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전국 분회장 간담회 참관기

기사입력 2019.07.25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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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리적인 토론회여서 의미가 있었다”

    “한의원의 문턱이 낮아져서 사용자인 국민의 건강을 위하는 한의학으로 발전해야 한다”


     

    안욱환 임실순창 분회장.JPG
    안욱환 전북 임실·순창분회장

    태풍이 북상하느라 비를 뿌리는 날씨임에도 남원에서 KTX로 갈아타고 용산역으로 가는 마음 한 구석에는 약간의 긴장감이 있었다. 협회회관에서 열리는 간담회의 주요 내용이 첩약 보험에 대한 것으로 중앙회가 추진하는 이 사안에 대해서 일부 회원들의 만만치 않은 반대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회의장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허겁지겁 도시락을 먹고 회의실에 착석해서 둘러보니, 전국에서 참석한 분회장은 60여명이고, 회의장 안은 중앙회 임직원들과 분회장들로 꽉 찬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초반부에 분회장들이 전국에서 어렵게 모인 자리이니 대화 내용을 녹음하지 말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자는 토론이 있었으며, 이어서 참석자 소개 후에 진행된 회의 내용은 중앙회 집행진의 안건 보고와 그에 대한 분회장의 질문과 답변 그리고 마지막 분회장들의 발언 등으로 이루어졌다. 


     혈액검사 사용운동

    이 운동은 의협의 반대가 있기에 어려움은 있지만 전국의 한의원에서 혈액검사를 한다는 사회적인 통념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보고자가 설명했다. 협회 차원에서 혈액검사 의뢰행위의 적법성을 비롯하여 동영상을 통한 간호조무사 채혈 등 다양한 교육을 지부별로 이미 시행했고, 법적 대응을 위한 예산을 충분히 세웠기 때문에 양방의 공격으로 개인 한의원에 피해가 없도록 협회가 책임지고 진행하겠다고 보고됐다.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위한 총선기획단 운영 계획

    2020.4.15일 실시되는 총선거를 위해 협회에서 구성하고자 하는 총선기획단에 대해서 짧게 보고를 들은 후에 이번 간담회의 본론이라 할 수 있는 첩약건강보험에 대한 토의에 들어갔다. 


    첩약건강보험 급여화

    임원진이 그동안의 경과와 실무적인 현안 보고를 한 후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이때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찬성하는 사람만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한 중앙회의 답변이다. 즉, 반대하는 회원도 회원으로서 권리가 있기 때문에 찬성하는 사람만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내용이었는데, 이로써 반대하는 회원의 의견도 무시하지 않고 있으며, 협회의 사업에는 전 회원이 함께 가야한다는 중앙회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러 분회장들이 발표한 의견에는 좋은 내용이 많았다. 그 중에서 몇 가지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첩약 건강보험을 급여화하고자 추진하는 것에 논란이 일어나는 것은 회원들이 불안하게 느끼는 요소가 있기 때문인데, 이 불안 요소들을 회원들이 극복할 수 있도록 중앙회가 정확한 내용을 회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리고 이번 사업을 반대하는 회원들은 현 중앙회의 리더십 부족을 지적하고 있는데, 단순히 집행부가 싫다기보다 그 능력에 대한 불신이라는 회원들의 의견을 직격탄으로 날리기도 했고, 현재의 집행부가 매력적인 안을 도출해 낼 수 있을까하는 회의감이 실제로 존재하더라는 비판적인 의견도 나왔다. 

    또한 다빈도 한약, 효과 좋은 한약을 못 쓰는 현행의 보험약 체계를 개선하라, 한약사와 한조시 약사가 함께 하는 의약분업은 무조건 반대한다, 진정한 의미의 건강보험이 되어야 한다는 현장의 소리를 전했고, 혼란을 돌파하기 위해서 반대파에 주눅 들지 말고 비상연대 사람들을 만나서 의견을 들으라, 반대하는 회원들을 좀 더 설득하기 바란다는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많은 회원들이 협회장 탄핵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최종안을 보기 전에 하는 투표는 불신을 조장하므로 반대하고, 이번 시범사업이 무산되면 회원들이 좌절하게 되고 우리 안에 패배주의가 더 기승을 부리게 될 것을 염려하는 내용의 발언이 이어졌다. 

    그 외에도 분회가 있는 지역사회에서 한의사들이 봉사하는 집단으로 인식되는 것이 필요하므로 지역에서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자고 하고, 또 원활한 회무를 위해서 지금보다 중앙회 참모진의 보강이 더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가끔씩 모이는 분회장들의 모임인 협의회를 정례화하여 더 자주 모이기 바라고, 역사의 교훈을 삼고자 이번 첩약보험 급여화와 관련한 전 과정을 담는 백서를 만들어 달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차분한 가운데 상호간 소통에 주력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이 지나서 끝난 이번 분회장 간담회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한 마디로 차분하면서도 상호간에 소통이 잘 된 것 같다는 느낌이다. 그 이유는 중앙회 임원진들이 될 수 있으면 보고나 답변을 짧게 하려고 애쓰는 반면, 여러 분회장의 말은 충분히 들으려는 자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분회장들도 발표하는 시간에 개인의 의견보다는 자신의 속한 분회의 이야기를 많이 발표함으로써, 찬성과 반대에 지나치게 매몰되지 않고 객관적인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하였기 때문이다. 이 모임을 통해서 중앙회 임원과 분회장 모두 자신의 본분에 충실히 최선을 다하였다고 생각한다. 

    한편 그전에 있었던 한의사의 회의가 상대방을 향한 성토대회가 되거나 인신공격을 하는 자리로 변한 것을 경험했던 분회장들은 이번 간담회가 합리적인 토론회이어서 의미가 있었고, 고성이 오가는 험악한 분위기가 아니어서 좋았다는 평가를 했다. 

    한의원의 문턱이 낮아져서 한의학의 사용자인 국민의 건강을 위하는 한의학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어느 분회장의 말이 현실이 되는 그런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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