 등에도 대마 성분은 들어 있다. 미국에서는 오렌지 껍질에서 추출한 CBD(카나비노이드) 제품도 시중에 나와 있다”며 “우리나라는 현행법상 카나비노이드의 성분인 카나비디올에 대한 유사 성분도 대마로 분류되며 이런 식이라면 대마에서 비타민이나 탄수화물을 추출해도 대마로 취급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일본의 대마 유통과 관련해 강 목사는 “일본에서는 이미 CBD를 의약품이 아닌 건강식품기능으로 판매하고 있어 의료법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며 “아베 총리의 부인도 CBD오일을 버젓이 광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강 목사에 따르면 이러한 대마 규제 완화는 WHO 권고문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미 지난 2015년부터 UN 차원에서 대마 사용에 대해 검토 중이며 대마 규제 변경 권고문이 보고서로 올라가 있다는 것.
세계보건기구(WHO)는 CBD가 향정신성 약물 특성을 갖고 있지 않아 남용 또는 의존의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국제마약통제 하에 두지 말아야 할 것을 마약위원회(CND)에 권고하고 있고 2018년 제40차 약물 의존성 전문가 위원회에서 CBD성분이 뇌전증에 있어서 가장 앞선 치료법이며 다른 많은 의학적 증상에도 유용한 치료제일 수 있다는 근거가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ECDD(Expert Committee on Drug Dependence, 약물 의존성 전문가 위원회) 리포트, 반도핑위원회에서도 카나비디올은 금지목록에서 제외돼 있는데 유독 한국만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2020년 3월에 UN에서 규제가 풀리면 한국도 UN에 가입된 국가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 통용되는 기준을 거스를 순 없다”며 “다만 일본에서 의료법의 규제를 받지 않는 탓에 가짜 CBD가 유통되는 게 문제로 떠오른 만큼 건강기능식품으로 유통하기보다 의료인의 지도에 따른 CBD나 THC(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이 처방되는 쪽으로 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허성범 PAN ANDEAN 대표이사는 ‘북미 지역에서의 CBD 리컬리제이션의 역사 및 허용범위’ 발제를 통해 “2001년부터 의료용 케네비스가 캐나다에서는 합법화됐으며 자가 면역 질환 때문에 복용하는 사람들이 많아 CBD의 효용에 대한 증언은 이미 너무 많다”며 “한국도 이런 모델을 빨리 적용시켜야 하지 않을까”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캐나다는 케네비스 산업을 국가적 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다”며 “리서치 기관의 연구 결과에서도 성장성을 복리로 따져 보면 30~40프로의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어 북미에서는 CBD 전문 회사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고 부연했다.
최근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도 대마초 성분이 포함된 약품 사용을 최초로 승인했다.
NHS 산하 의약품 자문기구인 NICE는 의료용 대마초 성분이 함유된 제품 2종의 사용을 허용하도록 하는 내용의 새 가이드라인을 이달 초 내놓은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NICE는 어린이 뇌전증 치료에 효과가 있는 제품인 에피돌렉스 처방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에피돌렉스는 특히 하루에도 수차례 발작을 일으킬 수 있는 레녹스-가스총 증후군, 드라베 증후군에 효과가 있다. 구강용액 상태로 복용하는 이 제품은 칸나비디올(CBD)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데, 임상시험 결과 어린이 환자 발작을 40% 가까이 줄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나라는 지난 3월 12일부터 해외 ‘대마성분 의약품’의 수입·사용을 허용하고 있으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정의) 4호에서 “대마초의 종자·뿌리와 성숙한 대마초의 줄기와 그 제품은 제외한다”고 규정돼 있어 대마씨앗과 대마씨유, 대마뿌리는 마약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용에 제약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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